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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父이덕화, 처음엔 연기 말리셨죠"(인터뷰)

이지현 "父이덕화, 처음엔 연기 말리셨죠"(인터뷰)

발행 :

최보란 기자

SBS 드라마 '돈의 화신' 홍자몽 연기한 배우 이지현

배우 이지현 / 사진=구혜정 기자
배우 이지현 / 사진=구혜정 기자


SBS 드라마 '돈의 화신'에서 이차돈이 복수에 성공하고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었던 데는 이 여인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밤샘 근무도 마다 않으며, 각종 정보를 캐내오고 초소형 도청기를 구해오는데다 금고 비밀번호까지 알아내는 그야말로 만능 여직원 홍자몽.


그런 홍자몽을 연기하는 배우 이지현(29)의 얼굴은 어쩐지 낯설지 않다. 아버지인 배우 이덕화를 닮았기 때문일까. 부전녀전의 연기력과 열정 때문일까. 조부와 부친에 이어 3대째 연기자로 활약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돈의 화신', 가장 나를 많이 보여준 작품."


이지현은 원래 홍자몽이 아닌 다른 역할로 '돈의 화신' 오디션을 봤다. 캐릭터와는 맞지 않아 출연하지 못할 뻔도 했으나 그녀의 연기를 좋게 본 제작진이 홍자몽 역할을 맡겼고, 덕분에 톡톡 튀고 발랄한 홍주임이 탄생했다.


"우선 이름이 마음에 들었어요. 극중에선 홍주임으로 주로 불려서 아쉬웠죠. 캐릭터도 톡톡 튀고 엉뚱한 면도 있는데 저랑 좀 비슷한 부분이예요. '돈의 화신'은 여태까지 한 것 중에 사람들 반응도 가장 컸고 캐릭터가 많이 보여진 것 같아요. 옆에서도 많이 도와주셔서 편하게 연기 했어요. 강지환 선배님과 양형욱 선배님이 오빠, 삼촌처럼 얘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이차돈(강지환 분)과 양구식(양형욱 분), 그리고 홍자몽은 세 명이 팀워크를 이뤄 환상의 호흡을 펼쳐내는 부분이 하나의 시청 포인트였다. 특히 양형욱의 애드리브는 이지현이 연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저는 아직 연기 경험이 많지 않아서 대본대로 하는데 벅찼지만, 양형욱 선배님이 애드리브가 굉장히 많으셨어요. 선배님이 툭툭 대사를 던지면 저도 받아치려고 노력했죠. 한 번은 제가 증거확보에 필요한 초소형 녹음기를 가져가서 양구식 계장이 '머리가 좋다'고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대본엔 그렇게 끝나는데 선배님이 '난 네가 머리 나쁜 줄 알았어'라고 한 마디 덧붙이시는 거예요. 당황했지만 '제가 머리는 좋아요'라고 나름 받아 쳤는데 방송에선 편집됐더라고요. 하하."


강지환 또한 그녀에게 세심한 조언을 해 주며 선배로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지현은 "강지환 선배님이 '신인이기 때문에 눈에 띌 수 있도록 보여 지는 게 많아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개성이 뚜렷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미지를 잡으면 좋을지 같이 고민도 해주시고요. 홍자몽을 발랄한 캐릭터로 보여드리려 노력은 했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어요"라며 강지환에 고마움을 전했다.


배우 이지현 / 사진=구혜정 기자
배우 이지현 / 사진=구혜정 기자


"어릴 때부터 마음에 담아뒀던 연기자의 꿈."


이지현은 2008년 SBS '애자 언니 민자'를 통해 데뷔했다. 당시 나이가 24살로 요즘 데뷔 많은 배우들이 10대에 활동을 시작하는 것과 비교해 다소 늦은 감도 있다. 더구나 가족들이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일찍 데뷔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들이 연기를 많이 하시니까 보고 자라서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친근했어요. 자연스럽게 연기에 대해 생각을 했죠. 하지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고 싶다고 무작정 했다가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쌓아 오신 행보에 누가 되지 않을까 부담도 있었죠. 그러다 스무 살이 넘어서야 확실하게 마음을 먹었어요. 데뷔가 늦었는데 시간만 가는 것 같고 걱정도 됐죠."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 외국에서 심리학 공부를 했다는 그녀. 알고 보니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오랫동안 해외생활을 해 왔다. 그 동안에도 가슴에는 연기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단순히 가족이 연기자라서 연기를 한 것이 아니었다. 가벼이 여기지 않은 길이기에 결심도 굳었다.


