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롯데엔터 대표 "내년 100억 영화에 투자, 자체제작도"①

'다시 뛴다, 한국영화 2008' 한국영화 메이저 릴레이 인터뷰

윤여수 기자,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11.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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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영화계는 IMF 직후의 한국경제처럼 각종 위기설에 휘청였습니다. 거품으로 가득찼던 2006년의 직격탄을 받은 셈이지만 한숨과 걱정이 1년 내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영화인들의 노력 역시 눈에 띄는 한 해였습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는 2008년 한국영화가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을 응원하며 한국영화 주요 투자배급사, 제작사 CEO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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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인턴기자>



"내년에는 100억원 규모의 영화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

롯데쇼핑㈜롯데시네마/롯데엔터테인먼트(이하 롯데엔터테인먼트)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와 함께 국내 메이저 배급사 3강을 차지하고 있지만 보수적인 투자로 일관한다는 세간의 평판을 받고 있다.

그 평판대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하드웨어로는 CGV와 더불어 국내 스크린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시네마를 가지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인 영화 투자에는 소극적이었다. 100억원 이상 제작비가 투입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에 대한 투자는 없었으며, 지금까지 투자한 작품 중 200만명 이상 관객이 찾은 작품은 올해 추석 개봉한 '사랑' 정도였다.


김광섭 롯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후발주자로서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았다"며 "작년까지는 롯데가 영화투자에 소극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점차 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유명한 감독이나 유명한 기획사는 이미 선발업체와 계약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롯데는 후발주자로서 불리한 면이 있지만 이제는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되는 영화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며 2008년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영화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영화 투자에 뛰어든 지 3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2005년 'B형 남자친구'로 첫 투자를 시작했을 때 당시 9편의 영화에 메인과 부분투자를 했다. 그 때는 10억원 가량의 흑자를 냈다. 하지만 그 뒤로는 손해를 본 부분이 없지 않다. 올해 롯데는 한국영화 8편, 외화 16편을 배급해 총 24편으로 1700여 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영화의 경우 메인투자와 부분투자 등으로 총 8편에 150억원을 투자해 10% 이내의 손실이 예상된다. 하지만 외화의 선전으로 전체적으로 경상이익은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 된다.

-'사랑'이 롯데가 투자한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었다.

▶추석 시즌 개봉한 '사랑'은 21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해 추석 시즌 흥행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거기에 대한 기쁨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주력했던 '우아한 세계'와 '마이파더'가 평단의 호평은 받았으나 흥행에서 부진해 참 아쉬움이 많았다.

-금년에도 그다지 영화 투자에 대해 적극적인 편은 아니었는데.

▶금년에도 역시 대작을 확보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흥행한 작품이 별로 없다보니 몸을 사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대작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100억 이상 투입되는 영화도 투자를 검토 중이다. 또한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초기 시나리오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제작사와 의견을 교환할 것이다. 또한 해외 영화 사업을 강화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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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인턴기자>


-내년 투자 규모 계획은.

▶일단 200억원 가량을 한국영화에 투자할 생각이다. 물론 작품만 좋다면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해외 합작영화 투자 계획도 200억원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50억~100억원의 투자도 과감하게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10여편에 투자할 계획이며, 그 중 3~4편은 기획단계부터 협력해 대작 중심의 영화가 될 것이다.

-내년 라인업을 설명해달라.

▶일단 '어린왕자'와 '그 사람을 만나다' '인생은 아름다워' 등이 있다. 투자 배급 계획을 세우고 있는 작품도 꽤 있다. 자체 제작도 2편 가량 검토하고 있다.

-초기 제작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관여한다고 했는데.

▶A급 감독들이나 A급 제작사는 유대가 있는 기존 메이저 배급사와 작품 계약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 관계를 갖는 데 노력할 것이다. 2006년부터 제작사에 개발비를 주기 시작했다. 자체 제작의 경우 유능한 외부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영화 관련 5개 48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지금까지는 수업료를 공립학교 수준으로 냈다. 이제 수익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더 많은 제작사들이 우리와 일을 함께 하도록 노력 중이다.

-자금력이 강하다는 인식 때문인지 올 한해 메가박스 인수설 및 2차 윈도 확보를 위해 온미디어 인수설까지 다양한 소문이 돌았다.

▶메가박스 인수는 검토를 안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업계의 반발 등을 고려해 무산됐다. 케이블채널 시장 진출을 위한 검토는 그룹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없다. 공연사업과 매니지먼트 사업도 염두에는 두고 있지만 현재로서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

-롯데시네마 삼색영화제 등을 여는 등 독립영화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는 것 같다.

▶일단 일산과 부산에 독립영화 전용관 신청을 냈다.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동통신사가 내년부터 영화 배급에 참여하는 데 대한 생각은.

▶새로운 자금이 영화계에 투입되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에 따라 무분별한 투자가 이어지고 경쟁이 심화되면 공멸할 위험도 있다. 이미 SKT나 KT가 영화산업과 관련한 현실을 알고 있기에 리스크 관리 및 작품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한국영화 산업 발전에 기여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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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인턴기자>


-내년 영화시장에 대한 예측을 하자면.

▶올해 관객이 1억5700만명 정도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관객 증가율을 검토해보면 이미 상당히 둔화된 상태이다. 스크린은 늘고 있는 반면 관객 증가율은 낮아져 결국은 스크린당 객석 점유율은 더 낮아질 것이다. 내년 역시 관객수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소재와 배우, 감독, 자본 등을 활용해 해외시장에 맞도록 현지화하는 작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내년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해외 사업 원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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