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호 스타뉴스 기자] 가수 임희숙이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슬퍼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고 현미는 이날 오전 9시37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 쓰러진 상태로 팬클럽 회장 김모씨에게 발견됐다. 이후 고 현미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85세.
현미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많은 이들이 슬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불후의 명곡'에 출연, 자신의 롤모델이 현미라고 밝혔던 임희숙이 스타뉴스에 세상을 떠난 현미를 향한 애도를 표했다.
임희숙은 "현미 언니와 지난해 3월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었는데. 그 무대가 마지막 기억이 될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임희숙은 현미와 함께 출연한 '불후의 명곡'에서 현미를 두고 "나의 롤모델"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는 "오늘(4일)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에게 전화를 받았다. 현미 언니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라. 길을 걷던 중이었는데,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길을 가다 그 자리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임희숙은 "(이자연과) 통화를 하는데, 눈물이 났다. 믿어지지가 않았다"라면서 "현미 언니는 병원에 한번도 안 갔다. 저희들(후배들)이 병문안 한번 간 적이 없을 정도로 정정하셨으니까"라면서 "아, 그런데 이렇게 가셨다. 슬픔을 말로 할 수가 없다. 막이 내린 거 같다"면서 애통해했다.

또한 임희숙은 "현미 언니 두 아들이 LA에 있는데, 현재 귀국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오려면 오래 걸리는데"라면서 "언니가 영안실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 떠났다는 게 실감이 난다. 진짜, 정말"이라면서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임희숙은 현미의 별세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언니는 진짜 (가요계) 레전드다"라면서 "1962년 데뷔한 현미 언니. 그 당시 현미 언니를 제가 롤모델로 삼았던 분이다. 허스키 보이스. 생각이 난다"라고 말했다.
임희숙은 "오늘 해도 뜨지 않은 날인데, 날씨처럼 제 마음도 우울하다"라면서 "현미 언니의 업적은 대한민국에서 같은 하늘 아래 산 사람들은 다 기억할거다. '희숙아'라고 했는데 생각이 난다"라면서 울컥했다.
임희숙은 "이제 한 시대의 막이 내린 것 같다. 큰 별이 졌다. 국민을 많이 위로해주셨던 분인데. 애통하다"라면서 현미를 향한 애틋함을 전했다.
한편, 고 현미는 1세대 실향민 가수로 꼽힌다. 그는 지난 1938년 1월 평안남도 강동군에서 태어나 1·4 후퇴 당시 평안남도 강동에 위치한 외가로 피난길에 올랐다. 어린 두 동생과 헤어졌던 그는 60여 년이 지난 뒤 평양에서 재회한 바 있다. 이후 1957년 미8군 무대를 통해 가수 활동을 시작했으며, 작곡가 고(故) 이봉조와 3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파워풀한 중저음과 흔치 않은 재즈풍 보컬이 인상적이었던 고 현미는 1962년 발표한 '밤안개'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밖에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없이' 등의 히트곡을 냈다.
생전 고인은 2007년 데뷔 50주년 앨범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은퇴는 목소리가 안 나올 때까지 할 것"이라며 "멋지고 떳떳하게 사라지는 게 참 모습이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방송된 MBN '겉고 속이 다른 해석남녀'에서는 "5년 후에 데뷔 70주년 콘서트를 꼭 할 것"이라고 밝히며 음악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고 현미는 지난해 3월 12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의 '전설의 디바 특집'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전설의 디바' 특집에 고 현미 외에 임희숙, 정훈희, 진미령, 최진희, 이자연이 출연했으며, 현미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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