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두산 오재원이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 8회말 박세혁을 대신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
오재원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은퇴 경기를 가졌다.
2003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7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오재원은. 2007년 1군에 데뷔해 이날 은퇴할 때까지 오직 하나의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570경기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 OPS 0.713을 기록했다.
경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재원은 김재호에 대해 "눈빛만 봐도 안다는 말이 정확한 것 같다. (김)재호와는 따로 대화가 필요 없다. 내 평생 오른쪽을 맡겼던 사람"이라고 특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2루수 오재원과 유격수 김재호는 2015년부터 시작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합작한 영혼의 키스톤 콤비. 오재원은 "2군에서 후배들을 보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전부 김재호를 따라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재호는 유격수의 표본과 같은 존재다. 이정후를 따라 하고 싶어도 이정후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재호를 따라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짝꿍의 천재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날 두산의 선발 라인업은 정수빈(중견수)-강승호(2루수)-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허경민(3루수)-양석환(1루수)-박세혁(포수)-양찬열(우익수)-전민재(유격수). 김재호와 오재원이 모두 빠지면서 경기 후반을 기대케 했다.
두산 오재원. |
그리고 두산이 0-2로 뒤진 8회말 2사에서 박세혁을 대신해 오재원이 그라운드로 나섰다. 이날 모인 2만 3511명의 만원 관중은 오재원의 마지막 타석을 박수로 환영했다. 오재원은 양현의 초구에 번트 안타를 시도하면서 끝났지만, 하이라이트는 9회 나왔다.
9회초 수비에서 김재호가 전민재를 대신해 그라운드로 나섰고 두산 왕조의 허리를 맡았던 오재원-김재호 키스톤 콤비가 완성됐다. 아쉽게도 타구가 1루와 외야로 향하면서 이들이 직접 아웃 카운트를 처리할 기회는 얻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은 0-5로 뒤처진 채 시작한 9회말 김대한의 솔로포로 1점을 만회했고 정수빈과 강승호의 연속 안타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캡틴 오재원이 부탁했던 최선을 다하는 야구를 해냈다.
경기 후 치러진 은퇴식에서도 오재원의 옆자리는 김재호의 몫이었다. 김재호는 허경민과 함께 오재원의 은퇴 기념 사진 양 옆에 꼭 붙어 절친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오재원은 "먼저 이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캡틴'을 허락해주신 박정원 회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어릴적 할아버지, 아빠와 함께 LG를 응원하러 이 야구장에 오면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꿨습니다. 그런 엘린이가 대학교 때 김우열 선생님을 만났고 김경문 감독님을 만났으며 김인식 대표팀 감독님의 부름을 받았으니 전 태어날 때부터 두산이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은퇴사를 시작했다.
이어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윤명준, 양의지, 박세혁, 장승현, 최용제, 오재일, 김재호, 허경민, 정수빈, 김재환, 박건우, 김인태, 민병헌, 김현수, 이원석 등 이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내 자랑이자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이름이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함께 우승을 이뤄냈던 멤버들의 이름을 하나씩 나열했다.
또한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벅찬 3개의 순간과 3개의 반지를 함께 쟁취했던 내 형, 내 동생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가족에게 이게 끝이 아니고 다시 시작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습니다. 끝으로 두산 또 저의 팬 여러분.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가득 메워주시고, 박수 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는 이제 다른 오재원으로 뵙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라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오재원(가운데)의 은퇴를 축하하는 두산 선수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