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뉴스룸'에서 하차하고 서복현 기자가 그 자리에 투입된다. 갑작스런 앵커 교체에 JTBC 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JTBC 측은 지난 23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새해 1월 6일부터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다"며 "주중 '뉴스룸'은 서복현 기자와 안나경 아나운서가 투톱 체제로 운영하며, 주말은 한민용 기자가 단독으로 진행하게 된다. 또한 '정치부 회의'는 '뉴스룸'에서 '비하인드 뉴스'를 진행해 왔던 박성태 기자가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JTBC 메인뉴스인 '뉴스룸'을 6년 4개월 동안 진행해왔던 손석희 사장은 앵커직에서 물러나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게 됐다. 주말앵커였던 김필규 기자는 워싱턴 특파원으로 발령받아 준비 근무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손석희 앵커의 마지막 진행은 새해 1월 1일과 2일, '뉴스룸'과 함께 진행되는 '신년특집 대토론'까지다.
JTBC 측은 "이로써 JTBC뉴스는 새해부터 완전히 새로워진 면모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게 된다. 앵커들의 세대교체 뿐 아니라, 여성단독 앵커 체제 등이 그것"이라며 "JTBC 측은 뉴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개편도 준비해왔으며, '뉴스룸'의 경우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의 뉴스와는 다른 흐름과 내용으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복현 기자 등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복현 기자는 세월호 참사,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등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일명 '팽목항' 기자로 알려졌으며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팽목항 현장에서 보인 취재 열정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서복현 기자는 모든 방송사의 취재진이 철수할 무렵에도 약 3달가량 진도 팽목항에 머물며 뉴스를 전하는 취재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서복현 기자는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 태블릿 PC 취재부터 제19대 대통령 선거 보도까지 '뉴스룸'에서 맹활약했다.
주말 단독 앵커를 맡은 한민용 기자는 지난 1년 동안 주말 '뉴스룸'을 진행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아 단독 앵커로 낙점을 받았다. '정치부 회의' 박성태 기자는 그 동안 주중 '뉴스룸'에서 '비하인드 뉴스'를 맡아 손석희 앵커와 호흡을 맞춰왔으며, 뛰어난 순발력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뉴스룸' 등은 뛰어난 라인업으로 세대교체를 알렸지만, JTBC의 중심이었던 손석희가 앵커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단 소식에 많은 이들이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는 이날 오후 "JTBC 보도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온 앵커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반대한다"며 "이번 앵커 하차는 보도국 구성원들이 배제된 채 결정됐다. 이에 우리는 보도 자율성의 침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성명서를 사내에 게시했다. 지회는 사측의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했다.

손석희를 앵커로서 좋아했던 팬들도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아쉬움의 목소리를 전했다. 팬들은 "'저널리즘의 표상' 손석희를 보내며"란 제목과 함께 "손석희 JTBC 대표이사는 내년 1월 2일 신년토론을 끝으로 앵커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혔기에, 팬들은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손석희 사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보도를 비롯한 각종 재난보도를 이끌었고, 2016년 국정농단 사태의 스모킹건이 된 '태블릿 PC' 보도로, 2017년 JTBC를 압도적인 신뢰도·영향력 1위의 방송사로 우뚝 세웠다"며 "JTBC 뉴스룸은 지금까지 '어젠다 키핑', '롱폼 저널리즘', '맥락 저널리즘', '팩트체크' 등 언론계에 다양한 키워드를 남기며 메인뉴스의 트렌드를 주도해 왔다"고 전했다.
팬들은 "그중에서 팬들의 가슴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손석희 사장이 직접 작성하여 소개하는 '앵커 브리핑'"이라며 "우리는 어떤 언론인가. 그리고 우리 시민들은 지금 어떤 언론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는가. 손석희 사장이 앵커 브리핑을 통해 밝혔듯, 뉴스룸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눈을 감고 있는 언론'은 아니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모든 언론이 최소한 나는 애완견은 아니라고 외치고 있는 지금, 진정한 의미에서 길들지 않은 사람들의 독립운동은 언제 끝날 것인가. 팬들은 손석희 앵커가 떠난 그 자리에 저널리즘의 황폐함이 다시금 도래하지 않길 바라며, 이제는 손석희 사장도 자연인의 모습으로 회귀해 여생 동안 행복만이 함께하길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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