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가수 왕자이 샤오 차오 (旺仔小喬)는 본명은 물론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채 활동하는 복면 가수지만 2300만 가까운 팔로워를 거느린 스타다. 그런데 그가 오는 8월 9일 상하이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첫 번째 콘서트를 26일 무기한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 얼굴도 안드러내고 하는 공연 티켓값을 너무 비싸게 책정했고, 공연도 다른 가수들의 커버곡이나 립싱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팬들이 비난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
왕자이샤오차오는 5년 전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抖音)에서 아카펠라 커버곡을 부르며 유명세를 얻었다. "천사가 키스한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으며 팬 2300만 명, 좋아요 4억7000만 개를 기록했다. 한홍, 야오천 등 유명 스타들과의 콜라보 영상은 수천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어린 시절 스토킹을 당한 트라우마와 외모에 대한 불안감으로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중이 내 노래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 그게 더 순수하고 개인 생활과 온라인 세계를 분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그의 영상에도 캐릭터화된 인물의 모습만 등장할 뿐 실물 얼굴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번 콘서트는 왕자이가 처음으로 팬들과 만나는 중요한 행사였다. 만약 열렸다면 중국 최초의 '마스크 콘서트'가 되는 것이었다. 있다. 공연 내내 가수는 특수 제작된 마스크를 착용하고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360도 서라운드 무대와 조명 효과로 관객들이 오직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공연이 립싱크 없이 실제로 그녀의 목소리로 진행될 것임을 보장하기 위해 관계 당국은 실시간으로 공연을 감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티켓 가격이 공개되자 논란이 일었다. 최저가 268위안(약 5만원)부터 최고가 968위안(약 18만원)까지 책정됐는데, 이는 중국 1선급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값과 맞먹는 수준이다. 실제로 이룽허충(李榮浩)의 충칭 콘서트 티켓이 380~1180위안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팬들은 "얼굴을 볼 수 없다면 집에서 귀로 듣는 것과 다를 게 뭐냐"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얼굴도 안보이는데 내야석과 외야석을 구분하는 이유가 뭐냐", "가까이 가봤자 스피커만 더 가까워질 뿐"이라며 비판했다. 특히 왕자이샤오차오가 주로 커버곡을 부른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번 콘서트 28곡 중 15곡이 커버곡이고, 오리지널곡은 7곡에 불과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립싱크인지 라이브인지도 구분할 수 없다", "중간에 사람을 바꿔도 모른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에 주최 측인 워너뮤직 베이징은 "공연 전 과정을 녹화하고 실시간 오디오 트랙을 확인해 립싱크를 방지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콘서트 논란이 커지면서 왕자이샤오차오의 더우인 팔로워는 당장 30만 명이 감소했다. 한때 중국 최대 티켓 예매 사이트 다마이(大麥)에서 루한을 제치고 검색 1위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자신을 보호하고 싶으면 콘서트를 열지 말고 온라인 라이브만 하라", "콘서트는 노래뿐 아니라 퍼포먼스도 중요한데 마스크로 가리면 전문 가수의 자격 검증이 무의미해진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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