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건 과거에 내가 잘해서 받은 돈이잖아요."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의 전 동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7·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한마디에 야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체결한 14년 5억 달러(약 6834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 첫해인 올해 그가 친 홈런이 고작 9개라 논란은 더 커졌다.
캐나다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넷은 24일(한국시간) "게레로의 인터뷰 영상 일부가 소셜미디어에서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거센 반응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문제의 발언은 게레로 주니어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방송인 베로니카 바티스타와 나눈 스페인어 인터뷰에서 나왔다. 전체 인터뷰는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지만, 예고 영상 일부가 먼저 공개됐다.
영상에서 게레로 주니어는 자신의 부진과 5억 달러 계약에 관한 질문을 받자 "사람들이 한 가지를 이해했으면 좋겠다. 내가 받은 돈은 앞으로 할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미 해낸 것에 대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매년 40홈런을 치라고 돈을 받은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팬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잘할 때는 모두가 응원하지만 부진하면 그렇지 않다"라며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했다. 발언이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진 건 올 시즌 성적 때문이다. 게레로 주니어는 24일까지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533타수 140안타), 9홈런 56타점 71득점, 출루율 0.335, 장타율 0.360, OPS 0.695에 머물렀다. 지난해 체결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대 연장계약의 첫해 성적이 이 정도였다.

설상가상 영상이 공개된 날 토론토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2-4로 패하면서 포스트시즌 탈락까지 확정됐다. 팀의 간판스타가 커리어 최악 수준의 시즌을 보내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후폭풍은 더 컸다.
미국에서도 빠르게 논란이 번졌다. 블리처리포트와 야후스포츠 등은 "게레로 주니어가 계약 첫해 부진 속에서 자신의 거액 계약을 설명한 발언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를 두고 장기계약은 과거 실적을 토대로 규모가 결정되지만, 구단은 결국 계약 기간의 미래 생산성을 기대하고 돈을 투자한다는 반론이 이어졌다.
스포츠넷은 "게레로 주니어는 자신이 그 계약을 받을 자격을 과거 성적으로 증명했다는 뜻이었을 수 있지만, 지금 같은 부진한 시즌에 그런 식으로 표현한 건 명백한 자책골"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게레로 주니어는 발언 자체를 철회하지 않았다. 24일 볼티모어전을 마친 뒤 다시 취재진 앞에 선 그는 "내가 말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다"라는 취지로 자기 생각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 부진에 대해서는 "큰 책임을 느낀다. 더 나은 기록을 내서 팀의 승리를 도왔어야 했다"고 인정했다.
오히려 후속 설명에서는 거액 계약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도 드러났다. 게레로 주니어는 "타석에서 실패할 때마다 5억 달러 계약을 생각한다. 팬들이 돈을 내고 자신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스포츠넷도 당초 발언의 의도가 "돈을 받았으니 할 일을 다 했다"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통해 계약을 받을 자격을 얻었다는 의미였을 가능성을 짚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선수를 감쌌다. 슈나이더 감독은 "내가 아는 게레로 주니어는 '5억 달러를 받았으니 이제 됐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절대 아니다. 그는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이며 다음 시즌 반등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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