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가 와서 너무 불길했는데..." 전희철 감독 징크스도 떨쳤다, SK 기적의 '리버스 스윕' 도전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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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전희철 감독. /사진=KBL 제공
SK 전희철 감독. /사진=KBL 제공
정규리그 1위 팀의 스윕패라는 불명예에서, 사상 첫 리버스 스윕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될지도 모른다. 서울 SK 나이츠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가고 있다.

SK는 15일 오후 7시 경남 창원시의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 세이커스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54-5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SK는 KBL 역사상 최초로 3연패로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한 팀이 7차전까지 가는 사례를 만들었다. 챔피언결정전이 있는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를 따져봐도 KBO 리그에서 2000년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 후 3연승을 달린 게 유일하다(최종 3승 4패 준우승). 지금까지 0승 3패에서 우승한 경우는 당연히 없었다. SK는 '0%의 기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SK는 에이스 자밀 워니가 4쿼터 막판 동점 3점포와 쐐기 득점을 올리는 등 15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고, 안영준 역시 결승 득점을 기록하면서 10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 MVP 듀오가 활약을 펼친 것이다.

초반부터 안영준의 3점포로 분위기를 잡은 SK는 오세근과 최원혁까지 힘을 보태며 리드를 이어갔다. 워니가 쉴 타이밍에는 아이재아 힉스가 공수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힉스가 쿼터 막판 덩크 득점을 올리며 SK는 11-10으로 1쿼터를 앞서나갔다.


이후 2쿼터는 SK의 분위기로 흘러갔다. 안영준의 3점슛이 적중하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리바운드 우위를 앞세워 속공으로 유기적으로 이어졌다. LG를 상대로 한 수비도 잘 이뤄지는 사이, 워니의 막판 자유투와 3점포를 묶어 SK는 29-17로 전반을 마쳤다.

SK 자밀 워니. /사진=KBL 제공
SK 자밀 워니. /사진=KBL 제공
잘 나가던 SK는 3쿼터 들어 침묵하던 LG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추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3쿼터에는 한때 4점 차까지 좁혀졌고, 그나마 오세근과 김형빈의 연속 득점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4쿼터에는 완벽히 살아난 LG가 끝내 역전하면서 경기는 알 수 없는 향방으로 갔다.

경기 종료 2분 여를 앞두고 유기상의 3점포가 적중한 LG가 50-47 리드를 잡았지만, SK는 워니가 곧바로 동점 3점슛을 성공시켰다. 여기에 안영준이 리드를 잡는 득점을 올린 데 이어 워니의 쐐기포까지 터지며 그대로 승리할 수 있었다.

기적을 앞두고 있는 SK의 전희철 감독은 경기 후 "너무 기쁘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차전 때 비가 왔는데, 슛이 안 들어갔다. 오늘(15일)도 비가 오는데 속으로 너무 불길한 기분이 들어서 떨치려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지난 번과 같이 하면 안되겠다 싶었다. 그런 것도 털어냈다"고 얘기했다.

경기에 대해 전 감독은 "양 팀 다 절실하게 뛰는 것 같았다"며 "진흙탕 싸움이었다. 아쉬웠던 건 LG가 (전반에) 슛이 안 들어갔는데 3쿼터 때 우리 선수들이 그렇게 지친 걸 처음 봤다. 확확 교체했다. 선수들이 지친 게 너무 보여서 트랜지션에서 상대 슛 찬스 많이 나더라"고 보완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LG가 안 들어간 게 아니라 SK 선수들이 수비가 좋았다"고 칭찬했다.

전 감독은 SK의 도전에 대해 "농구가 이변이 없는 게임 중 하나"라면서도 "3차전까지는 SK 경기력이 아니었다. 4~5차전도 잘한 건 없다. 하던 대로 한 거다"라고 했다. 결국 정규리그 우승팀의 경기력을 되찾길 바란 것이다. 그는 "좀 더 집중력을 가지자고 얘기했다. 7차전 할 수있었던 것도 좋은 경기력이어서 가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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