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은 대상인데..'웃찾사'의 부활은 언제오나

올해도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은 웃지 못했다.

2013 SBS 연예대상이 '정글의 법칙' 족장 김병만의 대상 수상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린 가운데 SBS 유일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웃찾사'는 이번 연예대상에서 코미디부문 신인상(김정환)과 우수상(안시우, 남호연), 최우수코너상(종규삼촌, 정때문에)을 수상했다.

하지만 올해도 '웃찾사'의 수상은 사실상 '그들만의 잔치'였다. SBS 전체 예능계의 전체 인기로만 따졌을 때 아직 '웃찾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기존의 코미디부문 최우수상마저 사라지며 연예대상에서의 존재감은 더 줄어들었다.

올 한해 '웃찾사'의 키워드는 '변화'였다. '웃찾사'는 금요일 시간대 이동과 박은지, 투아이즈 정다은 등 비(非) 개그맨 출신 연예인의 투입, 지속적인 새 코너 신설, 선배 개그맨들의 컴백, 제작진 교체 등 다양한 시도로 부활을 꿈꿨다.

하지만 이는 일회성 화제에만 그쳤을 뿐 '웃찾사'라는 브랜드 자체를 각인시키지는 못했다. 시청률은 여전히 한 자릿수 초반 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시청자들의 뇌리를 스치게 한 코너와 개그맨은 별로 없었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했지만 '웃찾사'의 부활은 아직도 거리가 멀어보였다.

이 가운데 악재도 겹쳤다. 과거 '웃찾사' 전성기 시절 활약했던 개그맨 양세형은 도박 혐의로 자숙 중이고, 전영중은 뜻하지 않은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박은지와 정다은은 고정 투입 이후 코너 폐지와 함께 자연스럽게 하차 수순을 밟았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웃찾사' 개그맨들의 아쉬움이 묻어나는 소감은 이어졌다. 김정환과 안시우 등은 수상 소감에서 "'웃찾사'는 금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라는 걸 굳이 강조하고 검색어에 자신에 대한 기본 프로필이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언급했다.

남호연의 경우 동시간대 프로그램을 의식하는 듯 "혼자 사시느라 외로우신 분들과 부부 싸움으로 신경질이 나시는 분들에게 '웃찾사'를 추천한다"라고 말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타사 개그 프로그램 KBS 2TV '개그콘서트'는 올해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예전만 못하다는 일각의 비판적 시각도 있었지만 '개그콘서트'는 꾸준한 시청률 유지 속에 개그맨들의 활약이 여전히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2013 KBS 연예대상에서 김준호의 대상 수상으로 그 결실을 맺기에 이르렀다. 이를 바라보는 '웃찾사'로선 여러모로 씁쓸했던 2013년이었다.

내년을 다시 기약하게 된 '웃찾사'의 부활을 위해 필요한 것은 존재감이다. 대중의 인식에 뚜렷하게 각인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겨진 웃음 발굴이 필요할 것 같다.

윤상근 기자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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