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탑 /사진=김창현 기자 |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탑(30, 최승현)이 마약 혐의 첫 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집행유예를 구형 받았다. 탑이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한 가운데 재판부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8단독은 29일 오전 탑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공판을 앞두고 법원 측이 취재진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일찌감치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분할 정도였다. 이날 공판 역시 취재진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진행돼 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탑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검은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탑은 법원 1층에서 취재진 앞에 등장해 고개를 숙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탑은 사과문에서 "이번 일로 제게 상처 받고 실망하신 많은 분들께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 장시간 깊은 우울증과 수면, 불안장애로 어둠 속에 제 자신을 회피하고자 하는 날들이 많았고 흐트러진 정신 상태가 충동적인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실망을 끼쳐드렸다.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없을 것이며 어떠한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라고 밝혔다. 탑은 이와 함께 "저희 어머니께도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판은 피고인 신분인 탑이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검찰은 탑이 지난해 7월과 10월 총 4차례에 걸쳐 2가지 방법으로 대마초를 흡연했다고 밝히며 관련 자료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탑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전했다.
탑의 변호인은 "탑은 이 사건 당시 심리적 불안 상태에서 연습생 한씨를 만나게 됐고,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탑은 이에 대해 전부 자백했으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군 입대 문제와 공황장애 등 극도 불안한 상태에서 술을 많이 마셨다"며 "하지만 범행이 짧은 기간 안에 벌어졌으며 흡연 역시 단순 대마에 그쳤고 술 많이 마신 상태에서 권유에 따라 하게 흡연을 하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이와 함께 "탑은 적발되기 전 스스로 한씨와 결별하고 대마초 흡연도 중단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탑은 동종 전력 없는 초범이며 의무경찰에서 직위해제됐다. 우발적 범행으로 인해 군 복무에 제한이 생기고 보충역 권한 등 병역상 불이익은 물론이고 연예인 활동으로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감내하기 어려운 과도한 불이익이라는 점을 참작해 이번 잘못으로 연예인으로서 재능을 펼칠 기회를 잃지 않도록 선처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이후 탑은 최후 진술에서 "이번 사건은 1주일 안에 벌어졌다. 내 인생 최악의 순간이 돼버렸고 그 시간에 대해 너무나도 후회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 없을 것이며 부끄럽다"라며 "벌도 달게 받고 이번 일을 내 인생의 교훈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검찰은 탑에 대해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2000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탑에 대한 선고를 오는 7월 20일로 잡았다.
한편 탑은 지난 2016년 10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대마초를 혐의 등으로 적발돼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검찰은 지난 5일 탑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적발 당시 의무경찰로 복무했던 탑은 기소 직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에서 서울 양천구의 서울청 소속 4기동단으로 전출됐다. 하지만 전출 직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서울 이대 목동병원 응급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