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민 "'상사부일체' 출연진 바뀐 게 전화위복"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09.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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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rainkimbk23@>


아역으로 데뷔해 연기생활 36년째, 손창민의 내공은 깊고 넓다. 80년대말부터 90년대초까지 청춘스타로서 최고의 주가를 달렸고, 90년 중반부터는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꾸준히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반듯하고 이지적인 이미지로 군림하던 손창민은 어느순간부터 변신을 꾀했다. 서스럼없이 고무장갑을 끼었던 '불량주부'로 기존 이미지에서 탈바꿈한 그는 '신돈'을 통해 문희준처럼 네티즌의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어 케이블드라마 '키드갱'에서 단순무식한 조폭으로 변신했고, 새 영화 '상사부일체'에서는 남몰래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조폭 보스로 등장한다. 손창민은 또 다시 들어갈 새 작품에서는 서슬이 퍼런 형사를 준비 중이다.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롭게 도전하는 이유를 그는 "젊은 배우들의 멋진 이미지가 평생 가겠냐"며 "나도 젊었을 때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창민이 말하는 변신의 이유를 들었다.

-'키드갱'은 생각보다 수위가 높았다. 지상파에서는 표현 못하는 수위까지 넘나들었다. 거기서도 단순무식한 조폭을 연기했는데 '상사부일체'에서 또 다시 조폭을 맡은 이유는.


▶'키드갱'은 지상파에서는 다룰 수 없는 부분을 표현했다. 그게 장점이지만 단점이기도 했다. 여자가 나에게 비아그라를 먹이고 묶어놓고 겁탈하는 장면도 있었다. 내가 도저히 이건 아니다고 거부해서 촬영을 안했지만.

'상사부일체'와 '키드갱'은 전혀 색깔이 다르다. '상사부일체'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정준호표 '두사부일체'가 워낙 많이 알려져서 부담이 당연히 됐을텐데.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배우들이 다 바뀐게 오히려 전화위복이다. 정준호만 바뀐게 아니니깐. 오히려 손해는 안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사부일체' 시리즈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시리즈에도 참여할 생각인가.

▶'상사부일체'가 성공한다면 당연히 시리즈가 이어지지 않겠냐. 성공 못하면 시리즈가 없어지겠지만. 다음 번에는 국회아니면 미국, 군대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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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rainkimbk23@>


-반듯한 이미지에서 어느순간 코믹한 캐릭터를 이어가는데 부담은 없나.

▶원래 '키드갱'이 끝난 뒤 따로 준비했던 영화가 있다. 엄청 진지하고 사색적인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엎어지면서 '상사부일체'를 하게 됐다. '신돈'을 할 때도 그런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생각해보라. 김선아가 '내 이름은 김삼순'을 마친 뒤 사극에서 인현왕후를 하면 다들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냐. '불량주부'가 끝나고 '신돈'을 할 때도 그런 우려는 있었다.

초반에는 이상하다고 욕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그 인물을 나라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은 내 생각이 맞았다.

-계속 본인 캐릭터에 변주를 주는 이유가 있다면.

▶요즘 잘나가는 젊은 배우들이 나이를 먹어서 그 이미지를 똑같이 이어갈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나도 어릴 적에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아직도 보여줄 게 많다는 것을 끊임없이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글쥬스'에 출연한 것도 나는 이런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나이에도 눈에 힘주고 멋있는 척 하면 그냥 집에 가라고 할 것이다. 남들과 달라야 살아남는다. 11년을 한 해도 안쉬고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획일적이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국회로 가는 '두사부일체' 시리즈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유세활동도 몇 차례 했었는데 정치에는 관심이 없나.

▶친구 아버님이나 워낙 어릴 적부터 그 분의 책을 읽고 존경했던 분들을 도와준 적은 있었다. 그렇다고 전혀 혜택을 받은 것도 없다. 30대 때는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연기자보다 더 연기를 하는 것 같아 어느순간 환멸이 생겼다.

-'상사부일체'를 촬영하면서 다른 배우들도 예전 시리즈 배우들과 비교를 서로 했을텐데.

▶박상면이나 김성민이나 서로 그런 이야기는 전혀 안했다. 어차피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박상면은 정웅인과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도 일절 그런 이야기를 안했다고 하더라. 그건 배우끼리 예의 같은 것이다. 김성민도 멋진 모습만 보이다가 이제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나. 남들은 배우가 바뀌어서 어리둥절하는 것 같지만 배우가 모두 바뀐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보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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