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수(28)에게는 여러 개의 수식어가 붙는다. 그룹 JYJ(김준수 박유천 김재중)와 뮤지컬 배우다. 전자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도 친숙하다. 후자의 경우 지난 2010년 '모차르트' 캐스팅을 시작으로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에 출연하며 조금씩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중견급이지만 뮤지컬계에서는 이제 발걸음을 뗐다.
어느덧 뮤지컬배우 데뷔 3년차. 김준수가 오는 16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고(故) 김광석 50주년 기념 창작 뮤지컬 '디셈버 : 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에 출연한다. 지난 5일 김준수를 만나 '뮤지컬배우 김준수' 그리고 '디셈버'에 대한 얘기를 직접 들었다.

"뮤지컬 배우 수식어, 어색하진 않아"
김준수는 2010년 제4회 뮤지컬어워즈 남우인기상, 남우신인상을 시작으로 지난 2011년 제6회 골든티켓어워즈 뮤지컬 남우주연상,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이 기쁨을 이루기까지는 빠른 속도였고 이제는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친숙하다. 매 작품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김준수. 초반에는 가수출신 뮤지컬 배우로서 호평과 혹독한 평을 동시에 겪어야 했다.
"이제 저의 수식어에 뮤지컬배우가 붙게 됐네요. 이 수식어에 제 자신이 떳떳할까 싶지만 데뷔 때 보다 어색하진 않아요. 정말 뮤지컬이 좋아졌어요. 제가 부족해도 그걸 메우면서 제 진심을 무대에서 보여 드려야겠다 싶었어요. '모차르트' 넘버곡들은 당시 저의 억압된 상황, 마음을 대변했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어요."
김준수는 한동안 자신 그 자체로 봐주지 않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뮤지컬을 만나면서 넘버를 통해 자신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결과적으로 활동의 원동력이 됐다.
김준수는 '디셈버'를 통해 다시 창작뮤지컬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공연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그는 군 입대 전에 서보겠다는 마음도 있었다며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번 작품은 전작과 달리 또 다른 재미가 있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고 김광석 선배님이 유작으로 남기신 곡들을 제 목소리로 들려드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컸어요. 그리고 장진 감독님과도 같이 작업할 수 있다는 점도 컸어요. 연극적인 부분이 많아 부담스러웠지만 앞으로의 뮤지컬 스펙트럼을 위해서라면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김준수는 전작에서도 연기적인 부분들이 필요했지만 이를 노래로 표현할 때 익숙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대사와 같이 표현해야 하기에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는 장진 감독과 많은 논의를 하며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장진감독과의 호흡은 어떨까.
"감독님과 음악적으로 잘 맞아요. 감독님이 이전에도 연극연출, 영화, 작곡, 극본, 다 하셨다는 게 신기해요. 이번 작품에는 연기적인 요소가 더 필요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이 연출을 맡아서 안도했어요. 코미디도 적절히 있어요. 관객들이 보기에 분명 웃길 장면들이 많을 것 같아요."

"故김광석 선배님, 정말 닮고 싶다"
그는 고인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했다. 그리고 현재 가요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가요계는 과거처럼 오래 사랑받기 힘들다는 것. 이는 누구의 잘못이 아닌 시대의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선배님이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보니 정말 닮고 싶어요. 가수라면 선배님과 그 음악이 쭉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에 저와 같은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요즘은 힘들잖아요. 시대가 변화했고 연예기획자들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서 기획하니까요. 제 노래를 포함해서 안타깝기도 해요. 그래서 그 분들이 대단하고 그런 시대가 부러워요."
김준수는 뮤지컬 '디셈버'에서 고 김광석의 곡들을 새롭게 재해석한다. 최근 드라마, 예능 등에서 고인의 노래인 '먼지가 되어' 등이 등장해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 만큼 대중에게도 친숙하기에 자칫 비교가 될 수도 있다. 김준수는 그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고 강조했다. 애창곡은 미공개곡인 '12월'과 제목이 미정인 듀엣곡을 꼽았다.
"김광석 선배님 특유의 스타일을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에요. 편곡이 웅장하게 되는 것도 있고 다양하기에 편곡에 맞게 부르려고 해요. 원곡과 대비해서 부른다고 하면 오히려 못했을 것 같아요. 저는 최대한 편곡에 맞게 부르려고 해요. 선배님의 많은 곡을 좋아하지만 '사랑이란 이유로'는 지욱의 마음이 추락할 때 독백하듯이 불러요. 따로 발매할 스페셜 앨범에서는 반대로 복고풍 분위기로 불렀어요."

"내년 JYJ 앨범? 팬들에게 고마워"
그가 이번에 연기할 지욱 역은 1980년대, 낭만과 현실을 넘나든 대학생이다. 1986년생인 김준수는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랑의 경우 실제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연애스타일은 쑥스러움을 타지만 좋아하는 표현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걸로 보면 전작들이 더 힘들었어요. '모차르트'는 국내가 아니었고 '엘리자벳'은 어떻게 보면 제가 없어도 되는 존재이기도 했어요. 스토리상 어설프게 표현하면 유치해 질 수 있었어요. 사랑이요? 저도 나이가 28살인데 당연히 지욱이까지는 아니더라도 경험해봤어요. 하하"
마지막으로 김준수는 JYJ의 새 앨범 시기를 내년으로 내다봤다. 김준수는 자신을 아껴주고 티켓 팅 신화를 만들어가는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활동을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뮤지컬 배우로서의 포부도 드러냈다.
"많은 분들이 마음을 열어준 것 같아요. 제가 꾸준히 하다 보니 '이런 스타일이 괜찮네'라고 생각해주시는 것 아닐까요. 이전에는 뮤지컬에 저 같은 발성이 없었다고 해요. 전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나중에 조승우 선배님과 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선배님은 저에게 먼저 말 걸어주고 다가오셨어요, 나중에 다른 배역으로 한 무대에 서고 싶고 논의를 몇 번 했었어요."
김성희 기자 shinv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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