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주포 허수봉(28·현대캐피탈)을 투입하지 않고도 필리핀을 완파하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국(세계랭킹 25위)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대회 남자배구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필리핀(세계랭킹 113위)을 세트 점수 3-0(25-16, 27-25, 25-22)으로 제압했다.
아시안게임 첫 경기부터 거둔 셧아웃 승리다. 무엇보다 대표팀 공격의 핵심인 허수봉을 아끼고도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1세트를 제압했던 한국은 2세트에서 중앙이 흔들리며 고전했다. 속공에 계속 점수를 내주면서 듀스까지 이어졌고 막판 비디오 판독 끝에 2세트를 가져왔다. 26-25에서 상대의 공격이 이상현(국군체육부대)의 고을 맞고 나가지 않았다는 판정이 나온 것이 컸다.
어렵게 2세트를 가져온 한국은 임성진(국군체육부대)을 앞세워 3세트에서도 주도권을 쥐었다. 임성진은 이날 팀 내 최다인 13득점을 올렸고, 정한용과 임동혁(이상 대한항공)이 각각 11점을 보태면서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직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7위에 그치며 1966 방콕 대회 이후 처음으로 남자배구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966년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이어왔던 연속 입상 기록도 끊겼다.
분위기는 3년 전과 다르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직전 열린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에서 중국을 3-1로 꺾고 4강에 오른 데 이어 호주와 3위 결정전에서도 풀세트 승리를 거두며 3위에 올랐다. 2017년 이후 9년 만의 아시아선수권 동메달이었다.
당시 공격을 이끌었던 선수 중 한 명이 허수봉이었다. 중국전에서 임동혁과 함께 42점을 합작했고, 호주전에서는 양 팀 최다 28점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필리핀과 첫 경기에서는 허수봉 없이 경기를 풀어가며 남은 조별리그를 위한 체력 안배에도 성공했다.
이번 대회 남자배구에는 16개국이 참가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한국은 필리핀과 함께 대만, 중국과 D조에 속했다. 첫 관문을 가볍게 통과한 한국은 28일 대만, 29일 중국과 차례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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