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외형, 못따른 진행'..부산국제영화제 중간점검

부산=윤여수 기자 / 입력 : 2007.10.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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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개막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잇따른 미숙한 진행으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사진은 개막식 모습.

ⓒ사진=김병관 기자


지난 4일 막을 올린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제 중반을 넘어섰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자리잡았다. 숱한 스타들이 부산을 찾아 관객과 호흡했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들로 관객을 유혹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를 해외에 알리는 데 크게 공헌한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다시 펼쳐진 12번째 마당 역시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제다운 외형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더욱 커진 외형과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는 진행으로 관객과 영화 관계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 중반, 지난해 관객수 넘었다

부산국제영화제측은 올해 영화제 상영작 관객수가 이미 지난해 총 관객수보다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강정룡 홍보팀장은 "확실한 집계가 나온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토요일이었던 지난 6일 오후까지 약 14만여장의 티켓이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일요일 관객수를 합쳐 15만여명의 관객이 영화를 관람했거나 관람하려고 티켓을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총 관객수 16만명보다 많은 것으로 이런 추세라면 관객수면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해보다 상영관수가 3개 늘어난 34개관에서 영화가 상영되고 있고 상영편수 역시 30여편이나 늘어난 것도 관객수에 영향을 미쳤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의 창', '뉴 커런츠', '한국영화의 오늘', '한국영화 회고전', '와이드 앵글' 등 11개 섹션에서 모두 64개국 275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월드 프리미어 및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은 92편으로 역대 최다 편수이기도 하다.

# 곳곳에 나타난 누수

하지만 이 같은 규모의 외형에 걸맞는 진행 능력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번 영화제 신설 프로그램인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작인 'M' 기자회견의 '파행'은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명세 감독의 신작인 데다 톱스타 강동원 등이 출연해 국내외 최대 화제작으로 꼽혔던 만큼 내외신 취재진이 몰려들 것을 영화제측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특히 영화 제작사측이 기자회견 장소를 더 넓은 곳에서 진행하기를 원했지만 영화제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비좁은 공간에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기자회견은 '파행' 끝에 40여분이 지난 시작됐고 그 사이 기자회견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영화제는 이튿날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꼬네의 출국과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그가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진행요원의 서툴고 무례한 행동에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물론 부산국제영화제측은 그의 출국이 "예정됐던 일이다"고 밝혔지만 개운찮다.

매년 지적되는 영화 상영관 및 행사 등의 장소 변경과 관련해 관객들에 대한 배려도 미흡했다. 상영관과 행사 장소가 바뀐 사실을 사전에 제대로 공지하지 않아 이를 알지 못한 관객들은 발걸음을 돌리며 불만을 드러내야 했다.

이 같은 관객에 대한 배려 문제는 영화제가 '관객을 위한, 관객에 의한, 관객의 축제'여야 한다는 명제를 무색케하고 말았다.

배우들의 참여 의식 부족 문제도 올해 어김없이 제기됐다. 레드카펫에만 참석해 포토타임을 가진 일부 배우들에게 영화제는 뒷전이었고 관객들은 이후 배우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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