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SBS, MBC |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올 상반기 드라마는 성적표는 반응이 엇갈렸다. KBS는 웃었고, SBS는 미소를 지었고, MBC는 위기였다.
지난해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져 체면을 구겼던 KBS는 평일, 주말극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어깨를 폈다. SBS, MBC는 편성을 통해 치열한 경쟁에 빠진 지상파 안방극장에서 생존하고자 했다. 활짝 웃지는 못한 점이 아쉽지만 나름의 고군분투는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왜그래 풍상씨' '닥터 프리즈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사진=스타뉴스 |
◆KBS, '왜그래 풍상씨'로 되찾은 활력
지난해 주말극을 제외한 월화극, 수목극의 연이은 참패를 겪었던 KBS. 2019년은 달라졌다. 수목극 '왜그래 풍상씨'로 활력을 되찾았다.
'왜그래 풍상씨'(1월 9일~3월 14일)는 문영남 작가의 신작으로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이풍상,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좌충우돌 일상을 담은 가족 드라마다. 유준상을 필두로 오지호, 이시영, 전혜빈, 이창엽, 신동미 등이 주연을 맡았다. 문영남 작가 특유의 극한 상황 속 인물의 심경을 표현하는 일명 '막장 코드'가 극 전개와 적절히 조화를 이뤄내며 극적 재미를 높였다.
이에 힘입어 2월 14일(24회) 방송분 시청률이 14.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 기준)를 기록, 지상파 수목극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동시간대 경쟁작 SBS '황후의 품격'을 넘어섰고, 지난해 6월 '슈츠' 종영 후 동시간대 수목극 시청률 최하위 탈출이었다. 이후 '황후의 품격' 종영 후 수목극 1위 자리를 지켰고, 마지막회(3월 14일, 40회) 시청률 22.7%를 기록했다. 이는 올 상반기 방송된 지상파 3사 수목극 중 가장 높은 기록이면, 주말극을 제외하고 평일(월화극, 수목극) 방송된 지상파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었다.
KBS는 '왜그래 풍상씨'의 흥행 속에 후속작 '닥터 프리즈너'(3월 20일~5월 15일), '단, 하나의 사랑'(5월 22일~7월 11일 종영 예정)까지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월화극의 성적도 지난해에 비해 선전한 KBS다. '동네변호사 조들호2:죄와 벌'(1월 7일~3월 26일)은 박신양의 부상, 조연 배우 하차 등 구설수로 인해 소란이 있었다. 그러나 첫방송, 마지막회에서 동시간 시청률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지막회(40회)는 9.3%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후속작 '국민 여러분!'이 시청률의 흥행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꾸준히 동시간대 2위 자리를 지키며 선전했다. 이어 '퍼퓸'이 첫 방송 후 월화극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에 올라 2019 KBS의 드라마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에 MBC 월화드라마 '검법남녀2'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외에 주말극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3월 23일~9월 종영 예정)이 시청률 30% 돌파로 전작 '하나뿐인 내편'에 이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KBS 2TV 저녁 일일드라마 '왼손잡이 아내'(1월 2일~5월 31일), '태양의 계절'(6월 3일~11월 1일 종영 예정), KBS 1TV 저녁 일일드라마 '비켜라 운명아'(2018년 11월 5일~2019년 4월 26일), '여름아 부탁해'(4월 29일~10월 종영 예정)도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 속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KBS 드라마 강세에 힘을 실었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의 고준, 이하늬, 김남길, 김성균, 금새록(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사진=이기범 기자 |
◆SBS, '열혈사제'로 금요일 안방 접수!
SBS는 2019 상반기에 금토 드라마 편성 첫 작품 '열혈사제'의 성공으로 미소를 지었다. 김남길이 주연을 맡은 '열혈사제'는 2월 15일 첫 방송, 4월 20일 종영했다. 금, 토요일 오후 10시 방송으로 SBS '정글의 법칙' 자리를 대신했다.
