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테러위험에 정상생활 어려워"(일문일답)

김원겸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6.12.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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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임성균 기자 tjdrbs23@>


12월5일, 가수 이승철이 자신의 만 40세 생일날 착잡한 심정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근 마약이 든 우편물로 2억원의 협박을 받은데 이어 공연중 던진 물병에 부상을 입은 관객으로부터 소송당해 1000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은 이승철은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4시30분 담담한 표정으로 회견장에 들어선 이승철은 50여명의 취재진을 향해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물병사건'과 '마약우편물협박사건'의 경위를 밝혔다.

이승철은 '물병사건'에 대해 "지난해 9월6일 생긴 일이다. 그때 당시에는 제가 간단하게 방송과 언론을 통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오늘 판결이 또 나왔기 때문에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사건경위와 심경을 전했다.

이승철은 "고의가 아니고 공연 중 팬들을 위한 행동이었는데, 그런 결과가 나왔다. 안타까운 점은 인간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인데, 민사까지 가서 돈 얘기까지 오갔다. 또 라이브를 하는 후배들에게 선례를 남길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사건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는 이승철은 "몇 달 전 담당판사로부터 합의를 보지 않겠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피해자는)전치 2주에 3000만원이라는 상당한 금액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가 합의금을 이끌었는데 그 금액이 마음에 안들어 다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연예인으로서, 공인으로서 너무 안타까웠다. 판사님께 사건이 다 알려졌기 때문에 법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했다. 항소할 생각은 없고, 피해자 분께 죄송하다. 그렇게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내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철은 "안타까운 점은 크리스마스 등 공연 때마다 행사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팬들과의 낭만도 없어졌다는 안타까움도 든다. 이를 계기로 더 성숙하게 공연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철은 마약우편물 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한 경위를 밝혔다.

이승철은 "애초 말을 안하려 했는데, 많은 연예인들이 음으로 양으로 협박과 공갈을 받고 있다. 나 역시 이번에 일을 겪었다"면서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느꼈고, 결국 돈이라는 문제에서 연예인이 미끼가 되는 것이 안타까웠다. 현재 피해 연예인이 5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대충 이름은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이제는 이런 일에 대해 연예인도 당당하게 맞서야 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했다. 같이 피해를 입은 연예인들에게 (기자회견을 통해)마약배달 사건을 밝히고 내가 대표로 얘기하겠다고 통화를 했다"며 "마약 전과가 있는, 또 다른 전과가 있는 연예인이 타깃이 돼서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이승철은 마약우편물 사건에 대한 경위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승철에 따르면 팬으로부터 소포가 와서 개봉해보니 주사기 10개에 마약이 들어 있었고, 2억원을 사이버 머니를 거래하는 계좌에 입금하라는 협박을 받았다. 이승철은 곧바로 검찰로 달려가 신고하고 도핑테스트를 받았고, 음성반응을 얻었다.

한 달 후 후배 A씨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았고, 이승철은 자신과 함께 협박을 당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협박범은 A씨에게 '입금하지 않은 이승철이 어떤 보복을 받는지 보고 돈을 입금할지 결정하라'고 위협했다. 이후 이승철은 경호원과 매니저가 24시간 함께 생활해왔으며, 집이 아닌 호텔에서 지내왔다.

이승철은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태다. 가수 21년 생활 중 이런 일 처음이다. 나 말고도 이런 일 당하는 가수가 많다"고 토로하며 "영화배우나 탤런트들이 협박을 받고 말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을 많이 봤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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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우편물 협박관련 도핑테스트 과정을 말해달라.

▶모발과 소변을 채취해서 국립과학수사소에 의뢰해 약 2 주 뒤에 결과를 받았다.

-범행수사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각 피해자들이 각기 다른 기관에 의뢰했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합동으로 수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러 명의 연예인이 연루됐는데 직접 기자회견을 된 이유는.

▶지금도 그들을 보호하고 싶다. 또 지난해 공연 중 던진 물병에 부상을 입은 관객에 대한 판결이 나온 것도 기자회견의 한 이유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현재 솔직한 심정은.

▶이렇게 오랜시간 가수를 했지만 정말 충격적인 일이고 이를 위해 나서서 기자회견한다는 사실이 걱정됐다. 그런데 좀 더 나은 연예인들의 삶을 위해 이 정도는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하루빨리 범인을 잡아주시길 바란다. 우리 가수들은 음악하고 노래하고 공연하는 단순한 직업이다.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좋겠고, 모든 분들이 잘 해결되도록 기도해주셨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늘 좋은 일만 말씀드려도 모자란데 이런 일로 찾아뵙게 돼 죄송하다. 국민 여러들의 연예인에 대한 사랑을 당부한다. 사실 오늘 이 자리는 나를 걱정해 주는 팬들 때문에 섰다. 그냥 덮어두기보다는 정확하게 헤쳐나가고 싶었고, 이런 모습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경호원과의 생활과 정신적으로 받은 충격은 어떤가.

▶우리는(이승철을 비롯 협박피해연예인) 해가 지면 못다닌다. 매니저 분들이 항상 붙어있어야 한다. 나 뿐 아니라 후배가 걱정되는 것은 테러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물을 먹거나 지나가다 흉기에 찔리 수도 있는 등 순식간에 일어나는 것이 테러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다. 또 가족들 모두 걱정하고 있다.

-이전에도 마약관련 협박을 받은 적이 있나.

▶이번이 처음이고 그래서 또 놀랐다.

-보복의 위협은 없나.

▶어떻게 보복하겠다는 내용은 없었지만 다른 연예인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 보복에 관한 것이 있었다. 다른 연예인들이 받은 편지에 '이승철에게 같은 수법으로 마약을 보냈는데 이승철이 돈 입금을 안했다. 이승철에게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당신들은 돈을 입금하라'라고 쓰여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다른 연예인이 받은 편지 내용을 확인했다.

-용의자가 CCTV에 잡혔다는데 사실인가.

▶CCTV 용의자가 잡힌 것으로 안다. 다른 분께 전달되는 과정에서 잡힌 것으로 안다. 우리는 택배로 배달와서 용의자가 잡히지 않았다.

-부상관객이 1000만원 배상판결을 받은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원래 초기의 합의금은 900만원이었다. 소속사, 보험사, 공연사가 각각 300만원씩 지급하려 했다. 그런데 1000만원을 맞춰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공연기획사를 설득해 돈을 더 받게 도와드리겠다고 했지만 다음날 나를 고소했다. 서로 이해하며 해결할 수 있었는데 일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 결혼을 앞둔 남성관객이라 축가까지 불러드린다고 했었는데…. 어쨌든 이렇게 돼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여러분이 잘 지켜봐주시고 도와주시길 바란다. 나도 이번 일로 당황했고, 경호원과 매니저가 24시간 함께하며 집에도 못가고 호텔생활을 하고 있다. 영화배우나 탤런트들이 협박을 받고 말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들을 많이 봐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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