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연 배우만 있나, 우리도 있다.'
MBC 드라마를 수놓은 '감초 언니' 두 명이 있다. 바로 김수미와 변정수다. 외적으로 공통점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빠져서는 안 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점이 '연기자'로서 김수미, 변정수의 공통분모다.
두 사람은 올해 '전설의 마녀'에서 만났다. '전설의 마녀'는 저마다 억울하고 아픈 사연을 갖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고두심 한지혜 오현경 하연수)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유쾌 상쾌 통쾌한 복수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수미는 김영옥 역으로 극 초반부터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김영옥은 교도소에 수감됐을 때 기싸움을 하며 폭소를 자아내는가 하면, 이후에는 복권에 당첨되며 '급' 사모님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억울함을 갖고 사는 네 명의 여자들이 신화그룹에 복수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했다. 특히 '할배'와 소개팅을 하는 장면 등에서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이며 큰 웃음을 줬다. 오직 김수미였기에 가능한 연기였다.
변정수는 '전설의 마녀'에서 김수미 못지않은 감초 역할을 했다. 그가 연기한 마주란 역은 신화그룹의 장녀로 즉흥적이고 사치스러운 여자였다. 재벌가 딸이라는 우월의식에 사로잡혀 안하무인으로 아랫사람들을 괴롭혔는데, 윽박지르고 호통치며 신경질을 내는 연기가 매우 인상 깊었다.

특히 변정수는 '전설의 마녀'에서 김수미의 덫에 걸려들어 사기를 당해 드라마 중후반부의 웃음을 책임지기도 했다. 극중 김영옥은 그간 사업에 훼방을 놓는 등 눈에 거슬리던 마주란을 손보기 위해 재일교포 오노 요코로 변신했다. 교도소 출소 직전 복권에 당첨된 김영옥은 남다른 재력을 앞세워 오노 요코로 변신할 수 있었다. 오노 요코는 일부러 투자 정보를 흘리며 마주란의 마음을 움직여 사기 작전을 성공시켰다.
김수미와 변정수는 서로 적대적인 관계를 연기하면서도 '케미'를 발산했다. 마주란이 김영옥에게 속는 과정, 김영옥이 마녀들을 대신해 마주란을 혼쭐내는 장면 등이 시청자들을 통쾌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은 두 사람의 연기와 캐릭터 소화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설의 마녀'에서 감초로 만난 김수미, 변정수가 다시 한 번 호흡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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