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송선미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징역 22년에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병철)는 1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28)에 대해 징역 22년형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형량이다. 재판부는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가치"라며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최고의 법으로 다스리고 있다. 살인은 가장 중대한 범죄"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 씨가 생명의 진정한 고민 없이,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피해자와 재산 점유 문제로 분쟁 중이던 곽 모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대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조 씨가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대낮에 무방비 상태인 피해자에게 다가가 잔인하고 대담하게 살해,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며 "유족들도 큰 충격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초범인 점,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나이 등 유리한 양형을 고려하더라도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앞서 결심 공판에서 조 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이 사건은 타인의 교사를 받고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범행"이라며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결과 또한 매우 중하다. 고통 속에서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의 슬픔과 원한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앞으로 영원히 피해자를 잃은 유족들의 원통함은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다. 죄에 상응하는 형을 부과해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조씨는 최후 진술에서 "죄송하고, 잘못했다. 벌을 주시는 대로 달게 받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조씨는 "피해자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조씨는 지난해 8월21일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송선미의 남편 고모씨(45)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조씨는 고씨의 외조부의 재산을 둘러싼 소송을 도와주는 대가로 수억원을 약속받았으나, 고씨가 1000만원만 건네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추가 조사결과, 검찰은 고씨와 재산상속 분쟁을 벌인 고종사촌 동생 곽씨가 조씨에게 '고씨를 살해하면 20억원을 주겠다'며 살인을 교사했다고 보고 곽씨를 추가 기소했다.
고씨의 외할아버지이자 곽씨의 할아버지인 재일교포 1세 곽모씨(99)는 일본에서 호텔, 파칭코 등 수백억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자산가로 알려졌다. 곽씨는 680억원대 자산가인 할아버지의 재산상속 문제를 놓고 고씨와 갈등을 빚다가 조씨에게 이 같은 범행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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