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방송 플랫폼의 경계가 본격적으로 허물어졌다. 그동안 TV만을 유일한 송출 도구로 생각했던 방송사들이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방영 방법을 모색했다. 시청자들이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 모여들던 옛날과 달리, 요즘엔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1인 모바일' 환경이 주요해졌다. 이에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방송사들은 TV 시청률에만 목매기보다 '온라인 뷰'로 광고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 드라마는 SBS·JTBC·tvN 약진..예능은 '트로트 코인'
이미 몇 년 전부터 TV 시청률은 최저 1%도 안 될 만큼 전반적으로 추락했다. 드라마, 예능 등 장르 가릴 것 없이 '시청률 5%대'가 흥행 마지노선이 돼버렸다. 모바일 접근이 대다수가 되면서 화제성은 있지만 시청률에선 고배를 마신 작품도 허다했다. 그와중에 드라마 중에선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37.0%로 KBS 2TV 주말극의 명맥을 유지했고, SBS '낭만닥터 김사부 2'가 27.1%, '펜트하우스'가 23.3%를 차지했다. MBC는 '꼰대인턴' 7.1%이 최고 흥행 수치로, 지상파 중 가장 낮은 성적을 보였다.(이하 지상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케이블·종편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케이블, 종편 채널에선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14.1%, JTBC '부부의 세계' 28.4%, '이태원 클라쓰' 16.5%가 두드러진 기록을 나타냈다.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 6.3%, 채널A '거짓말의 거짓말' 8.2%, MBN '나의 위험한 아내' 3.4%를 나타냈다.
예능 중에는 TV조선이 쏘아올린 '트로트 열풍'에 TV조선 '미스터트롯' 35.7%, '미스트롯2' 28.6%,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 사랑의 콜센타' 22.5%, '뽕숭아학당' 15.3%의 압도적인 시청률을 차지했다. 지상파에서도 기성세대를 공략해 KBS 2TV '트롯 전국체전' 16.5%, MBC '트로트의 민족' 12.3%, SBS '트롯신이 떴다' 14.2%의 수확을 거뒀다.
이밖에 KBS 2TV '1박 2일 시즌4' 13.8%, '슈퍼맨이 돌아왔다' 13.2%, MBC '놀면 뭐하니?' 13.3%, '나 혼자 산다' 12.7%, SBS '미운 우리 새끼' 17.6%,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 9.7%로 스테디셀러가 지상파 예능의 체면을 지켰다.

◆ OTT의 습격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인구가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콘텐츠 수요는 많아졌지만, TV에선 각 프로그램의 최고 시청률을 제외하곤 회차마다 편차가 컸다. 또 지난해보다 더 많은 드라마와 예능이 제작됐지만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았다. 레거시 미디어의 환경을 떠나 제작사에선 애초에 OTT(Over The Top)를 우선 순위로 겨냥한 콘텐츠를 내놓았다. 온라인 흐름의 뉴 미디어 강자로 떠오른 게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카카오TV, 제작사 플레이리스트 등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인간수업', '나 홀로 그대',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이 영화와 드라마의 혼종으로 만들어져 독점 공개됐다. 플레이리스트는 네이버TV, 유튜브, 페이스북, MBC, JTBC를 통해 '엑스엑스(XX)', '트웬티 트웬티', '라이브온' 등을 공개했다. 웨이브는 한국영화감독조합(DGK), MBC, 수필름과 협업해 국내 최초의 영화, 드라마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SF8'를 선보이는가 하면, 오리지널 드라마 '꼰대인턴', '좀비탐정', '날아라 개천용', 예능 '어바웃타임', '마녀들' 등을 선공개 또는 독점공개 했다.
카카오TV는 올해 오리지널을 처음 공개한 OTT 후발주자임에도 자체 제작부터 스트리밍까지 거의 전담해 드라마 '연애혁명', '아만자', '며느라기', 예능 '찐경규', '페이스 아이디', '가짜사나이2' 등 압도적인 수로 공격적인 서비스를 했다.

◆ 유튜브는 '스핀오프'를 싣고
예능의 '유튜브형 스핀오프'가 시청자들에게 본방과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tvN 나영석PD는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를 통해 '신서유기'에서 '라끼남', '마포 멋쟁이', '삼시네세끼', '나홀로 이식당' 등을 파생시켜 세계관을 확장했다. MBC 김태호PD는 '놀면 뭐하니?' 동명의 채널에서 콘텐츠 선공개, 라이브 방송으로 시청자들과 적극 소통했다. '나 혼자 산다'는 '나혼자산다 STUDIO' 채널에서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의 매운맛 버전을 화제시켰다.
코미디 TV '맛있는 녀석들'은 '오늘부터 운동뚱', '오늘부터 댄스뚱'으로, JTBC '아는형님'은 '동동신기'로 건강한 챌린지를 선보였다. 이들 채널이 각각 100만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끌어모으면서 TV와 온라인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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