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골은 아닌 것 같아요. 만약 제 골로 기록된다면 저도 조금 찜찜할 것 같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LAFC)이 한국 남자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후반 35분 만회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이날 우루과이에 1-4로 크게 패했다.
앞서 지난 24일 에콰도르를 3-0으로 완파하며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 첫 승을 거뒀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나마 손흥민이 한국의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내며 자존심을 지켰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올려준 크로스를 손흥민이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공식 기록상 손흥민의 A매치 58번째 골이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A매치 149경기에서 58골을 기록하며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한국 남자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의 반응은 의외였다.
손흥민은 해당 득점 장면에 대해 "일단 제 골은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제가 움직이는 상황에서 크로스가 올라왔는데 제 느낌에는 공에 닿는 느낌이 없었다"며 "그래서 제 골이 아닌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본인조차 공과의 접촉 여부를 확신하지 못한 것이다.
손흥민은 "최소한 공에 맞았다면 경기를 하다 보면 느낌이 있는데, 저는 맞은 느낌이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골이 제 골로 기록된다면 저도 찜찜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기 운영본부(대한축구협회)와 심판진의 판단에 따라 최종적으로 손흥민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은 차범근과 함께 한국 남자축구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섰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순간이었지만 손흥민의 시선은 기록보다 팀의 패배에 향했다.
그는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지금은 저희가 크게 졌기 때문에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우루과이에 끌려갔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크게 흔들렸고, 후반에도 추가 실점하면서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손흥민은 패배 원인에 대해 "실점을 너무 빨리 했던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조급해졌고, 조금 더 안전한 플레이를 하려다 보니 오히려 위축된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이번 패배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았다.
손흥민은 "이런 패배를 받아들이기 싫지만 이것도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우루과이는 왜 자신들이 강팀인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항상 이기면 많이 들뜨기도 하는데, 그럴 때일수록 더 겸손하게 경기에 임해야 한다"며 "저도 다시 한번 그런 부분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동료들에게 특별한 질책도 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어떤 기분인지 너무 잘 안다"며 "경기 결과를 떠나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잘 쉬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진 뒤 다시 들어오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홈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손흥민은 "연휴가 끝났는데도 정말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다"며 "축구 선수로서 참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결과를 드리지 못해 너무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많은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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