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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6일(한국시간) 피츠버그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32·LA 다저스)은 26일(한국시간) 피츠버그와 원정 경기에서 6이닝(투구수 93) 동안 10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시즌 7승(1패)째를 올렸다.
1회 삼자범퇴를 빼놓고는 계속 몰리는 상황이었다. 2회 다저스 포수 러셀 마틴의 송구 실책으로 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끊겼고, 이후 컨트롤이 잘 안 되다 보니 안타를 거푸 허용했다. 운도 따라주지 않아 4회 선두 케빈 뉴먼의 내야 안타 뒤 대타 엘리아스 디아스의 뜬공은 다저스 중견수 알렉스 버두고가 잡을 수 있었는데도 2루타를 헌납했다.
그럼에도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냈다. 4회 무사 2, 3루에서 후속 세 명의 타자를 모두 3루주자가 딱 홈에 못 들어올 정도의 외야 플라이로 연달아 잡아냈다. 5회 무사 1, 2루에서도 상대 강타자 조시 벨에게 볼카운트 3-1에서 시속 87마일(약 140km) 커터로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타석에서도 팀에 활력소를 줬다. 류현진은 2-2로 맞선 4회 2사 1루서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쳐 결승 타점을 뽑아냈다. 스스로 경기의 흐름을 다시 가져온 뒤 더욱 잘 던져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6회 무사 2루에서도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다. 이렇듯 마운드와 타석에서 모두 제 몫을 다하면서 숱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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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
다저스의 수비 시프트는 또 한 번 아쉬움을 남겼다. 5회 무사 1루서 스타를링 마르테 타석 때 다저스 2루수 크리스 테일러가 2루 베이스에 거의 붙어 있어 1루쪽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이런 시프트의 경우 1, 2루 사이가 텅 비어 번트 같은 상대 작전이 나오면 당하기 십상이라는 점을 염두에 뒀어야 했다.
더불어 선수에게 멀티 포지션을 맡기는 것이 장기 페넌트레이스를 소화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월드시리즈처럼 중요한 경기에서는 세밀한 부분에서 결정적인 허점을 드러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다저스 우익수 코디 벨린저는 이날도 공수에서 맹활약해 류현진을 도왔다. 타석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렸고, 6회 수비 2사 3루 위기에서는 제이크 엘모어의 타구를 펜스 위까지 점프하면서 잡아내 실점을 막았다. 이 때문에 벨린저에게 고마워 하는 국내 야구 팬들도 많다. 필자가 “벨린저에게 밥 한 번 사야겠다”고 농담조로 말하자 류현진은 “그래야겠다”고 답했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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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