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LG 트윈스 역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효자 외인' 케이시 켈리(37)가 다시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선다.
LG는 "오는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켈리가 승리 기원 시구자로 나선다"고 1일 밝혔다.
1989년 10월 4일생인 켈리에게 이날은 37번째 생일이다. LG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잠실 마운드에 섰던 2024년 7월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LG 팬들 앞에서 공을 던지게 됐다.
켈리와 LG의 인연은 단순한 외국인 선수와 구단 이상의 것이었다. 2019년 LG에 입단한 켈리는 2024년까지 6시즌 동안 163경기에 등판해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73승은 LG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이다. 2022년에는 16승으로 다승왕에 올랐고, 무엇보다 2023년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LG가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2024년 7월의 이별은 더욱 진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가 결정된 상황에서도 켈리는 마지막으로 잠실 홈팬들 앞에서 직접 공을 던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7월 20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폭우로 경기는 3회 우천 노게임이 됐다.
이후 마련된 고별식에서 켈리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동료들도 함께 울었고, 팬들은 자리를 지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켈리는 팬들에게 큰절을 했고 선수들은 헹가래로 6년을 함께한 에이스를 배웅했다.

LG를 떠난 뒤에도 인연은 끊기지 않았다. 미국 애리조나에 머무는 켈리는 2025년에 이어 올해도 LG의 스프링캠프를 직접 찾아 옛 동료들과 만났다. 올해는 "다시 돌아가고픈 마음이 있다. 모든 선수가 그립다"고 애정을 나타냈고, 지난 8월에는 힘든 시간을 보내던 오스틴 딘(33)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시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켈리는 구단을 통해 "잠실에 다시 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 리그 최고인 LG 트윈스 팬들과 함께 이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수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이번 방문은 나와 가족에게 아주 가슴 벅찬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잠실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평생 감사한 일이다. 우리 가족을 늘 따뜻하게 반겨주시고, 서울을 고향처럼 느끼게 해주신 팬 여러분과 구단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LG 트윈스의 선전을 기원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3연전 자체도 '마지막 잠실'을 추억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켈리의 시구 전날인 3일에는 1999년부터 올해까지 약 27년간 잠실야구장 그라운드 관리를 책임져온 테크노그린 김종문 이사가 마운드에 오른다.

잠실야구장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의미를 고려해 LG가 특별히 마련한 시구다. 김종문 이사는 "27년 동안 일한 잠실야구장이 올해가 마지막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 의미 있는 날에 시구하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시구 소감을 밝혔다.
5일에는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LG의 1라운드 전체 10순위 지명을 받은 윤예성(17·인창고)이 마운드에 오른다. 윤예성은 올해 13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95, 58⅓이닝 67탈삼진을 기록한 최고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 유망주다. 윤예성은 "KBO 리그 최고 구단인 LG 트윈스에 입단하게 돼 큰 영광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돼 내년 시즌 신인왕까지 노려보겠다"라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이번 3연전 기간 잠실야구장 중앙매표소 옆에서 '굿바이 잠실' 기념상품 팝업 전시를, 외야 캐치볼 장에서 'LG 트윈스 X 마뗑킴' 콜라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또한 1루 외야 출입 게이트와 1루 내야 광장에서는 메시지를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는 메모리월을 설치해 팬들이 잠실야구장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메모리월에 적힌 메시지는 선수단이 직접 읽고 인상적인 메시지를 선정해 작성자에게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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