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찌라시'가 연예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달 초 검찰이 연예인 성매매 관련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전해지자 이른바 '증권가 정보지'라는 탈을 쓴 A4 용지 한 장 정도의 내용이 담긴 글이 각종 SNS를 타고 전파되기 시작했다. 특정인의 이름이 여과 없이 노출돼 있었고, 아주 구체적인 사항까지 적혀있었다. 마치 검찰의 수사를 손바닥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구체적인 내용에 전파성까지 감안하면 이를 '사실'인양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을 터. 실제 이 '찌라시'는 '사실'처럼 인식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해당 연예인들이 17일 일제히 '법적대응'을 시사하며 들고 일어났다. 이날 하루 "성매매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악플러들에게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여성 연예인들만 10명 가까이 된다. 특정 사안과 관련 이 정도의 연예인들이 공식입장을 밝히고 법적대응을 시사한 적이 없기에 '사건'처럼 커져 버렸다.
왜 이렇게 까지 '찌라시' 하나가 연예계를 뒤흔들고 말았을까. 여기에는 딜레마가 있다. '찌라시'에 언급된 연예인들이 하나, 둘 아니라고 입장을 밝히는 순간, '찌라시'를 무시하고 노코멘트 했던 다른 연예인들은 자칫 대중으로부터 '사실'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는 것. 대응하자니 '찌라시'에 말려드는 것이고, 가만히 있자니 오해에 휘말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결국 연예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이미지 손상을 무릅쓰고 공식입장 릴레이로 이어지게 될 수밖에 없었다. '찌라시'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진 것이다.
연예계는 이번 '사태'에 격분하고 있다. 가치 없는 '찌라시'에 연예계가 굴복한 것 같아 울분을 토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을까. 그렇지 않다. 비록 '찌라시'의 의도대로 이미지 실추를 무릅쓰고 실명으로 공식입장을 밝히는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연예계 내부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뭍 밑에서 커다란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검찰이 "빠른 시일 내에 수사를 끝내겠다"고 밝힌 만큼, 만천하에 사실이 드러난 후 본격 움직임을 취할 태세다.
한 연예 관계자는 "'찌라시'가 원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는 데 연예계 내부에서 공분 중이다"라며 "더 이상은 '찌라시'에 휘둘릴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수사가 끝나는 대로 연예계에서 '찌라시'를 향한 거센 반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 정보지'라고도 불리는 '찌라시'. 이번 성루머 사태에서도 보듯 거기에는 '증권'도 '정보'도 없는, 흥미 위주의 '카더라'뿐이다. 그 '카더라'에 많은 이들이 비참함과 분노, 죄절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굴복당할 것인가. 비록 큰 상처를 입었지만 '영광의 상처'로 만들면 된다. 연예계가 뭉칠 때다.
문완식 기자munwansi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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