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처음 힙합이 들어왔을 때 기분이에요."
유병재(30)가 스탠드업 코미디쇼에 도전한다. 코미디언이 마이크 하나만을 가지고 관중과 마주하는 실시간 희극 형식의 장르로, 해외에선 보편화 됐지만 국내에선 아직 낯설고 도전적인 분야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언더스테이지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 기자간담회를 가진 유병재는 "코미디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며 "꿈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뿌듯한 소감을 전했다.
유병재가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진행하는 것은 지난해 8월 '블랙 코미디'(BLACK COMEDY)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공연은 티켓 오픈 1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한국형 스탠드업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공연의 클립 영상들은 유튜브 조회 수 1000만 뷰를 돌파했으며, 한국 코미디 콘텐츠 최초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넥플릭스를 통해 방영되는 성과도 거뒀다.
유병재는 "(첫 공연) '블랙 코미디'는 홍대 소극장에서 소규모로 진행을 했는데, 나 역시 스탠드업 코미디를 배워가는 입장에서 굉장히 큰 매력을 느꼈다. 많은 분들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장르라 생각해 더 큰 규모로 준비하게 됐다. 더 값진 시간으로 채울 수 있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쇼는 만 19세 관람 불가로 설정돼 있다. 이에 대해 유병재는 "선정성이나 폭력성이 심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며 "코미디언으로서 약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상황에 미성년자에게 악역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피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어른들을 위한 것은 아닌데, 애들 앞에서 욕하는 게 창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인 'B의 농담'은 병재, B급, 블랙 코미디의 'B'를 의미한다. 유병재의 코미디 철학과 사회상을 녹여, 웃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유머를 선보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유병재는 "작법이나 문법이 좀 더 직접적이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표현을 할 생각이다"며 "테마는 (전 공연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을 수도 있다. 한국의 사회상에 대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들의 게스트 출연 가능성에 대해선 "이 티켓 가격에 부를 수 있는 아티스트가 없다"며 "나만 공연에 올라가 떠들다 내려갈 것"이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유명세를 탄 매니저 유규선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사회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유병재는 "형(유규선)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며 "씀씀이나 마음가짐도 굉장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공연에서 유규선을 보고 싶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는 유병재는 "내 쇼니까 최대한 반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병재는 기존 코미디 공연과 차별화를 이룬 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유병재는 "내가 (스탠드업 코미디쇼의) 선구자라는 것은 과분한 표현"이라며 "과거 김형곤, 쟈니윤 선생님이 해왔던 장르인데 한동안 끊겨 있던 맥락을 내가 다시 잇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나름 한국말로 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그는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스탠드업 코미디쇼 시장이 확대되길 바람을 전했다.
그는 "옛날 한국에 힙합이 들어왔을 때랑 같은 기분"이라며 "크고 작은 종류들의 성장통이 있을 것이다. 아픔이 있더라도 맥이 끊기지 않고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에 참여하는 YG스튜디오 코미디 정영준 팀장도 "문익점 같은 마음으로 오래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B의 농담'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다. 만 19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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