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1박2일 시즌4',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SBS '미운 우리 새끼'./사진=KBS, SBS, MBC |
2022년도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신규 예능을 비롯해 장수 예능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안기려 고군분투 했다.
이 고군분투 속에 지상파 3사 예능은 시청자들의 사랑, 외면을 받아야 했다. '취향 저격'에 실패한 예능이 있는가 하면, 꾸준한 관심 속에 '강자'로 급부상한 예능도 있었다. 2022년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던 지상파 예능을 돌아봤다.
◆ KBS, '1박2일 시즌4'·'불후의 명곡'·'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버텨야 산다!'
KBS 2TV '1박2일 시즌4'(사진 맨 위부터 아래로), '불후의 명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사진=KBS |
2022년 KBS 예능 성적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일부 장수 예능 프로그램 외에 시청자들에게 그야말로 '외면'을 당한 굴욕을 겪었다. 특히 신규 예능 프로그램들의 약세는 '2022 KBS 예능 가뭄'의 민낯을 보여줬다.
올해 KBS 예능 중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한 예능은 '1박2일 시즌4'(이하 '1박2일'), '불후의 명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다. 이외에 현재 방송 중인 요일별(월~일) 주요 예능인 '개는 훌륭하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시즌3), '옥탑방의 문제아들', '세컨 하우스', '연중 플러스', '신상출시 편스토랑', '슈퍼맨이 돌아왔다', '배틀트립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홍김동전' 등은 시청률 10%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기준)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 중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신상출시 편스토랑',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을 제외하면, 시청률 5%대 돌파도 어려웠다.
메인 PD 교체, 멤버 하차, 멤버 영입 등 다양한 일이 있었던 '1박2일'은 시청률 10%대를 넘나 들었다. PD 교체, 멤버 영입 등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이어져 올해 제대로 된 틀을 마련하지 못한 탓에 시청률은 10% 안팎을 오가야 했다. 지난 2월 방송에서 나인우의 첫 등장, 12월 새로운 막내 유선호의 등장은 방송 전, 후 화제를 모았다. 이 화제성을 더 끌어올리지 못한 제작진의 한계가 아쉬운 점이다. 이전 '1박2일'에서는 새 멤버의 합류가 있을 때,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콘셉트로 재미를 극대화 했다. 궁금증 유발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던 바 있다.
'불후의 명곡'은 올해 두 차례의 특집을 통해 스튜디오를 벗어났다. 7월 '록 페스티벌 in 강릉', 10월 'K-POP 특집', 11월 '로맨틱 홀리데이 in 의성' 등으로 야외에서 특집 녹화를 진행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는 '불후의 명곡'('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포함) 역사상 사실상 처음으로 대규모 야외 무대에서 촬영을 진행한 것이다. 또한 다양한 가수들, 아티스트들을 내세워 이전보다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려 했던 도전이 일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1년 동안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시청률이 요동치기도 했으나, 여전히 'KBS 토요일 예능 간판'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도 올해 '버팀'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어갔다. '당나귀 귀'는 허재, 김병현, 정영준, 장윤정, 김호중, 여에스더 등 일명 보스들의 출연과 MC 전현무, 김숙 등의 입담으로 버티기로 일요일 예능 경쟁에서 살아남고 있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안소영, 안문숙이 새 멤버로 합류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버티기' 과정에서 출연자 변화로 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두 예능이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올해 이찬원, 그리고 박수홍의 연이은 출연으로 치열한 금요 예능 경쟁에서 생존해 가고 있다. 출연자들의 일상과 그 안에서 펼쳐진 재미와 감동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단, 시청률 상승에 큰 효과가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KBS의 장수 예능 중 하나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지난 4월 22일 방송부터 매주 금요일 밤 시간대로 편성을 이동했다. 이후 시청률 3%대까지 시청률이 하락, '편성 이동 실패'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 3%대 시청률도 잘 나오면이고, 한때는 시청률 1%대까지 떨어지면서 'KBS 간판 예능 중 하나'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또한 '배틀트립2', '홍김동전' 역시 이렇다 할 시청률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영한 예능 중 오은영 박사가 진행을 맡았던 '오케이? 오케이!'는 여느 상담 프로그램들과 달리 자극성보다는 공감, 위로를 중점으로 했지만 자체 최고 시청률 2%대로 퇴장했다.
