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빛못본 불우(不遇)의 명반은?

김원겸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6.12.0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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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의 명반'을 남긴 가수들. 왼쪽부터 노을 화요비 멜로브리즈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불우(不遇)란 재능이나 포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때를 만나지 못하여 불운함을 뜻한다(국립국어원).

수많은 사람들이 때를 만나지 못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요계에도 뛰어난 음악성과 가창력을 바탕으로 명반을 만들어냈지만 때를 만나지 못해 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은 음반이 수두룩하다. 대중의 빛을 보지 못하기엔 너무 아까운 음반들을 정리해봤다.


남성 4인조 노을은 늘 '희한하게 뜨지 않는다'라는 말을 듣는 그룹이다. 이들의 풍부한 가창력과 음악성을 가졌지만 세 장의 음반은 기대만큼 미치지 못했다.

지난 2월 발표한 3집에서 곡마다 '조화'와 '절제'를 모토로 멋진 화음을 빚어냈다. 타이틀곡 '전부 너였다'는 네 남자의 화음에다 슬픈 가사가 더욱 감동을 자아냈다. '나무' 등 다른 수록곡들도 귀를 끌었지만 판매량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을 줬다. 노을은 '세계 최초의 모바일 가수'라는 꼬리표는 계속됐지만 음악성과 가창력에 비해 대중들의 평가는 너그럽지 못했다.

노을과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화요비 5집도 아쉽다. 타이틀곡 '맴맴 돌아'는 박화요비의 숨겨진 진가를 느끼게 했다. 얇은 소리에 익숙해 있던 사람들은 솔 창법으로 거칠고 묵직하게 부른 '맴맴 돌아'를 듣다보면 박화요비의 새로운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양파의 '아디오'를 작곡한 이상호의 역작.


'사막을 나는 나비'도 젊은 작곡가의 곡으로 신선한데다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멀리 아르헨티나까지 다녀왔다. 그러나 가수무대보다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노래가 묻힌 점이 안타깝다.

신인그룹 멜로브리즈는 중견 연기자 박근형 아들이 멤버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그 관심이 음반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박상훈은 아버지를 등에 업고 데뷔한 것이 아니라 1집 수록곡 14곡 중 9곡을 직접 작곡하며 멜로브리즌만의 감성을 담아냈지만 꽁꽁 얼어붙은 음반시장에서 대중은 신인그룹에게 친절한 눈길을 주지 않았다.

또 다른 멤버 제경은 보컬을 전공한 덕에 노래의 느낌을 잘 살리는 감성과 목소리를 갖고 있다. 또 음악을 전공한 제경과 비전공자인 박상훈이 많은 이야기를 통해 신인치고는 자신들의 개성을 많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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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왼쪽)과 포맨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오션은 6명의 멤버들이 모두 모델 정도의 외모와 몸매의 소유자라 노래는 별로라는 편견된 시선을 갖는 이가 많다. 하지만 막상 노래를 들어보면 이들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6명의 멤버들의 보컬이 다 다른 듯 조화를 이뤘으며, 허스키한 남자 목소리의 매력이 물씬 풍긴다. 특히 2년간 준비한 앨범이라 그런지 R&B스타일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사랑이 다시 온다면' 등 싱글로 발매했다면 다 타이틀로도 손색이 없다.

'사랑이 다시 온다면'은 오션이란 그룹을 잘 대변해 준 곡으로 이번 3집이 성공했다면 각 보컬들이 가진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을테지만 아쉬움만 남는다. 외모가 노래에 장애가 됐다는 생각이 드는 그룹이다.

남성 4인조 포맨이 어찌보면 올해 가장 '때를 못만난' 그룹이다. 댄스그룹의 득세하던 지난 1997년 데뷔한 포맨은 '촛불잔치' '슬픈DJ'의 이재성이 만든 국내 최초의 R&B 보컬그룹. 데뷔 당시에는 윤민수가 메인보컬이었지만 다른 멤버들의 군입대로 윤민수는 바이브를 만들어 활동했다. 지난 여름 포맨은 서울 홍대에서 이름을 날리던 제이원을 새 보컬로 영입해 5년만에 음반을 냈다.

하지만 포맨이 군입대한 후 세븐데이즈, 브라운아이드소울, 원티드, 엠스트리트, V.O.S 등 수많은 남성 보컬그룹이 탄생했고, R&B 음악의 홍수속에 포맨은 제대로 평가를 받을 기회를 놓쳐 버렸다. 포맨의 3집에 수록된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고백'을 들어보면 이들의 불우함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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