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본능에 충실한 연기하고 싶었다"

부산영화제 폐막작 '주홍글씨' 기자회견

부산=이규창 기자 / 입력 : 2004.10.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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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4시5분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 '주홍글씨'(감독 변혁ㆍ제작 LJ필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주홍글씨'의 시사회가 끝난 후 부산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 LJ필름 이승재 대표, 변혁 감독과 주연 배우 한석규, 이은주, 성현아, 엄지원이 참석한 가운데 회견이 진행됐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이승재 대표를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김기덕 감독의 작품활동을 꾸준히 지원해온 분"이라고 소개한 뒤 참석자들의 간단한 인사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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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막작에 선정된 것은 언제 알았는가?

▶(한석규) 영화 촬영이 거의 끝날때 쯤 알게 됐다. 내 영화가 개막작 혹은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단어로 표현하기는 힘든데, '기대감' 혹은 '긴장감'이랄까. 영화제의 폐막작에서 상영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으니까, 그것도 부산영화제라서 더욱 그렇다. 부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많이 변했네요. 그런데 아쉬운 건, 아파트가 자꾸 들어서고 도로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 '주홍글씨'가 폐막작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변혁) 왜 폐막작으로 선정됐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영화인지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렵다(웃음). 첫 장면에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는 성경 구절을 넣었다. 에덴동산의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선악과를 따먹지는 않았을 것 같다. 금기, 그러나 끝내는 하고 싶은 어떤 것. 굉장히 재미있고 하고 싶지만, 지나칠만큼 대가가 비싼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스타들과 함께 작업한 기분이 어떤가?

▶(변혁) 기분 좋다.

- 사진관 여자가 "사랑했으면 괜찮은 건가요?" 라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 변혁 감독의 생각인가?

▶(변혁) 이 시대에서는 불륜 정도는 되어야 '희생을 담보로 한 사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낭만 시대에 있었던 희생을 감수하는 사랑이다. 그렇다고 내가 찬성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진짜 그런 것을 감수할만큼 사랑했다는 점은 인정해주자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악과를 따먹은 것은 나쁜 것이고, 그에 대한 대가는 치러야 한다. 사랑한다고 해서 모두 된다는 것은 아니다.

- 형사가 너무 스타일리시한데, 외모만 화려하게 만든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변혁) 잘 지적했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허한, 그런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 성현아 캐릭터 같은 경우도 결핍이나 특별한 고통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관을 더 화려하게 꾸몄다. 경찰서가 더 깨끗하고 좋아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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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까지 한석규의 연기와는 달리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데.

▶(한석규) 조금 다른 연기를 하고 싶었다. 연기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나이를 들면서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우기보다는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본능, 본성이 무뎌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홍글씨'는 굳이 따지고 본다면 한석규라는 인물과 기훈이라는 캐릭터의 본능에 충실해서 연기하려고 했다.

-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려주는 장면들이 있는데, 어떤 의도인가?

▶(변혁) 과거에는 핸드폰이 작은 매체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감정을 소통하는 도구로 잘 쓰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영화에서 활용하고 싶었고, 중요한 대사나 감정을 이야기할 때 핸드폰을 많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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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보이'에서처럼 안개에 가린 듯 캐릭터가 명확하지 않다. 영화가 끝나도 그녀의 '이유'는 밝혀졌어도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없는데, 본인은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했나?

▶(엄지원)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나 자신은 정확히 알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드러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사랑했다면 괜찮은 건가요?" 라는 대사를 했는데, 본인은 이 부분에서 어떻게 연기를 했는가?

▶(성현아) 대본을 봤을 때는 "사랑했다면 괜찮은 건가요?" 라는 대사가 목이 메이면서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모든 상황이 끝나고 절제된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고, 나중에 보니 감독님이 옳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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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드신이 많았는데 촬영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이은주) 전에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인간 이은주이기보다는 가희이기를 바랬다. 그래서 어려움 없이 무사히 촬영을 잘 마쳤다.

- 부산에 대한 느낌이 어떤지? 그리고 한석규의 단점은?

▶(이은주) 부산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다. 한석규씨는 오래 알아왔지만 단점이 없는 것 같다. 너무 가정적이란 것이 단점이랄까. 최소한 이 영화에서는 기훈이기를 바랬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가정적이다.

▶(성현아) 부산에는 추억이 많다. 부산영화제도 왔었고 오들오들 떨면서 화보도 찍었던 곳이다. 한석규씨는 술을 못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같이 술마시면서 친해지고 싶었는데 잘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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