이외에 '자본주의학교' '빼고파' '주접이 풍년' '국민동요 프로젝트 아기싱어' '우리끼리 작전:타임' '한 번쯤 멈출 수밖에' 등 신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KBS다. 종영된 이 프로그램 중에 이 중 '주접이 풍년'(자체 최고 시청률 6.7%. 1월 27일 2회 '임영웅 공식 팬카페 영웅시대' 편) 외에는 시청률 부진에 빠졌고, 대박을 치지 못했다. 종영 프로그램 중에는 추석 파일럿으로 방영된 '스포츠 골든벨'(2부작)의 시청률 6.0%(9월 9일)에도 못 미친 성적표가 대부분이었다. 또 KBS 장수 음악 예능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MC 유희열이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 프로그램이 폐지되기도 했다. KBS 1TV 예능 '전국노래자랑'은 고(故) 송해의 뒤를 이어 김신영이 MC를 맡았고,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 가뭄'에 빠진 2022년 KBS 예능. '1박2일', '불후의 명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등 장수 예능이 버텨주면서 체면치레를 한 한해였다.
◆ SBS, '미운 우리 새끼'·'런닝맨' 여전한 간판 예능..이제는 강자 '골 때리는 그녀들'
SBS '미운 우리 새끼'(맨 위부터 아래로), '골 때리는 그녀들', '런닝맨'./사진=SBS |
올해 SBS 예능은 '미운 우리 새끼', '런닝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등 기존 장수 예능 프로그램들을 비롯해 신흥 예능 강자 '신발벗고 돌싱포맨',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을 선보였다. 이외에 '편먹고 공치리'(시즌2~4), '싱포레스트', 'DNA 싱어-판타스틱 패밀리', '골 때리는 외박', '써클 하우스', '식자회담', '싱포골드', '하우스 대역전', '연애는 직진', '찐친 이상 출발, 딱 한 번 간다면', '공생의 법칙' 등 다양한 예능을 선보였다.
이 중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 '런닝맨' 등 장수 예능 프로그램들이 SBS 예능을 이끌었다. 이어 '신발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공생의 법칙'(시즌1) 등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2022년 SBS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 했다.
'미우새'는 일요일 심야 예능으로 시청률 10%대 중반을 넘나들며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이상민, 김종국, 김희철, 허경환, 김준호, 탁재훈, 최시원, 임원희 등 여러 출연자들이 등장했다. 출연자들은 매주 좌충우돌 일상으로 시청자들에게 크고 작은 웃음을 선사했다. 여기에 스페셜 MC로 다양한 스타들이 출연해, 각자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미우새'의 보는 재미에 힘을 보탰다.
'돌싱포맨'은 8월 이후 시청률이 3%대로 떨어졌지만, 화요일 심야 SBS 간판 예능의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탁재훈, 김준호를 필두로 해 멤버들의 끊임없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만들어 지면서 치열한 예능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가고 있는 축구 예능 '골때녀'. 올해에도 다양한 연예인들이 출연해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쳐나가고 있다. 또 '만년 꼴찌'이자 '연패' '제물'로 여겨졌던 FC아나콘다 팀이 연패에서 탈출, 소중한 1승을 거둔 것도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 또한 4~7%대를 기록하며 수요일 동시간(오후 9시~10시대)대 예능 강자로 군림했다.
이외에 시청률 성적표는 '글쎄'이지만, 마니아 층으로 SBS 장수 간판 예능인 '런닝맨'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유재석을 필두로 지석진, 김종국, 하하, 송지효, 전소민, 양세찬 등 멤버들의 고른 활약이 펼쳐졌다. 올해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 특집까지 이뤄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동상이몽2'는 시청률 3~4%대를 기록하며 흥행 주춤세에 빠졌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청률은 주춤했던 상태다. 반등세를 이루지 못하고, 2022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시청률은 주춤했지만, 이지혜-문재완, 김윤지-최우성, 안창환-장희정, 자이언트핑크-한동훈, 이규혁-손담비 등 여러 스타 부부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이어갔다.
