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끼합쇼' 촬영분 폐기, 과연 '집주인' 김승우의 문제였을까. 제작진이 '한끼합쇼'를 둘러싼 논란에 김승우 뒤로 숨는 책임감 없는 태도를 취하며, 프로그램 폐지론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최근 김승우가 JTBC 예능 '한끼합쇼' 녹화에 응했으나, 해당 녹화분이 그의 요청으로 폐기된 사실이 3일 뒤늦게 전해졌다. 김승우는 게스트 이진욱-정채연, 그리고 이연복 셰프가 함께한 편에서, 이들이 들른 집에 집주인으로서 즉석으로 섭외되어 촬영을 진행했었다는 것.
그러나 8월 5일 5회에 편성된 이 녹화분은 실제 방송에선 이진욱과 정채연이 이연복 셰프, MC 탁재훈, 김희선 함께 편의점 음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결국 김승우의 요구 탓에 기껏 찍었던 '한끼합쇼' 녹화분이 폐기된 모양새가 되며, 그를 향한 대중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JTBC 측은 3일 별다른 설명 없이 "해당 내용 관련해서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라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반면 김승우 측은 적극 대응에 나섰다. 소속사 더퀸AMC 측은 '한끼합쇼' 팀이 김승우-김남주 부부의 집을 찾았을 당시, 홀로 있던 김승우가 '음주' 상태였음을 밝히기까지 했다. 김승우가 탁재훈과 친분이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섭외에 흔쾌히 대문을 열어준 것은 맞으나, 뒤늦게 이를 접한 소속사 입장으론 음주 방송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촬영분 폐기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는 전말이다.
소속사 측은 "김승우가 저녁 식사 전 지인들과 가볍게 술을 마신 뒤 귀가했던 상황이었다. '한끼합쇼'가 유튜브도 아니고 JTBC 방송 예능이니까, 매니저도 배우가 술을 마시고 출연하는 게 아니라고 본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승우 측은 되려 방송의 파급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에, 출연을 번복하고 '폐기'를 요청했던 것이다.
당시 '한끼합쇼' 제작진도 양해를 구하는 김승우의 입장을 이해해 줬다고. 소속사 측은 "그때 문제가 있었다면 제작진이 당사에 연락을 줬을 텐데, 아무 연락도 없었다. 그래서 김승우가 잘 마무리했다고 인지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애초 알려진 녹화 시간도 3시간가량이 아니라며, "김승우가 '한끼합쇼' 팀과 40분 정도 찍었다"라고 바로잡았다.
'한끼합쇼' 측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만큼, 여러 의문이 뒤따른다. '한끼합쇼'는 '한끼줍쇼'의 스핀오프 파일럿 예능으로, 앞서 '한끼줍쇼' 팀도 김승우-김남주 부부의 삼성동 집을 찾은 바 있다. 다만 이전 '한끼줍쇼' 때 촬영에 실패했던 터. 연이어 이들 부부의 집에 방문했다는 점에서, 제작진이 김승우의 음주 상태를 알면서도 촬영을 강행한 것은 아닐지 석연치 않은 추측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더불어 이번 김승우 촬영분 폐지 건으로 인해 '한끼합쇼'의 근본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즉흥적' 섭외가 결국 화를 불렀다는 게 대다수 지적이다. 말실수 한마디로 나락이 좌우되는 건 비단 연예인뿐 아닌 비연예인에게도 해당되는 사안이데, 이번 사태로 출연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제작진의 태도도 여실히 드러난 셈이 됐다. 제작진의 뜻대로 김승우 편이 방영됐다면, 음주 상태에 대한 논란의 책임은 온전히 김승우가 감당해야 했을 터다.
특히나 '한끼줍쇼' 프로그램 취지 자체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에, 터질 게 터졌다는 시각이다. 코로나19 시국을 거쳐 점점 더 철저한 위생 관리와 사생활이 중요시되고 있는 요즘인데, 엉뚱하게도 '한끼합쇼'는 오직 '정'만을 고집하며 현대인들의 정서와 정반대 방향성을 택했으니 공감을 얻을 리 만무하다. 이것이 단순히 사회가 각박해졌음을 의미하는 게 아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의 공포심으로 초래된 현 분위기인데, 이를 예년의 이웃 간 '정'으로 연결시켜 해결될 문제로 보고 있다는 게 '한끼합쇼'에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다.
이에 '한끼합쇼'에 대한 '구시대적' 지적은 8회까지 방영 내내 끊이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주방을 내어준다는 건 큰 부담이다", "예전처럼 연예인 찾아오면 무조건 반겨줄 거라 믿나? 아직도 이런 구시대적 발상하는 제작진이 있다는 게 더 황당하다", "예전처럼 집에 식자재를 쌓아놓고 있는 가정이 많지 않을 텐데. 다들 밖에서 먹거나 배달시키거나 밀키트로 간단하게 먹는다. 차라리 시청자가 사연을 보내서 채택해 가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프로그램 자체가 비 대중성이다. 어느 누가 요즘 낯선 이와 선뜻 밥을 같이 먹는단 말인가", "집 공개, 냉장고 공개 엄청 민감함 문제인데", "톱스타 섭외하면 잘 될 거라는 진부한 생각 좀 버려라", "솔직히 요즘 지인들도 집으로 초대 잘 안 한다", "미쳤다고 나 사는 곳을 전국에 까발리냐?", "전 국민한테 누가 집 공개를 해", "요즘 사생활 침해에 얼마나 예민한데. 방송에 집 나가고 나면 집안 다 노출되고 범죄 표적이 될 수도 있다. 방송사가 너무 옛 감성에 젖어 있는 듯" 등 쓴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끼합쇼'는 재정비를 거쳐 연내 돌아올 전망이다. 김승우 사태로 부정적인 여론이 다시금 들끓고 있는 가운데, 과연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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