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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리스, SBS, tvN |
2025년 상반기에도 콘텐츠 경쟁이 치열했던 가운데 화제의 작품이 몇몇 탄생했다. OTT가 다변화되면서 콘텐츠의 진정한 승부가 벌어져 시청자들은 양질의 드라마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상반기엔 '폭싹 속았수다'가 가장 큰 신드롬을 몰았고, '중증외상센터'도 호응을 얻어 넷플릭스가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지상파는 SBS의 부익부와 KBS의 빈익빈 격차가 컸고, 케이블은 평균 시청률 5%대도 나오기 힘든 현 미디어 환경에서 6~8%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들로 선전했다. 올 상반기 안방극장을 접수한 드라마 톱10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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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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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가장 크게 축포를 터트린 작품은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였다. 이 드라마는 제작 단계부터 톱스타 아이유, 박보검 주연작이란 자체로 큰 궁금증을 불렀고,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김원석 PD가 만나 완성도 면에서도 기대감을 솟구치게 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토박이 애순(아이유 분)과 관식(박보검 분)의 모험 가득 일대기를 그렸고, 문소리, 박해준, 염혜란, 나문희 등 명배우들의 호연과 진한 제주 사투리, 50년대부터 근현대사 전반을 추억케 하는 디테일이 잘 어우러져 남녀노소 모두 보기 좋은 드라마로 입소문을 탔다. 특히 모녀 사이의 애틋함, 한국인만이 품을 감수성이 잘 묘사돼 극찬받았다.
이 작품은 공개 당시 넷플릭스 국내 1위와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1위를 8주간 달성하며 국내외 인기를 증명했다. 3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TV-OTT 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를 차지했고, 3월과 4월 한국갤럽이 조사한 가장 즐겨보는 방송 영상 프로그램에서도 1위에 오르며 '폭싹 신드롬'을 입증했다. 여기서 비롯된 '양관식병', '학씨' 유행어가 온오프라인을 달궜다.
넷플릭스는 '폭싹 속았수다' 직전 1월 공개된 '중증외상센터'로도 일찍이 호응을 얻었다.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목숨을 살려내는 이야기로 의학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히어로물, 리얼한 수술장면, 외상외과 성장캐 양재원(추영우 분)과의 티키타카, 루키 추영우에 대한 대중적 관심, 작가가 이비인후과 전문의란 점 등 여러 매력이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이낙준 작가는 "이미 시즌2, 3를 상정하고 만든 드라마"라고 밝히며 '중증외상센터'의 시즌제를 기대케 했다. '중증외상센터' 역시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해외에 작품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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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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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
SBS에선 '나의 완벽한 비서'와 '귀궁'이, MBC에선 '언더커버 하이스쿨'이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나의 완벽한 비서'는 일'만' 잘하는 헤드헌팅 회사 CEO 지윤(한지민 분)과, 일'도' 완벽한 비서 은호(이준혁 분)의 밀착 케어 로맨스로, 로코퀸 한지민과 이준혁이 선보이는 오랜만의 로맨스물로 주목받았다. 이에 '나의 완벽한 비서'는 최근 로맨스물이 거두기 힘든 성적인 최고 시청률 12%(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달성했다.
'귀궁'은 판타지와 K-귀신, 로코가 절묘하게 섞인 신선한 오컬트물로 해외에서도 관심 받으며 최고 시청률 11%를 기록했다. 비투비 육성재가 빙의한 1인 2역, 우주소녀 김지연이 귀신 쫓는 무녀 역을 이색적으로 연기하며 '연기돌' 조합의 성공 케이스를 보여줬다.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서강준이 군 전역 후 3년 만에 선보인 복귀작으로, 제대 후 더 '얼굴 천재'가 된 서강준의 미모가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서 소소하게 화제를 모았다. 그는 언더커버 요원과 고등학생을 오가는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며 8.3%의 최고 시청률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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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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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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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
CJ ENM도 효자 작품을 여럿 낳았다. tvN '원경',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 티빙 '스터디그룹'이 대표적이다.
'원경'은 방영 초 차주영 등 여배우의 전라 노출신이 갑론을박을 불렀다가 노이즈 마케팅이 곧 드라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다행히 태종 이방원(이현욱 분)과 원경왕후(차주영 분)의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그려져 호평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고 시청률은 6.6%(이하 닐슨 코리아 유료 전국 가구 기준)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로 만들어진 '언슬전' 역시 의료 파업의 여파를 직격타로 맞아 부정적인 여론을 뚫고 겨우 방영을 했는데, 막상 드라마를 본 이들은 휴머니즘 스토리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레지던트 1년 차 오이영(고윤정 분), 표남경(신시아 분), 엄재일(강유석 분), 김사비(한예지 분)의 성장 스토리와, 오이영과 레지던트 4년 차 구도원(정준원 분)의 로맨스 등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신원호 감독의 신인 발굴 안목 역시 또 한번 통해 8.1%의 최고 시청률을 거뒀다.
'스터디그룹'은 올해 시청자들에게 OTT 플랫폼 티빙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 이 작품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몰빵된 윤가민(황민현 분)이 최악의 꼴통 학교에서 피 튀기는 입시에 뛰어들며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는 코믹 고교 액션물이다. 드라마 '환혼'에 이은 황민현의 시원시원한 액션을 비롯해 차우민, 이종현, 신수현, 윤상정, 공도유 등 신인의 발견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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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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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NA |
박보검은 JTBC '굿보이'도 성공시키는 바람에 올해 상반기에만 두 번 웃었다. '굿보이'는 아직 16회 중 절반까지 방영됐는데도 시청률 6.4%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보검은 극 중 전 복싱선수였다가 강력특수팀 순경이 된 윤동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는 거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전작 '폭싹 속았수다' 속 '과묵 다정' 양관식과 180도 다른 매력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ENA는 '신병3'로 웰메이드 명맥을 이어갔다. 2022년 시즌1, 2023년 시즌2에 이어 2년 만에 돌아온 '신병3'는 특유의 하이퍼 리얼리즘 코미디로 마니아 시청층을 끌어모았다. 이번 시즌에선 조교 출신인 배우 김동준이 새롭게 투입됐다. 시청률은 3.3%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