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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AFPBBNews=뉴스1 |
미국 매체 LA 타임스는 6일(한국시간) "원래라면 김혜성은 일주일 정도 메이저리그에서 뛴 후 트리플A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혜성은 앞서 지난 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을 앞두고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의 발목 부상으로 인해 메이저리그에 승격됐다. 에드먼은 지난달 30일 경기 도중 발목 통증으로 교체됐는데, 휴식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결국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러닝을 하면서 상태를 체크했지만 낫지 않으면서 차라리 열흘을 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
5월 1일부로 부상자 명단 등재가 소급 적용됐기에 에드먼은 11일부터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에드먼의 빈자리를 채우러 온 김혜성에게도 일주일의 시간만이 남았다. 매체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말을 인용, "당초 계획은 김혜성이 일주일 동안 있으면서 메이저리그 경험을 쌓게 한 다음, 트리플A로 돌아가 계속 적응시킬 예정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김혜성은 단 3일 동안 예상외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콜업 당일 대수비로 들어갔던 그는 5일 애틀랜타전에서는 9회 대주자로 투입, 2루 도루와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로 3루까지 가는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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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이 6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5회초 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그리고 이 경기에서 김혜성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2022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샌디 알칸타라를 상대로 3회 첫 타석부터 시속 99.2마일(약 159.6㎞) 싱커를 제대로 콘택트하며 희망을 보여줬다. 이어 5회에는 96.6마일(약 155.4㎞)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 쳐 메이저리그 데뷔 안타를 뽑아냈다.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오타니 쇼헤이의 투런포로 득점까지 올렸다.
이어 6회 2사 1, 2루에서는 타일러 필립스의 3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받아치면서 내야를 살짝 넘기면서 절묘한 코스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만들었다. 그 사이 2루 주자 앤디 파헤스가 득점하며 김혜성은 타점까지 올렸다. 여기에 아웃은 되지 못했지만 8회 수비에서는 센스 있는 글러브 토스도 보여줬다.
이런 김혜성의 활약 속에 다저스도 7-4로 승리했다. 경기 후 다저스 공식 X(구 트위터)에서 진행한 '오늘의 수훈선수' 투표에서는 홈런을 기록한 오타니나 프레디 프리먼을 제치고 51.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에 등극했다. 매체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도 "타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했고, 정말 흥미로운 선수였다. 우리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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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오른쪽)이 6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5회초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으로 득점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여기에 다저스의 부상자 발생도 김혜성의 빅리그 잔류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 우익수로 나왔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4회말 교체됐는데, 앞선 이닝에서 타구를 잡으려고 달려가던 중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단순히 부상으로 빠지는 선수가 아니다. 그런 성격을 감안하면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중견수 수비 훈련도 이어간 김혜성이기에 외야진에서도 기여할 수 있다. LA 타임스도 "에르난데스의 부상은 김혜성이 빅리그에서 더 오래 뛸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직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다저스는 에르난데스의 IL 등재를 대비한 대체 선수를 마이애미로 데려올 계획을 가졌다고 한다.
만약 부상자들이 돌아온다고 해도 김혜성이 빅리그에 잔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저스 소식을 주로 전하는 다저스 비트는 "에드먼과 에르난데스의 부상이 없었더라도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한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충분하다"며 "다저스 백업 멤버들은 생산력이 떨어진다. 김혜성은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나이도 어리다. 빠른 스피드와 수비 능력도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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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