"심리학은 수업을 들어보니 저와 맞고 재미있어서 선택했어요. 공부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재밌었죠.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쭉 갖고 있던 연기에 대한 꿈은 놓지 못했더라고요. 가슴에 계속 남아있었죠. 그래서 심리학 공부를 중도에 포기하고 한국에 와서 연극영화과에 들어가 다시 공부했어요. 심리학이 캐릭터를 분석하고 그럴 때 도움은 되더라고요. 앞으로 연기할 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아버지 이덕화, 연기하겠다니 처음엔 말리셨죠."


그녀가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이덕화는 처음엔 만류했다고. 연기자의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딸의 열정을 당해낼 수 없었고 오디션으로 한 작품에 당당히 캐스팅 되자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아시니까 처음엔 흔쾌히 수락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계속 설득했죠. 나중에도 허락을 하셨지만 제 힘으로 해내길 바라셨죠. 그래서 '애자 언니 민자'도 오디션을 보고 결국 아버지랑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되니 기뻐해주셨어요. 아버지와 같이 출연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오해할까 걱정도 됐지만, 연기에 대해 여러 가지 여쭤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아버지가 유명한 배우기에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 부담도 적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예명을 쓰거나 가족관계를 감출 생각도 한 번 쯤 하지 않았을까.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았지만 감추려고 하진 않았어요. 이미 가족 프로그램에서도 나왔었고, 제가 말하지 않으면 잘 모르시기도 하고요. 그냥 자연스럽게 가려고 했죠. 가족이어서 그런지 연기 같은 것도 물어보고 싶고 한데 오히려 쉽지 않아요. 그래도 '돈의 화신'을 가끔씩 보셨나 봐요. '괜찮았다. 근데 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라고 해주시더라고요."


배우 이지현 / 사진=구혜정 기자
배우 이지현 / 사진=구혜정 기자

"인간적이고 친근한 배우 되고 싶어요."


연기 경력이 많지 않지만 이지현은 벌써 사극부터 액션, 로맨틱코미디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이를 통해 작지만 소중한 경험을 했고 많이 배웠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싶다고.


"솔직히 '애자 언니 민자'는 너무 모르는 상태에서 출연해 정신없이 했던 것 같아요. '아테나: 전쟁의 여신'은 유명한 작품이지만 역할이 크지 않았고 경험도 부족했죠. 사극 '광개토태왕'은 너무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힘든 만큼 모두 좋은 경험이었어요. 이번 '돈의 화신'이 심적으로 가장 편했던 것 같다. 현대물이고 성격도 맞고. 제가 좀 활발하고 움직이는 것이나 돌아다닌 것을 좋아해서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아직 차기작은 정하지 않았지만 다음 작품을 위해 오디션을 열심히 볼 계획이라는 이지현. 그녀의 눈빛은 아버지가 배우라서, 가족들이 해 왔기에 쉽게 연기에 발을 디딘 것이 아님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은데 조금씩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양한 장르를 다 해보고 싶은데, 로맨틱 코미디도 재밌을 것 같아요. 진지하기 보다는 아주 색 다른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요. 털털하고 터프하고 강해보이는 역할이나, 멜로도 해 보고 싶고요. 한 가지 캐릭터에 치우친 것 보다는 다방면에 어울리고 개성도 강하고 인간적이고 친근한 배우. 대중들이 사랑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 같은 열정과 노력이라면 곧 아버지 이덕화의 명성덕이 아닌, 그녀만의 연기영역을 구축하고 이지현이라는 이름으로 사랑받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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