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 '실미도' '살인의 추억' 영광 재현할까

김관명 기자 / 입력 : 2007.06.2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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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화려한 휴가' '실미도'.


7월 개봉하는 한 편의 영화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화에 밀려 바닥을 치고 있는 영화계 사람들만의 자기 최면이 아니다. 멀티플렉스를 찾은 일반 관객도 1분도 채 안되는 이 영화 예고편을 보고 스스로 묻는다. '20년도 훨씬 지난 이 이야기가 과연 될까?'

바로 1980년 5월 광주, 그곳의 10일간의 흔적을 담은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제작 기획시대. 7월26일 개봉)다. 일단 예고편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란 이것이다. 넉넉하지만 항쟁 아니 학살 이후 분노의 표정으로 바뀐 안성기, 평온한 광주 무등벌 위로 낮게 날아가는 거대한 수송선, 그 시절 편안하고 어리기만 했던 고3생 이준기, 설마설마했는데 시민들에게 실탄을 거리낌없이 쏴댄 공수부대원들..


이 지점에서 '화려한 휴가'는 실화를 소재로 대중에게 접근한 초히트작 '실미도'를 떠올리게 한다. 2003년 12월 강우석 작품으로 탄생, "김일성 목을 따오겠다"는 핏빛 대사와 함께 대한민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불러모은 블록버스터. 영화 개봉전 이미 갖가지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이 영화로 인해 영화계는 그 해 앞서 개봉한 '살인의 추억'(화성연쇄살인사건 극화)에 이어 "실화를 바탕으로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켜야 대박이 난다"는 속설을 간직하게 됐다.

'화려한 휴가'는 또한 5.18 그날을 다뤘다는 점에서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 주연의 히트 드라마 '모래시계'와 맞닿아있다. 1995년 SBS 방송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퇴근 후 얼른 집에 들어가 봤으면 '귀가시계'라 불렸겠는가. 김종학 PD, 송지나 작가는 무기력하게 광주민주화운동에 빨려들어간 세 젊은 주인공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의 이야기를 때로는 긴박하게 때로는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물론 전체 흐름상 5.18은 양념에 불과했지만.

지난 5월 '스파이더맨3' 이후 시작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습으로 정신을 못차리는 한국영화계.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그린 영화 한 편이 또한번 '살인의 추억'이나 '실미도'의 영광을 재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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