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북항에 상어가 나타난 뒤, '거인'이 정말 지는 법을 잊었다. 이번에는 4점 차 열세를 뒤집고 7연승을 질주하던 LG 트윈스마저 잡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LG에 6-4 역전승을 거뒀다.
파죽의 6연승이다. 59승 2무 71패가 된 7위 롯데는 같은 날 KT 위즈에 패한 6위 NC 다이노스(60승 2무 69패)를 1.5경기 차까지 추격했다. 반면 7연승이 끊긴 LG는 75승 1무 56패가 되면서 2위 삼성 라이온즈(78승 3무 52패)와 격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이제 정말 '부캉이 효과'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하다. 지난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 몸길이 약 3.5m의 상어가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무태상어로 추정한 이 상어는 며칠째 수로에 머물며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냈고, 어느새 '부캉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떠올랐다.
공교롭게도 부캉이가 부산에 나타난 바로 그날부터 롯데는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6전 전승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날 상대와 경기 내용이었다. LG는 경기 전까지 7연승을 달리고 있던 리그 최강의 상승세 팀이었다. 게다가 롯데는 3회말에만 4점을 내주며 0-4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부캉이의 기운을 업은 롯데 타선에는 4점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점수였다. 5회초 선두타자 한태양(23)이 볼넷, 황성빈(29)이 내야 안타로 출루하며 반격의 문을 열었다.

나승엽(24)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첫 점을 뽑았고 빅터 레이예스(32)도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LG 좌익수 송찬의(27)가 한 번에 공을 잡지 못하면서 주자들은 2, 3루까지 향했다.
롯데는 멈추지 않았다. 전민재(27)가 우전 적시타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손성빈(24)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폭발시켰다. 순식간에 0-4가 5-4로 뒤집혔다. 8회초에는 나승엽이 2사 2루에서 구원 등판한 손주영(28)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날려 6-4로 달아났다.
롯데는 이날도 장·단 15안타를 몰아쳤다. 나승엽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레이예스가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손성빈은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전민재와 한동희(27), 황성빈도 멀티히트로 힘을 보탰다.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28)는 5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1사구 9탈삼진 4실점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10승(11패)을 챙겼다.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27)는 4⅔이닝 1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5실점하며 시즌 10패(12승)를 떠안았다.

경기 초반에는 판정 문제로 양 팀 감독이 모두 그라운드로 나오는 장면도 있었다. 0-0이던 3회초 2사 2루 레이예스의 타석에서 톨허스트의 공이 포수 이주헌(23)을 맞고 뒤로 흘러 LG 더그아웃 쪽으로 향했다. 공을 찾지 못하는 사이 2루 주자 황성빈은 홈까지 들어왔다.
최초 판정은 인플레이에 따른 득점 인정이었다. 그러나 염경엽(58) LG 감독이 공이 볼 데드를 판가름하는 라인을 벗어났다가 다시 필드로 들어왔다고 항의했고, 4심 합의 끝에 주자 황성빈의 3루 진루까지만 인정됐다. 김태형(59) 롯데 감독도 심판진에 설명을 요구한 뒤 돌아갔고 약 5분 만에 경기가 재개됐다. 이후 레이예스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롯데는 선취점을 얻지 못했다.
위기를 넘긴 LG는 곧바로 3회말 몰아쳤다. 신민재(30)의 중전 안타와 구본혁(29)의 볼넷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송찬의가 우중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포수 손성빈의 포구 실책으로 한 점을 더 보탰고 문정빈(22)의 1타점 3루타, 오지환(36)의 1타점 2루타까지 터지며 단숨에 4-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롯데는 5회에만 5점을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고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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