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자는 바보가 아니다. 대중의 신뢰를 저버리고 '나 혼자 산다'는 게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가.
MBC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 제작진은 최근 MC 전현무를 내세워 '즉흥 여행' 에피소드를 선보였다가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14일과 21일 2회에 걸쳐 방영한 '전현무의 무작정 해외여행 도전기'가 문제가 된 것이다.
제작진은 방영 전부터 '전현무의 단 29시간의 무작정 해외여행'이라고 홍보하는가 하면, '즉흥 여행의 묘미'를 관람 포인트로 내세웠다.
이에 실제 방영분은 '즉흥 여행'에 초점을 맞춰 '전현무의 무작정 해외여행 철학'으로 서사를 쌓아올렸다. 전현무는 여행 당일 공항 안내데스크에서 즉시 발권 가능한 비행 정보를 문의했고, "이것 자체가 여행의 과정이다. 허탕 쳐도 후회 안 한다"라는 신념을 보여줬다. 여기에 기안84의 "형 멋있다"라는 찬사까지 더해지며, 제작진은 '즉흥 여행' 콘셉트의 특별함을 2회분 내리 견고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는 이내 자충수로 돌아왔다. 방송 직후 '즉흥 여행'의 진정성을 뒤흔드는 조작 정황들이 곳곳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1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정부가 나서서 "알마티가 한국 공영 방송 MBC의 인기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최신 에피소드에 등장했다. 이는 알마티시 관광국 및 '알마티 투어리즘 뷰로(Almaty Tourism Bureau, 알마티 관광·홍보 마케팅 담당 기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파문이 크게 일었다.
뿐만 아니라 제작진과 전현무의 대응마저 실망스럽기 짝이 없어, 시청자들에게 큰 배신감을 안겼다. '즉흥 여행' 논란 자체도 문제이지만 전면 부인하던 제작진이 돌연 "촬영 협조를 받았다"라고 입장을 번복한 데다, 전현무가 지인까지 동원해 거짓 해명을 한 의혹을 사며 신뢰를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더욱이 '나혼산' 제작진은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1일 열린 '2026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나혼산'이 5년 연속 수상자로 호명됐으나, 참석 예정이었던 정지운 PD는 불참했다. 이는 수상 당일 불참 결정을 내렸다고 알려진 만큼, '조작설' 부담에 따른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사실상 이번 논란은 제작진의 안일한 기획력이 불러온 패착이라는 지적이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며 카자흐스탄 알마티 여행자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즉흥 여행'이라는 무리한 콘셉트를 작위적으로 연출해 렌터카 대여 등 불필요한 혼란만 야기했다. 전현무의 여행기라고 하지만, '나혼산'이 수십 명의 제작진을 동원하여 만드는 방송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을 터인데 말이다. 결국 시청자들의 니즈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는 노력보다 '리얼리티'를 위한 '리얼리티' 연출에만 급급했던 '나혼산'이 프로그램의 근간을 무너뜨린 촌극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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