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7년차..영화 '방과후 옥상' 첫 단독주연 봉태규

"애썼다. 너 왜 이렇게 열심히 했니." 봉태규의 첫 단독주연작 '방과후 옥상'(감독 이석훈·제작 씨네온엔터테인먼트)을 본 어느 미남배우가 그에게 들려준 감상이 이랬다.
봉태규는 정말 애썼다. 고된 촬영에, 남모를 부담감에 바짝바짝 말라가면서도 깡마른 왕따학생을 연기하느라 그 좋아하는 빅파이 하나 편히 먹질 못했다. 함께하는 신인들을 풀어주느라 농담 밑천이 떨어지면 전수까지 받아가며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했고, 발등을 접질려 목발 신세를 지면서도 기어코 액션신을 다 찍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이번에만 애쓰며 영화를 찍은 건 아니다. 만면에 싱긋 웃음을 띠고 농담하듯 그가 한 말이 이랬다.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내세울 게 없어서요. 연기마저 못하면 안돼요."
봉태규뿐이 아니다. 그가 맡은 영화속 남궁달의 고생도 만만찮다. 왕따 클리닉을 마치고 찾아간 새학교 전학 첫날, 호기롭게 건드린 녀석이 하필이면 학교 짱이라니. 방과후 옥상에서 그와 맞닥뜨리지 않기 위한 남궁달의 발버둥은 실로 처연하다. '봉태규=남궁달' 같은 공식이 자연스레 떠올릴 정도로 착 맞는 캐릭터건만 봉태규는 그 처절함만이 자신과 남궁달의 유일한 공통점이란다. 그리고 연기를 위해선 어떤 캐릭터라도 처절함이 빠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처절함이 있기에 웃길 수도 있고 서글프기도 한 거라고 생각해요. 어느 작품에서건 캐릭터를 만들 때 항상 공통으로 가져갔던 게 바로 처절함이예요." 그는 삶이 처절하다보니 연기도 따라가더라며 이야기를 이었다. "다른사람도 아닌 제가, 원톱 주연까지 오는데 그 길이 얼마나 처절했겠어요. 생각좀 해보세요!"

2000년 그의 데뷔작 '눈물'을 떠올려본다. 도무지 배우같지 않던, 푸른색 머리칼의 불량기 가득한 소년 창이 바로 그였다. 실제로 당시의 그에게 영화란 조금 더 짭짤한 아르바이트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힘을 못쓴 덕에 '뭔가를 보여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했고 그것이 지금의 봉태규를 만들었다. "지금은 많다고 하시지만 다작이 아니에요. 무명배우가 1년에 한 작품 하는데, 삶이 힘들고 처절할 수 밖에 없었죠."
2003년에 청춘시트콤 '논스톱' 출연을 결정한 것은 캐스팅 때마다 발목을 잡던 '그놈의 인지도' 때문이었다. 봉태규는 '까짓거 매일매일 TV 나와서 팍팍 올려주겠다'고 다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지만 '바람난 가족'으로 영화 쪽에서 한창 주가가 올랐을 때 내린 모험이었던지라 봉태규는 그때도 참 처절했다. 막 앨범을 내고 함께 절박해했던 MC몽과 "사람들 집밖에 나가지 말고 TV보게 매일매일 비가 왔으면 좋겠다" 따위를 두런거렸더랬다.
'광식이 동생 광태'의 매력적인 연하남으로 뭇 여성팬들을 사로잡고 '방과후 옥상'으로 단독 주연 신고식을 제대로 치른 지금도 봉태규는 여전히 처절하다. "앞으로도 처절할 거예요. 잘 되면 잘 되는 대로 처절할 거고, 중간정도다 그러면 더 잘 되기 위해서 처절할 거고.…"
이제는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한 넉살과 여유마저도 밤잠을 설쳐가며 궁리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고백하는 그에게, '처절함'이란 '치열함'의 다른 표현일 터였다. 여유 속에 담긴 치열함, 치열함 속의 여유. 몹쓸 바람둥이어도 천하의 왕따여도 봉태규가 여전히 사랑스럽게만 느껴지는 비결이 바로 거기 있었나 보다.

<사진=박성기기자 musictok@>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