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오며 꿈꿨던 가을야구는 끝내 이루지 못했다.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민성(38)이 롯데 자이언츠의 9년 연속 포스트시즌(PS)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김민성은 지난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를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2007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민성은 넥센 히어로즈와 LG를 거쳐 2024년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당시 LG와 최대 3년 총액 9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뒤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롯데가 그에게 기대한 건 단순한 전력 보강만이 아니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활용도와 함께 젊은 선수단에 모범이 되는 리더십이었다. 실제로 롯데는 영입 당시 "책임감이 강하고, 내야의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김민성이 젊은 선수단에게 귀감이 되는 리더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성 역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가을야구 무대에 서지 못한 친정팀의 오랜 기다림을 끝내는 것이었다. 그는 "롯데에 다시 돌아오면서 꿈을 가지고 왔었다. 계속 성적이 안 나오고 부족했지만, 언젠가 무조건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2024년 김태형(59)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롯데는 66승 4무 74패, 승률 0.471로 7위에 머물렀다. 개막부터 4연패를 당했고 4월까지 8승 1무 21패로 최하위에 처지는 등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2025년에는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8월 6일까지만 해도 58승 3무 45패로 3위를 달렸다. 당시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94.9%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8월 7일부터 23일까지 무려 12연패를 당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투타 동반 부진 속에 롯데는 66승 6무 72패, 승률 0.478로 다시 7위에 머물렀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었다. 당시 김민성은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그는 "나 또한 실패를 통해 주전이 됐고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생각한다. 플레이 할 때 실수하는 건 괜찮다고 넘어가야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나 때문에 졌으면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아쉬운 시즌이지만,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좋겠다. 쉬운 문제가 아니기에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한 번 더 이런 경험이 왔을 때 실패하면 변명이 없다"고 강조했었다.
그만큼 절실했다. 단순히 한 시즌의 실패로 넘길 일이 아니라 선수단 전체가 실패의 원인을 돌아보고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마지막인 2026년에도 반전은 없었다. 롯데는 6월 14일 LG전 패배로 7연속 루징 시리즈를 기록하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이후 6월 5연승 등 반등의 순간도 있었지만, 8월 중순부터는 5위권과 승차가 크게 벌어져 사실상 가을야구가 어려워졌다.
9월에는 다시 6연승을 달리며 마지막 자존심을 세웠지만, 이미 늦었다. 롯데는 2018년부터 2026년까지 9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김태형 감독의 계약 기간인 최근 3년 동안에도 가을야구는 한 번도 없었다.
김민성 개인에게도 아쉬운 3년이었다. 2024년에는 35경기 출전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96경기에서 타율 0.243, 3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17경기에서 타율 0.138, 1홈런 4타점에 머물렀다. 지난달 10일 수원 KT전을 마지막으로 1군에서 말소된 뒤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김민성은 "3년 동안 있으면서 느낀 게 많다. 이게 혼자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혼자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되는 것도 아니다.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고 모든 선수와 구단 분들이 함께 이어 나가야 좋은 마무리가 될 수 있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고 털어놨다.
누구의 탓도 아닌 친정팀의 변화를 바랐던 베테랑이 3년 동안 체감한 현실에 가까웠다. 김민성은 올해도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말뿐 아니라 쓴소리와 잔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후배들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팀을 위해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김민성은 "좋은 소리만 하고 그냥 눈감고 넘어갔다면 이 정도 관계가 안 됐을 것 같다. 처음에는 후배들이 조금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지만, 같이 생활하면서 이 선배가 어떤 선배라는 걸 느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신뢰하다 보니까 제가 쓴소리나 잔소리를 했을 때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그걸로 됐다"고 덧붙였다.
가장 마음에 남은 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김민성은 "솔직히 지금까지 온 것도 롯데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만 생각했다면 시즌 초중반에 구단과 면담하고 결정을 했을 텐데, 시즌 중이고 혼자만의 결정을 하기 싫어서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은퇴를 알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조금 마음이 안 좋다"고 아쉬워했다.
비록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후배들을 향한 믿음까지 내려놓지는 않았다. 김민성은 "분명히 지금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년이든 후년이든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롯데가 꾸준하게 상위권에 있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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