
이번엔 '코치 이동국' 논란이다.
이제는 제대로 된 절차를 통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자던 축구계와 팬들의 바람이 무색하게 '또' 논란이 불거졌다.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직에 지원하면서, 이동국 현 용인FC 테크니컬 디렉터가 대표팀 코치로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이다.
문제는 이동국 디렉터의 지도자 경력은 사실상 전무하고,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용인 테크니컬 디렉터 등 사실상 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경험 없이 A대표팀에 직행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앞서 축구계와 용인 구단 등에 따르면 포옛 감독은 9~10월 A매치 4경기와 11월 A매치 2경기 등 총 6경기를 지휘하게 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직에 지원했다. 단순히 감독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코치, 분석관 등 5~7명 규모의 사단 형태로만 지원이 가능하다.
그리고 포옛 감독 사단에 이동국 디렉터가 '코치'로 포함됐다. 포옛 감독이 이른바 삼고초려를 통해 이 디렉터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옛 감독은 2025년 한 시즌만 전북을 이끌었고, 이동국은 구단 레전드이긴 하나 포옛 감독 시절 구단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맡진 않았다. 오히려 그해 6월 용인 구단 테크니컬 디렉터로 부임했다. 그런데도 축구계에는 포옛 감독이 이동국 디렉터에게 '거듭' 대표팀 코치 합류를 요청했고, 이동국 디렉터가 마지못해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 과정이나 배경 자체에도 고개를 갸웃할 만하다.

다만 포옛 감독과 이동국 디렉터의 인연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자의든, 타의든 한국 대표팀을 이끈 외국인 사령탑이 한국인 코치 1~2명과 함께 일을 하는 건 일반적인 일이기도 했다. 핵심은 이동국 디렉터의 '전무한' 코치 경력이다. 이 디렉터는 선수 은퇴 후 주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과 만났다. 축구인으로서는 행정가의 길을 걸었다. 2023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가, 승부조작 사범 등 축구인 사면 논란 당시 부회장으로서 침묵했던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후 용인 테크니컬 디렉터 부임을 통해 다시 행정가로서 축구계에 복귀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돌연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첫발을 내딛는 건 여러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지도자 경력이 없는데도 대표팀 코치 역할을 맡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 속 이른바 특혜 논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 선수들이 그렇듯 모든 지도자의 꿈 역시 결국 대표팀 입성이라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단계를 거쳐 대표팀 꿈을 키워가는 다른 지도자들과 달리, 지도자로서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는 이동국 디렉터의 A대표팀 코치 '직행'은 가뜩이나 공정이 화두인 최근 국내 축구계에서 선뜻 용인될 사안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이동국 디렉터 외에 A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길을 처음 걸었던 사례가 있다.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홍 감독은 선수 은퇴 직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제안을 받아 아무런 지도자 경험 없이 'A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첫걸음을 내디뎠다. 핌 베어백 감독 체제에선 수석코치 역할까지 맡았다. 출발점부터 달랐던 홍 감독은 이후 20세 이하(U20),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거쳐 A대표팀을 이끌고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지휘했다. 지도자 생활 시작 9년 만에 월드컵 감독이 됐는데, 결과적으로 홍 감독의 이같은 루트는 '성공 사례'로 남지 못했다.
물론 아직 포옛 감독이 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확정된 건 아니다. 대신 여러 정황상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건 사실이다. 다만 이동국 디렉터의 코치 합류설이 불거진 뒤, 긍정에 가까웠던 포옛 감독을 향한 여론이 반대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그 중심에 또 한 번 한국인 지도자, 그리고 자칫 공정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이슈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팬들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임시 감독 선임 과정부터 이미 구태가 반복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탓이다. 결국 열쇠는 이동국 디렉터가 쥐고 있다. 코치 제안을 거듭 거절했던 당시의 마음가짐이 결국 정답일 수 있다. 요즘의 한국축구 분위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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