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통산 112승 베테랑 카를로스 카라스코(39·LG 트윈스)의 첫 포스트시즌 승리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함께했다.
카라스코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LG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정규시즌 4위 LG는 1승의 이점을 활용해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했다. 반면 5위 두산은 단 한 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이날 카라스코는 최고 시속 158㎞ 강속구로 10탈삼진을 솎아낸 두산 에이스 곽빈(27)과 정반대 스타일의 투구를 보여줬다. 최고 시속 149㎞ 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커터,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등 6가지 구종을 총 84구에 섞어 던졌다.
특히 6회 1사까지 13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가며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7회초 무사 2, 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존 케네디(32)가 추가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지켰다.
더욱 값진 승리였다. 카라스코는 지난 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5구를 던진 뒤 불과 4일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39세 베테랑에게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곽빈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카라스코는 오랜 MLB 생활 동안 포스트시즌 무대에도 올랐지만 승리투수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 한국에 와서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머쥐었다.
카라스코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빅리그에서는 플레이오프 승리가 없었다. 오늘 승리를 거둘 수 있어서 더 기쁘다"며 "특히 잠실구장에서 우리 LG 팬들 앞에서 승리할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 기쁨을 함께한 이들이 있었다. 클리블랜드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클레빈저와 아빌라였다. 카라스코와 클레빈저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에서 함께 뛰었다. 카라스코가 팀의 주축 선발로 활약하던 시기 클레빈저도 성장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특히 2017년에는 카라스코가 18승 6패 평균자책점 3.29, 클레빈저가 12승 6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하며 클리블랜드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듬해에도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팀의 선발진을 책임졌다. 2020년 클레빈저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되면서 빅리그에서의 동행은 끝났지만 우정은 이어졌다.
이번에도 클레빈저는 우정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원래 14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카라스코의 등판을 응원하기 위해 항공권까지 변경했다. 카라스코는 "클레빈저는 원래 오늘 출국하는 날이었는데 비행기 티켓까지 바꿔가며 나를 응원하러 왔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 아빌라와 인연도 남다르다. 두 사람은 2024년 클리블랜드에서 함께 뛰었다. 당시 카라스코는 21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시즌 도중 샌디에이고에서 합류한 아빌라는 50경기에 구원 등판해 5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했다.
그해 클리블랜드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정상에 올랐다. 아빌라는 포스트시즌에서도 3경기 4이닝 무실점으로 팀에 힘을 보탰다. 카라스코와는 같은 클럽하우스에서 가을야구 진출의 기쁨을 나눴던 사이다.
카라스코는 "사실 SSG의 아빌라도 나를 보러 왔다. 클레빈저와는 7년 동안, 아빌라와는 2년 동안 함께 야구했다"며 "오랜 친구들이 오늘 중요한 경기에 응원하러 와준 것에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랜 친정팀을 향한 애정도 여전했다. 현재 클리블랜드 역시 MLB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카라스코는 "클리블랜드는 우리 둘 다 오랜 시간 몸담았던 팀이다. 여기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지만 항상 클리블랜드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여기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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