'미우새', '골때녀' 등을 제외한 SBS 예능은 '시청률'이 상당히 아쉬웠던 2022년이었다. 또한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 화제성이 짧았던 만큼, 2023년에는 이를 만회할 예능이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오은영의 리포트 결혼지옥'.."버텨서 살았다!"
MBC 예능 프로그램./사진=MBC |
MBC는 올해 '안싸우면 다행이야', '호적메이트', '라디오스타', '심야괴담회', '나 혼자 산다',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악카펠라', '블록버스터 : 천재들의 브릭 전쟁', '일타강사', '전지적 참견 시점', '놀면 뭐하니?', '구해줘! 홈즈', '복면가왕', 로컬 식당' 등의 예능을 선보였다.
이중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놀면 뭐하니?', '안싸우면 다행이야',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등이 2022년 MBC 간판 예능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외에 예능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먼저, '라디오스타'는 주현영, 김소현, 이준호, 이세영, 지석진, 강수정, 사유리, 허니제이, 박수홍, 송일국, 이순재, 아이키, 정동원, 하희라, 임창정, 김호중, 채령 외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라디오스타'는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 변동이 있었다. 이준호, 이세영, 장혜진, 오대환, 강훈, 이민지 등이 출연한 지난 1월 26일 방송분 '우리 궁으로 가자!'편이 시청률이 8.3%를 기록해 올해 '라디오스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시청률은 3~5%대를 오갔다. 스타들의 깜짝 고백, 연예계 뒷이야기, 개인사 등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안싸우면 다행이야'는 MBC 월요일 간판 예능이 됐다. 12월 19일 방송분 시청률 8.1%가 올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예인들 외에 여러 분야의 유명인들의 섬생활이 예상치 못한 재미를 만들어 내며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시청률 또한 5~7%대를 유지하면서 MBC 간판 예능으로 자리매김 했다.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는 지난 2월 26일 방송분이 시청률 8.2%를 기록할 만큼 좋은 성과를 냈다. 하반기 들어 4~6%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재석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셉트로 프로젝트도 진행되면서 동시간대 KBS 2TV '불후의 명곡'과 시청률 경쟁을 벌이며 살아남았다. MBC 일요일 간판 예능 '복면가왕'은 시청률 6%대까지 기록하며, 장수 예능으로 2022년을 잘 버텨냈다.
'나 혼자 산다'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 때 시청률 5%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7~8%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MBC 금요일 간판 예능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또한 '나 혼자 산다'와 한때 MBC 대표 예능으로 불렸던, '전지적 참견 시점'은 올해 성적표가 그리 좋지 않았다. 시청률 4~5%대를 기록했다. 출연자에 따라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달라졌지만, 이렇다 할 상승세를 이뤄내지 못했다.
올해 MBC는 오은영 박사를 내세운 새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었다. 지난 5월 첫 방송했다. 5월 30일 방송분이 7.1%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화제였고, 이후 시청률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10월 방송분부터 시청률 6%대에 진입했다. 이어 11월 14일 방송분 시청률이 3.3%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은 방송 초반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 화제와 시청률을 모두 잡으며 단맛을 봤다. 그러나 이 단맛이 2022년을 마무리하는 12월에 '쓴맛'으로 변해버렸다. 12월 19일 방송분 '고스톱 부부' 편이 논란이 되면서 즐겨보던 프로그램이 '폐지 요청'까지 받는 프로그램이 됐다. 해당 방송분에서 사연자 남편의 아동학대 문제 외에 아동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고, 오은영 박사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번졌다.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가 공식입장을 내고 해당 방송분에 대한 각자 입장을 해명했지만, 시청자들의 비판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오은영 박사는 일각에서 제기한 '방임'에 대한 의혹에 "참담한 심정입니다"라면서 방송 분량 편집으로 인해, 자신이 한 지적과 설명이 충분히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올해 단맛과 쓴맛을 모두 본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었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