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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
6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 패
류현진(33·토론토)은 제 몫을 다 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1-0으로 앞선 5회말 선두 제이 브루스와 승부다.
류현진이 계속 바깥쪽으로 공을 던지자 브루스는 세 차례나 커트를 했다. 이럴 때 몸쪽으로 찌르는 공이 필요했다. 아마도 스코어가 한 점 차이고 과거 LA 다저스 시절 브루스에게 맞은 3안타(8타수) 중 2개가 홈런이었다는 점을 의식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앞서 3회 브라이스 하퍼를 삼진으로 잡아낼 때처럼 몸쪽 승부를 했어야 한다. 체인지업이 기가 막히게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하퍼조차 헛스윙을 한 뒤 놀랍다는 표정을 짓지 않았는가. 결국 류현진은 브루스에게 7구째 한가운데 공에 2루타를 맞아 2실점 패전의 빌미가 됐다.
토론토 벤치의 선수 기용과 작전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이날 유격수에 산티아고 에스피날 대신 보 비셋을 기용했다. 최근 팀 타선이 부진하자 비셋의 공격력에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패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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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0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수비 시프트 역시 재미를 못 봤다. 결정적인 추가점을 내준 8회말 7번 스콧 킹어리와 9번 애던 헤이슬리의 유격수 내야안타는 모두 시프트가 실패하기도 했지만, 비셋의 움직임이 더딘 이유도 있었다. 수비를 중시하는 라인업을 밀어붙여 좀더 민첩한 에스피날이 유격수로 나섰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1-2로 뒤진 7회말, 한 점이 중요한 상황에서 류현진 다음으로 윌머 폰트를 등판시킨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폰트는 볼넷 2개를 내주고 1, 2루 위기를 만든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연패에 빠지면 감독은 쫓기는 마음에 여유를 잃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결정적일 순간에는 과감하게 승부를 걸 필요가 있다. 토론토는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기대 이상으로 잘 해왔지만,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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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