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고참형사' 신은경 VS '6세연하 신참' 문정혁

영화 '6월의 일기'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김현록 기자, 김수진 기자 / 입력 : 2005.08.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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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과 김윤진 두 무게있는 여배우와 에릭이란 가수로서의 이름을 버린 배우 문정혁이 만난 범죄 스릴러 영화 '6월의 일기'(감독 임경수·제작 세븐온픽쳐스 필름앤픽쳐스)가 26일 촬영현장과 함께 꼭꼭 숨겨왔던 배우들을 공개했다.

'6월의 일기'는 미리 쓰여진 일기가 예고하는 살인사건을 따라가는 형사들의 이야기. 신은경은 이번 영화에서 34살의 노처녀 열혈형사 추자영 역을, 문정혁은 자영과 짝을 이루는 28세 신참형사 김동욱 열을 맡았다. 김윤진은 자영의 단짝이자 사건의 단서를 쥔 간호사 서윤희로 분했다.


이날 오후 경기도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에서는 촬영현장 공개에 앞서 주연 신은경과 문정혁, 임경수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의 일문일답.

-문정혁씨는 매 작품마다 변신을 보여왔다. 이번 작품에는 어떤 특별한 변신을 준비했나.

▶문정혁=특별히 변신하려고 노력한 건 없다. 오랫동안 활동한 분들에게나 연기변신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다. 아직 제 위치에서는 연기변신이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거보다는 다른 역할에 알맞게 제 안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 같다. 이번 역할은 형사고 제가 해본 적이 없다. 매번 다른 역을 맡아왔는데 이번에는 신세대 역할이란 새로운 역을 맡았고 기존과 다르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아도 새로운 모습이 나올 것 같다.


-'6월의 일기'란 제목의 뜻은. 또 예고살인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사용한 소재다.

▶임경수 감독=제목은 어찌보면 멜로같은 분위기지만 영화는 스릴러다. '6월의 일기'란 영화 속 누군가에 의해 한달 전에 쓰여진 일기고 예고된 살인 내용이 담긴 중요한 물건이다. 영화를 보면 '6월의 일기'란 제목에서 받는 느낌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예고된 살인사건이 나온다며 '마이너리티 리포트' 얘기를 하는 걸 들었다. 그 느낌과는 다르다. 상황상황을 끊어나가며 현재 진행형으로 가고 있다. 이건 큰 거시적 지점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형사들이 풀어야 할 커다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담겼다. 현장검증요원의 추리 모티프라고 할까.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런 모습이 있다.

▶신은경=많은 시나리오 중에 이렇게 빨리 진행되는 게 없어서 스태프고 배우고 다 배워가며 찍고 있다. 이틀에 한번 사건이 일어날 정도니 얼마나 빨리 사건이 진행되는지 아실 거다. 나도 매일 대본을 끼고 공부를 하고 있다. 잠시 잠깐도 관객에게 틈을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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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형사 스릴러라는 소재가 재미었다.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임경수 감독='6월의 일기' 이전에 여형사, 혹은 여자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큰 틀의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한 2년 전쯤이다. 10년이나 15년 전쯤인가? 여형사가 나오는 이현세 만화작가의 '블루엔젤'을 김완선을 캐스팅해서 만들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땐 말도 안되는 영화라고 했다. 투자도 안됐고.

2년 전 쯤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했다. 정치적으로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여성 권력이 지위적으로 올라가 있다. 실제로 강력계에도 여형사들이 있다. 예전엔 위장수사 정도였는데 지금은 마약반에서 일을 할 정도다. 충분히 현실감이 있다.

강한 열혈 여형사라는 게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송강호 등이 보여줬던 남자 형사는 강하고 터프한 맛이 있는데 열혈 여형사는 전반적으로는 터프한 이미지라고 해도 남자보다 디테일이 있다. 끝까지 놓치지 않는 섬세함이 많이 활용될 것 같다.

▶신은경=내가 여형사라 생각해본 적이 없고 형사라고 생각했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하고는 캐릭터나 성격이 많이 다르다. 그런 점이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

▶임경수 감독=제가 너무 여형사 얘기만 많이 해서 여형사가 혼자 끌고가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저 역시 여형사가 아니라 형사라고 생각했다. 34세의 노처녀 열혈 여형사와 28세 신참 형사. 새로운 콤비가 끌고가는 영화라고 봐주시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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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씨는 2년만의 작품이라 떨림이 남다를 것 같다. 문정혁씨는 신은경씨에게 어떤 것을 배워가고 있는지. 혹시 먼저 영화를 찍은 김동완의 조언이 있었나?

