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야' 크레이지 "개그에 미쳐, 우리도 미쳐"

유순호 기자 / 입력 : 2006.09.3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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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야'의 인기코너 '크레이지'의 한 장면.


“우리가 정말 미쳤을까요.”

MBC 개그프로그램 ‘개그야’(연출 김정욱 노창곡)가 가파른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독특한 개성으로 뭉친 4인조 개그그룹 ‘크레이지’에 대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혼자 대화를 나누는 정성호, 날다람쥐 사진을 가리키며 바바리맨이라 외치는 오정태, 음식으로 개그의 참 맛을 보여주겠다는 신동수, 자신을 어리석은 광대라 부르며 도통 말이 되지 않는 랩을 하는 양헌, 이 네명의 남자가 그 주인공이다.

평균연령 30세로 신세대를 겨냥해 최근 급속도로 젊어진 개그판에서는 노령화된 그룹에 속하지만 그만큼 탄탄한 조직력과 노련미는 다른 개그그룹을 앞선다.

오랜 무명 생활을 거친 이들은 식상한 개그 흐름을 뒤집을 미친 개그를 해보자 생각을 모았고 김성 작가의 마무리 손질로 ‘크레이지’를 탄생시켰다.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과 개그맨 답지않은(?) 외모를 겸비한 정성호는 한때 음반을 출시하기도 한 가수 출신 개그맨이다. 1993년 3인조 댄스그룹 이프(IF)로 가요계에 데뷔했지만 기획사의 문제로 7개월만에 해체하고 군입대를 했다.

제대후 1998년 MBC 개그맨 공채로 개그의 길에 접어선 그는 ‘목소리왕’ ‘라이브히어로’ 등 숱한 음악 개그로 긴 무명의 시간을 이어왔다.

“가수에 대한 미련을 미친 척 개그로 펼쳐보자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시청자들의 웃음이 들리는 것 같네요.”(정성호)

순돌이를 닮은 얼굴이 방송에서 재미를 주겠다는 선배 개그맨 유재석의 제안으로 신동수는 순돌이 개그로 ‘크레이지’에 임했다. 이용식 홍금보 강부자 선동렬 김을동 등 많은 스타들의 얼굴이 그의 얼굴에 닮은꼴로 표현된다는 것이 웃음의 핵심이었다. 큰 덩치에 통통한 얼굴이 웃음의 무기가 된 것이다. 이어 스타 닮은꼴 개그는 음식개그로 이어졌다.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 평소에 음식을 먹다가 불쑥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해요. 조금 힘든 점은 방송중에 마구 먹다보니 이 사이 낀 음식을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는 점. 하하.”(신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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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웃음을 주는 오정태.


양헌도 평소의 습관을 개그로 옮겨왔다. 대화를 하다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개그로 만들어 보자는 제안에 힙합소년 ‘어리석은 광대’ 캐릭터를 찾았다.

“사실 힙합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그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랩처럼 읊을 뿐이죠. 그래서 더욱 ‘똘아이’ 같아 보이죠(웃음). 평범한 것에 대한 미친 생각이 가끔은 공감대를 갖게 하나봐요.”(양헌)

오정태는 ‘개그야’의 전 출연자중 가장 대사가 적다. 그의 대사는 일주일에 3단어 10음절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평범한 사진을 가리키며 엉뚱한 단어를 외치는 그의 개그는 핵폭탄 급이다.

“일주일에 100장 이상의 사진을 찾아보고 50장 정도를 골라 내죠. 그중 방송용으로 만들어간 10장 안팎의 사진중 최종 3장의 사진이 방송을 타게 됩니다. 요즘은 자신의 사진을 써 달라는 일반인들의 제보도 가끔 있죠. 크레이지의 보람이 있긴 하네요(웃음).”

‘크레이지’ 멤버들의 공통된 생각은 미치지 않고서는 웃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개그에 미쳐 자신들도 미쳐간다는 ‘크레이지’는 “거부감 없는 미친 개그로 식상하지 않은 웃음을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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