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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사람 될 것" 김선호, '터칭 더 보이드'로 눈물의 복귀 [종합]

"더 나은 사람 될 것" 김선호, '터칭 더 보이드'로 눈물의 복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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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아트원씨어터=김나연 기자
김선호 / 사진=연극열전
김선호 / 사진=연극열전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배우 김선호가 약 9개월 만에 연극' 터칭 더 보이드'로 복귀했다. "더 나은 배우가 되겠다"며 눈물로 진심을 전한 그가 대중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20일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연극 '연극열전9-터칭 더 보이드'의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김동연 연출을 비롯해 배우 신성민, 김선호, 이휘종, 이진희, 오정택, 정환, 조훈, 정지우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터칭 더 보이드'는 1985년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페루 안데스 산맥 시울라 그란데의 서쪽 빙벽을 알파인 스타일로 등정한 영국인 산악가 조 심슨과 사이먼 예이츠의 생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눈보라가 몰아치는 거대한 설산, 냉혹한 대자연에 갇힌 공포, 그 공포를 이겨낸 생의 투지를 담는다.


2022년 한국 초연에서는 기술적 한게로 무대에서는 좀처럼 소개되지 않았던 '산악 조난' 상황을 몰입형 음향 기술을 포함한 관객의 오감과 상상력을 일깨우는 무대만의 언어로 시공간의 제약을 뚫고 무대에 펼쳐냈다.


김동연 연출은 "대본을 읽고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처음에는 대사들과 이야기가 너무 좋았고,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하는 작품이었다"며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삶,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뭔가에 닿으려고 하는 의지를 누군가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나중에 후회했다. 조난당하는 꿈을 꿀 정도로 정말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고 고충을 밝혔다.


이어 "무대 디자인을 수십번 고쳤다. 현실화시키는 과정에서 중간에 단절된 상처같은 홈이 있고, 그게 마치 크레바스에 빠져 있는 상태를 상징하며 위태로워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사운드는 지원 사업을 받아서 연극에서 쓰지 않는 서라운드 시스템을 쓰고 있다. 관객들에게 생동감을 주기 위해서, 또 공허의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터칭더보이드 / 사진=연극열전
터칭더보이드 / 사진=연극열전

조난사고로 설산에 고립된 '조' 역은 연극, 뮤지컬 등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배우 신성민, 연극과 드라마에서 활약한 김선호, 다양한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한 이휘종이 참여했다.


이휘종은 "산악인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아프고 멍이 많이 들더라"라고 했고, 신성민은 "이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하게 되면 고생을 많이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세 번째 읽었을 때 한 대사가 깊이 와닿아서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너무 힘들겠지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용기 있게 선택을 했다"며 "지금 후회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재밌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호는 "작품이 일단 좋았고, 이 작품은 오래 전에 이미 제안을 받은 상태였다"며 "영화와 연극을 딱히 가려서 생각하는 건 없었고, 좋은 동료들과 같이 작품을 만들고,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을 하게 됐다"며 "'조' 역을 위해서는 다큐멘터리도 보고, 글로만 상상했던 것과 다른 지점이 있더라. 떨어져서 살고 싶다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고 한다. 산악인은 순수하게 산을 좋아하고, 그렇게 산을 바라보더라. 그걸 극대화시키고 그 부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감정에 공감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터칭 더 보이드'는 김선호의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선호는 지난해 10월 종영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종영 직후 전 여자친구의 폭로로 인한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면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출연 중이던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을 비롯해 영화 '도그데이즈', '2시의 데이트' 등에서 하차했다. 박훈정 감독의 영화 '슬픈 열대'의 촬영을 마쳤지만, 구체적인 개봉 날짜는 미정인 상황 속 연극 '터칭 더 보이드'가 그의 공식적인 복귀작이 됐다.


터칭더보이드 / 사진=연극열전
터칭더보이드 / 사진=연극열전

하이라이트 시연 이후 간담회 시작 직전 김선호는 한 장의 종이를 들고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에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 긴장이 돼서 말을 두서없이 할 것 같아 종이에 적어왔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김선호는 눈시울이 붉어져 말을 잇지 못했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선호는 "먼저 프레스콜 자리에서 제가 이런 얘기를 드리는 게 너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많은 분들이 노력하면서 이 연극을 만들었고 이 자리에서 제가 누가 되는 것 같아서 다시 한번 팀들과 우리 모두에게 죄송하다"라며 "여기 와주셔서 감사하고 좋지 않은 소식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그간 시간을 돌이켜 보면서 제 부족한 점에 많이 반성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점점 더 나아지는 배우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공백기 동안 영화 촬영을 했고, 그거 말고는 그냥 공백이었다. 딱히 한 게 없고, 건강하려고 노력했고, (마음을) 잘 추슬렀다"고 말했다.


또한 극 중 '조'의 상황이 실제 김선호의 상황과 이입된다는 말에 대해서는 "제 상황과 맞물려 있는 상황처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배우로서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한다고 생각했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다른 얘기라고 느꼈기 때문에 좀 떨어져서 공부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연극을 하면 제가 관객들에게 주는 에너지도 있지만 받는 에너지도 있다.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며 "연극과 매체 연기의 본질은 차이가 없지만 테크닉적인 건 차이가 있다. 편집이 없기 때문에 무대에서 움직이고 소리내는 걸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터칭 더 보이드'는 지난 7월 8일 대학로 아트윈 씨어터 2관에서 막을 올렸고, 오는 9월 18일까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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