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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1일(한국시간) 보스턴전 4회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로 돌아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 5이닝 8피안타 4실점 패전
미국 메이저리그의 A급 투수도 매 경기 좋은 투구를 계속 유지하기는 힘든 모양이다. 현역 최고라 불리는 게릿 콜(31·뉴욕 양키스), 맥스 슈어저(37·워싱턴), 저스틴 벌랜드(38·휴스턴) 같은 투수들도 잘 던지다가 굴곡이 있게 마련이다.
류현진(34·토론토)도 그런 날이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 평소에 비해 볼 스피드가 떨어졌다. 가장 좋을 때는 시속 92마일(약 148㎞)가량이 나온다. 빠른 공을 던져야 할 타이밍에 그 정도 구속의 패스트볼이 들어와야 위력이 있는데, 이날은 89~90마일(143~145㎞)에 그쳤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총 83개의 투구 중 90마일이 넘은 공은 단 2개였다. 3회 엔리케 에르난데스 타석 5구째 91.4마일(약 147.1㎞)이 최고 구속이었고, 또 하나는 4회 산데르 보하르츠(29)에게 3점 홈런을 내준 4구째 91.1마일(약 146.6㎞)이었다.
네덜란드 태생인 보하르츠의 홈런을 보면서 과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새삼 떠올랐다.
네덜란드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 3명을 배출했다. 보하르츠와 디디 그레고리우스(31·필라델피아), 안드렐톤 시몬스(32·미네소타)이다. 3명 모두 주포지션이 유격수라 WBC에선 지명타자와 3루수, 유격수로 번갈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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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한국시간) 보스턴을 상대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이날 류현진을 가장 괴롭힌 타자도 보하르츠였다. 2회 토론토 좌익수 로우르데스 구리엘 주니어의 실수가 포함된 2루타를 때렸고, 4회에는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네덜란드 타자와는 참 묘한 악연이다.
류현진이 이렇게 연속 안타, 그것도 장타를 잇달아 내준 모습은 참 오래간만인 것 같다. 상대 타자들은 류현진의 주무기인 커터, 체인지업 등을 예상할 수밖에 없는데, 패스트볼의 스피드가 어느 정도는 나오고 제구가 이뤄져야 변화구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제 패배는 잊고, 다음 등판 때는 원래의 모습을 되찾길 기대한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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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