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원 “지한파 육성 공론화해야”-②

정재형 기자 / 입력 : 2005.01.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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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은 12일 “한류 지역에서 한국어 교사 파견, 체계적 교재 마련 등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문화원 설립, 교환교수제 등으로 지한파(知韓派)를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이날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나 국회가 직접 나서서 인센티브, 보조금 들을 지원하면 부작용이 클 수 있지만 한류 지역 국가들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간접적인 지원을 해 나가면 서로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민 의원을 만났다.


- 한류 사업의 문제점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정부나 국회가 나서서 할 수 있는 게 있나.

▶ 정부나 국회가 직접 너무 크게 개입하면 오히려 해당 국가 내에서 ‘문화 침략 아니냐’는 등 반발도 있을 것 같다. 인센티브, 보조금 등은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론화는 필요하다. 국회가 한류의 문제점을 공론화해서 그런 편의주의적이고 우월주의적인 사고를 바꿨으면 한다.

현지 목소리를 듣고 우리에게 무엇이 문제인가를 중간 재점검할 수 있다. 너무 ‘잘 된다, 잘 된다’라는 말만 있으니까 좀 오만하고 한탕주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 공론화 말고 정부나 국회가 구체적으로 추진할 것이 있다면.

▶ 예를 들자면, 한국 문화원을 짓는 문제를 들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문화원을 아무리 크게 지어봤자 중국이나 동남아에 짓는 것만큼 효과가 있을까?

또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몽고 등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한국어를 서로 배우려 해서 대학에 한국어학과가 신설되고 영어, 일어 등 학과 보다 경쟁률이 더 높기도 하다고 한다. 그런데, 체계적인 한국어 교재도 보급돼 있지 않다. 국회나 정부가 이를 공론화해서 예산 등을 지원해야 하지 않겠나.

특히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은 자원의 보고이며, 우리의 투자처이다. 미래에 한국에게 아주 중요한 생산기반이 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한류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의 판매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 한류 지역에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 같다. 정부가 한국어 교사를 육성하고, 체계적인 한국어 교재를 국가별로 만드는 등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인적자원이 많다. 한국어 교사의 경우 퇴직교사, 퇴직 언론인 등이 할 수도 있을 듯하다.

또 지한파(知韓派)를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학 온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거나,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다. 미국 공립학교 홈스테이의 경우 월 40만원이면 가능하다고 들은 적도 있다.

드라마 판매에서도 현지 에이전트를 없애고 입찰 경매식 직판체제로 바꿨는데, 에이전트에게 수수료를 좀 떼이더라도 현지에 우리편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직판을 하더라도 대리점을 내고 현지에 뿌리박고 해야지 한국으로 불러서 보고 판단해라는 식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대만 연예인들이 생존권 차원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 반대 시위를 할 때 처음에는 여론이 ‘니네들이 잘 만들어야지’ 였는데, 나중에 결국 관세 매기는 쪽으로 결론 났다. 지한파가 필요하다. 한류 국가 교수들을 불러서 교환교수 프로그램도 하고, 문화예술인 교류도 많아져야 한다.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강국에는 비굴하고 약국에는 오만한 경향이 있는데, 이런 발상을 바꿔야 한다. 문화적 심리를 고민해야 한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도 크게 보면 민간 외교관이나 마찬가지다. 인도주의를 갖고 형제애로 대해야 한다.

- 이건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드라마 중에 즐겨 보시는 게 있는지.

▶ '대장금', '겨울연가', '상도' 등을 봤고 최근에는 '해신', '불멸의 이순신' 등 역사물을 좋아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잘 안 본다. 기자 시절에도 새벽 1~2시에 들어가니까 잘 못 봤고,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TV는 바보상자’라는 말을 많이 들어 잘 안 봤다. 미국 특파원 시절에는 한국 드라마가 비디오로 나와 있어 좀 본 적이 있다.

드라마는 시간을 너무 많이 뺏는다. 가능한 한 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해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통찰력이 필요하다.

- 한류에 드라마만 있는 게 아니고 음악, 영화, 게임 등도 있다. 이런 부분도 함께 고려하고 있나.

▶ 물론이다. 드라마가 일단 한류의 중심이다. 음악은 중국에서 크게 인기가 있는 것 같고 일본에서는 아니다. 보아의 경우 일본식으로 육성됐다. 영화는 드라마만큼 인기가 없는 것 같은데, 우리 현대사의 배경과 한국적 상황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게 많아서인 것 같다. 게임은 온라인 게임이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진=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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