'될까?' 싶었던 '열혈사제'는 마지막회(4월 20일. 40회) 시청률이 22.0%를 기록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 고준, 금새록, 김형묵 등 주요 배우들 모두 스타덤에 오를 정도였다. 'B급 코미디'를 결합, 범죄자 떄려잡는 가톨릭 사제의 활약이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안겼다.
'열혈사제' 외에 SBS 드라마는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열혈사제' 후속작 '녹두꽃'은 2회(4월 26일) 11.5%의 시청률을 기록한 후 줄곧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러 있다.
월화극 또한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한때 월화극 1위였던 '해치' 역시 최고 시청률이 8.4%(4월 2일. 32회)다. 이어 '초면에 사랑합니다'도 고전 중에 있다.
수목극의 경우 지난 2월 21일 '황후의 품격' 종영 후 '빅이슈' '절대 그이'까지 방송됐는데, 시청률 한 자릿수로 동시간 지상파 수목극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한예슬과 주진모 주연의 '빅이슈', 여진구와 방민아가 주연한 '절대 그이'는 인기 스타들이 출격해 화제를 모았지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검법남녀2' '봄밤'/사진=스타뉴스 |
◆MBC, 연이은 고전 속 '조장풍' '검법남녀2'로 체면치레
MBC는 올 상반기 기대작들이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먼저 월화극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까지 방송된 '나쁜 형사' 이후 '아이템',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까지 난항이었다. '아이템'은 시청률 3~4%대에 머물면서 동시간대 경쟁작들에 이리저리 치였다. 이후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KBS의 '국민 여러분!'이 주춤하고, SBS '해치'의 종영으로 겨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아 월화극 1위에 올랐다. 마지막회(5월 28일. 32회)가 8.3%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어 6월 3일 '검법남녀2'가 기존 편성 시간(오후 10시)에서 1시간 앞당겨 방송을 시작해 KBS, SBS와 직접 경쟁을 피했다. 초반에 '퍼퓸'에 시청률이 밀렸지만 지난 18일 10회 방송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 7.5%를 기록하면서 지상파 월화극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수목극의 부진 속에 월화극으로 체면치레를 한 셈이다.
MBC 수목극은 거듭된 참패였다. 지난 1월 '봄이 오나 봄'(1월 23일~3월 21일)은 이유리, 엄지원 등이 주연을 맡았다. 결과는 '황후의 품격'(SBS), '왜그래 풍상씨'(KBS)에 경쟁 속에 이렇다 할 관심도 받지 못하고 퇴장했다. 이어 '더 뱅커'(3월 27일~5월 16일)는 유동근, 김상중, 채시라, 안내상 등 주연을 맡은 중년 배우들의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 작품 또한 시청률은 3~4%대에 머물며 고전했고, 마지막회(5월 16일. 32회)가 7.0%를 기록하며 막을 내림으로 '참패'를 면할 수 있었다. 이어 한지민, 정해인 주연의 '봄밤'이 지난 5월 22일 출격, 전작들의 부진을 털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수목극 시청률 전체 2위로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극에서는 '신과의 약속'(2018년 11월 24일~2019년 2월 16일)이 시청률 10%대 중반을 기록, MBC 드라마의 체면을 살렸다. 그러나 지난 2월 23일 첫 방송한 '슬플 때 사랑한다'(4월 27일 종영)이 겨우 10%대 초반을 들락거리면서 주말극에서도 고배를 마셔야 했다. 주연을 맡았던 박한별이 남편인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가 승리 게이트에 휘말린 일이 드러나면서 여론까지 좋지 않아 혹평 세례를 받아야 했다. 이후 지난 5월 4일부터 방송 중인 '이몽'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해 방송 중이나, 시청률 한 자릿수로 이렇다 할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다.
이처럼 올해 지상파 3사의 드라마 성적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시청률만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100% 논할 수는 없지만, 시청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안기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 셈이다. 2019년 상반기에는 KBS가 지난해 부진을 털고 활력을 찾은 가운데, 하반기에는 SBS와 MBC의 어떤 작품이 부진을 털어내는 공을 세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