▶문정혁=먼저 말씀드리자면 동완이는 조언은 없었다. 그냥 문자로 장난치고 개봉하면 보러갈까 말까 장난하고 그런다. 멤버들끼리 연기나 서로의 일적인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는 걸 굉장히 창피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장난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번 영화에서 신은경 선배와 함께하게 됐는데 처음에 제가 갖고 있던 이미지들이 완전히 바뀐 것 같다. 현장에서 너무 섬세하고 다정하고 누나 같고 잘 챙겨주고…. 영화적인 걸 떠나서 밥먹는 것도 챙겨주고 피곤할 때 약도 챙겨주고 너무 고맙다.

선배 연기자로서는 이제 벌써 중반이 넘어가서 후반 촬영을 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매신 매컷 연구하고 공부하시는 모습이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외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나 함께 고생하시는 부분을 다 챙겨주신다. 저는 그러질 못해서. 다 배울 점인 것 같다.

▶신은경=우리 문정혁씨는 나이가 많은 분이 아닌데 40대처럼 상대의 마음을 배려해준다. 고된 스케줄인데도 위로를 많이 얻고 있다. 지치면 안돼, 그런 식으로 내가 많이 배려를 받고 있다. '6월의 일기' 통해 좋은 배우로서 평가받고, 영화 보러 오시는 분들이 문정혁이란 배우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게 될 것 같다.

비슷한 시점에 'Mr. 주부 퀴즈왕'을 했다. 먼저 시작한 것 때문에 쉬는 시간 없이 곧바로 촬영이 이어졌다. 살짝 지치고 힘이들다 보니까 뭔가 모자라거나 놓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뭔가를 계속 하게 된다.

지친 모습이 극중 추자영 형사가 처한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 연쇄사건이란 게 흔한 일이 아니다. 거기에 자신의 감정적인 부분이 개입된다면 더 많이 힘들어지지 않겠나.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영이 심리적으로 힘들고 지쳐있는 상황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너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새벽에 힘들다고 하면 감독님이 '너무 좋아요, 너무 좋아요' 하실 정도다. 내가 힘든 사건에 임하고 있다, 마지막 투혼까지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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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역할이 두 배우의 실제 이미지와 얼마나 같고 다른지 궁금하다. 특히 신은경씨는 전작(조폭마누라)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문정혁=동욱이란 캐릭터랑 많은 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이대도 같고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비슷할 것 같다. 성격 자체도 너무 진지하거나 틀어지지 않은 평범한 스물여덟살의 남자다. 형사 일을 경험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봐왔던 부분, 느꼈던 부분을 작품을 통해서 새롭게 배워가고 있는데 이를 통해 김동욱이란 형사의 모습을 만들어 갈 것 같다. 많은 점이 비슷해서 그렇게 나와 다른 역할이라는 생각은 안 갖고 있다.

▶신은경=전작을 기억한다고만 생각해도 감사하고 기억하고 보러오신다고 하면 더 감사하다. 실제로 그런 성격이 아니다. 역할의 이미지로 보이다보니까 다들 제가 그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지 않나 싶다. 오히려 실제 모습은 '6월의 일기' 추자영과 훨씬 비슷할 거라고 생각이 든다.

제가 이 사건에 임하고 있느 형사이기 때무에 사건에 집중하는 거지 내가 어떻게 보여지고 비춰진다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내 주위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배역들이 아주 크고 단단하고 딱딱한 고목나무같은 느낌이었다면 '6월의 일기' 추자영은 벼와 같다. 바람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흔들리는. 특히 다른 사람과 묻혀 있을 때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내가 여자란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면 드러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일단 내게 맡겨진 걸 어떻게 잘 소화할까 이 생각밖에 없다.

▶임경수 감독=신은경씨 같은 경우 조폭에서 형사로 왔다는 느낌보다는 오랜만에 전통극 연기를 선보인다는 데 놀라시게 될 것같다. '조폭마누라' 등이 다소 과장된 모습이 드러나는 기획영화였다면 이건 장르영화다.

<사진=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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