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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5번타자 김민석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 10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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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5번타자 김민석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 10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두산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김민석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조성환 감독 대행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지난 3일 이후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두산은 4연패 탈출에 성공하면서 24승 3무 34패(9위)를 마크했다.
승부는 연장 10회말에 갈렸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상황. 1번 타순부터 공격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4구 승부 끝에 포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물러났다. 다음 타자는 케이브. 그리고 그의 질주가 시작됐다.
케이브는 KIA 불펜 정해영의 초구를 공략해 외야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렸다. 이때 1루를 밟은 케이브가 타구를 본 뒤 잠시 주춤하는 듯하다가 2루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아슬아슬한 세이프. 순간적인 그의 판단이 빛난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음 타석에 양의지가 들어섰다. 양의지가 유리한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를 공략, 3루 방면으로 땅볼 타구를 보냈다. 그런데 KIA 3루수 김규성이 포구 실책을 범했고, 타자 주자와 2루에서 움직이지 않던 케이브까지 모두 살았다. 1사 1, 2루 기회를 이어간 두산.
다음 타자는 두산의 거포 김재환. 초구 포크볼에 헛스윙. 2구째 포크볼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봤다. 순식간에 0-2의 불리한 볼카운트를 맞이한 김재환. 3구째 속구는 볼이었다. 그리고 4구째 포크볼에 배트를 헛돌리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2아웃.
그리고 다음 타석에 이날 두산 팬들의 영웅이 된 김민석이 들어섰다. 여기서 김민석은 지체없이 정해영의 초구 152km 속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천천히 빠져나가며 외야로 향했다. 이 사이 다시 한번 2루 주자 케이브의 폭풍 질주가 시작됐다. 그리고 KIA의 중계 플레이가 이어졌지만, 케이브가 홈플레이트를 쓰는 게 더 빨랐다. 두산이 천신만고 끝에 3연패에서 탈출하면서 동시에 두산 팬들에게 전율을 안긴 순간이었다. 끝내기 득점 후 케이브는 김민석에게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김민석은 비시즌 기간이었던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당시 두산이 롯데에 투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주는 대신 롯데로부터 김민석과 투수 최우인, 그리고 추재현을 받는 2:3 초대형 트레이드였다. 그리고 지난 2023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민석이 3년 만에 처음으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날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성환 감독대행은 "(아직 올 시즌 승리가 없는) 선발 최원준의 승리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두산의 승리가 지금 더 어떻게 보면 절실하다. 두산 베어스의 승리가 오늘 반드시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사령탑으로 첫 승을 거뒀다.
경기 후 김민석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팀이 연패 중이라 어떻게든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 점수 차가 많이 나지 않고, 10회초 수비를 마치고 들어올 때부터 찬스가 저한테 걸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 앞에 (김)재환 선배님이다 보니까, KIA 벤치 쪽에서 아무래도 저와 승부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타격 코치님한테 상대 투수의 구종과 패턴을 물어보면서 빨리 준비했던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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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5번타자 김민석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 10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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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5번타자 김민석(오른쪽)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 10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후 김대한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그는 "앞 선배들의 타순은 생각하지 않았다. 저한테 기회가 오면, 데뷔 첫 끝내기를 할 수 있는데 어떤 기분인지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초구에 무조건 승부를 내자 생각했다. 속구를 노렸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며 웃었다. 자칫 부담스러운 상황이 자신에게 올 수 있었지만, 오히려 즐겼던 것. 그의 스타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날 경기의 '숨은 영웅' 케이브의 주루 플레이를 보고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사실 이날 1회 케이브는 우중간 안타 후 2루까지 뛰다가 아웃되기도 했다. 김민석은 "사실 1회 케이브가 아웃되는 걸 보고, 연장 10회에는 도전을 안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만약 아웃되면 또 분위기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확실히 케이브는 남자더라. 죽더라도 2루에서 죽자는 생각으로 뛰었던 것 같다.(웃음) 워낙 성격도 밝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많이 한다. 2루에 가기 전 상황에서는 아웃될 수도 있겠구나 했는데, 중간 넘어서는 보니까 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이프가 된 후 팀원들과 같이 좋아했던 것 같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두산은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 3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김민석은 "어린 선수들이 최근에 엔트리에 많이 들어왔고, 경기에 나가다 보니까 아마추어 때처럼 같이 파이팅을 외치곤 한다. 저도 외야에서 들리지는 않겠지만,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면 '나이스'라고도 외치고, 아웃카운트도 같이 세곤 한다. 이렇게 다 같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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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5번타자 김민석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 10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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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5번타자 김민석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경기 10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며 두산이 승리했다. 김민석을 팬들에 인사시키는 조성환(왼쪽) 감독대행.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