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①에 이어서
-'쿡얼롱'은 셰프들의 요리 영상을 보면서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요즘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에 잘 나와 있는데 굳이 이곳까지 와서 배우려 할까요?
▶음…쉽게 얘기하면 저는 야구를 집에서 휴대폰으로 보는 것과 야구장에 가는 것과 차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코로나가 언제까지 계속되지는 않을 거예요. 코로나19 이후 시장의 변화는 있겠지만, 흥미롭고 안전한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욕구는 계속될 거라 생각해요. 콘텐츠 체험의 완성은 '공간'이거든요. 공간에 직접 와서 만져 보고 냄새 맡고, 또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하는 거죠.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에서 하는 체험들은 역으로 더 소중함을 알게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 가능성을 보려고 해요.
-그렇다면, 기존에 요리 영상을 보고 배우는 것과 '쿡얼롱'의 차별점은 뭘까요?
▶처음에 제가 이 아이디어를 냈을 때 우려하는 의견들도 많았어요.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 일부러 찾아왔을 때 어떤 강사한테 배우러 오지, 비디오를 보고 하는 걸 찾아오겠는가' 의문이 드는 거죠. 저는 비디오를 통한 요리 강습이 갖는 여러 가지 장점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TV에서나 봤던, 또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나 만날 수 있는 셰프들이 직접 비디오를 통해 요리를 하나하나 알려주거든요. 몸만 오면 다 할 수 있어요. 집에서는 재료를 준비하는 게 일인데, 여기는 몸만 오면 되는 편리함이 있어요.

-가오픈 기간으로 알고 있는데, '요리인류'의 프로그램을 이용해본 분들의 피드백은 어떤가요?
▶지금 SK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시뮬레이션 기간인데, '요리인류' 스튜디오가 가장 높은 평가 점수를 받고, 반응도 너무 좋아요. 앞으로 오픈하게 되면 미리 예약을 하셔야지 좋을 것 같아요.(웃음)
여기가 정말 가성비 갑이에요. '쿡얼롱' 클래스 수강료도 외부의 요리 클래스 수강료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에요. 그리고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셰프와 소수 정예 요리 마스터 클래스도 준비되어 있어요. 아마 밖에 나가시면 훨씬 비싼 수강료를 내야 할 거예요. 여기서는 미리 예약만 하면 너무나 깜짝 놀랄 가격에 체험을 할 수 있어요. 서두르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하하.
-'쿡얼롱' 외에 또 어떤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쿠킹 위드 스타', '마스터 클래스', '쿡톡'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요. 거기엔 유명 셰프 뿐만 아니라 소설가나 창의적인 기업가도 나와서 음식을 매개로 한 여러 가지 좋은 스토리를 공유하기도 해요. 요리 시연도 하고요.
지난주엔 클래식 음악을 하는 '루비 뮤직'과 '요리인류'가 함께 하는 '요리가 있는 음악회'를 시작했어요. 러시아 음악을 들으면서 러시아 음식을 시식해보는 거죠. 그런 것들을 다 영상화하고 있어요. 영상화해서 유튜브나 SNS를 통해 이곳에 오지 못하시는 분들도 같이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강동구청과 함께 해서 지역의 취약 계층을 이런 행사에 무료로 초청하려고 해요. 요리에 관심은 있지만 기회를 갖기 못한 청소년, 자녀들과 같이 문화적 체험을 하고 싶은 부모들도 누릴 수 있도록 일정 부분을 할당해놨어요.

-'요리인류' 프로그램을 체험해본 분들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반응도 있나요?
▶'요리 왕 초보였는데 비디오를 보면서 요리를 따라 하다 보니까 그럴듯한 요리가 완성이 되어서 너무 신기했다'라는 반응이 있었어요. '공간 자체가 너무 아름답다', '디자인이 너무 좋아서 계속 머물고 싶은 공간이다', '이렇게만 주방이 꾸며져 있다면 나는 매일 집에서 요리를 할 거 같다'라는 분들도 많았어요. 하하.
음악회도 신기하고 기발하고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빵의 인문학'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는데, 빵의 역사를 보여주면서 강연에 나온 빵을 실제로 시식하는 체험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동안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 여러 음식 다큐멘터리를 만드셨고, 지금도 요리를 통한 여러 사업을 하고 계신 만큼, PD님에게 음식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돈은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고, 인간과 다른 재화들을 이어주는 연결의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음식도 마찬가지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는 매개죠. 돈과 마찬가지로 음식도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서 인류의 축복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해요. 저에게 음식이라고 하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 중에 하나에요.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음식도 그중에 하나죠.
-올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다큐멘터리가 있나요?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가 제작, 지원하는 창의성 다큐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어요.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바꾼 음식들에 대한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어요. 금년에는 음식을 넘어서 보다 다양한 문화적 주제들을 가지고 다큐를 제작해 보려고 해요.
세상은 어느 때보다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고,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인간 공동체 간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해요. 지구와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창의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에요. 앞으로 그런 것들에 대한 다큐를 해보고 싶어요. 음식이든 창의성이든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큰 화두를 가지고 콘텐츠를 기획, 제작해보고 싶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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