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新사극돌풍 '변해야 산다'①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01.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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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몽'과 '태왕사신기', KBS 1TV '대조영', SBS '연개소문'이 이룩한 지난해 고구려 사극의 바람을 타고 하반기 MBC '이산'과 SBS '왕과 나' 등 조선 왕조 드라마들이 뒷심을 이어가는 사극 열풍이 연초까지 거세다.

고구려 사극들이 차례로 종영한 가운데 '이산'이 2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중이고 여기에 KBS 1TV 새 대하드라마 '대왕세종'과 KBS 2TV '쾌도 홍길동'이 가세하면서 2008년 신 사극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사극돌풍의 주역인 세 사극들이 저마다 기존 사극과의 차별점을 내세우며 중년 뿐 아니라 젊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2008 사극의 이유있는 돌풍의 공통점은 파격과 변화, 그리고 세련됨이다. 사극 팬들은 "현대극과 다름없는 빠른 호흡, 군더더기 없는 대사 덕에 요즘 사극이 더 볼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월요 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산'은 '상도', '허준', '대장금', 등으로 검증받은 '사극전문' 이병훈 PD의 역작이다. 초반엔 먼저 자리를 잡은 '왕과 나'에 다소 밀렸지만 한차례 승기를 잡은 뒤 대세를 굳혀가고 있다. 이PD의 작품들은 사극이면서도 늘 현대적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애틋한 사랑을 비롯해 부(副), 의학, 음식 등 사극 속에서도 보편적인 주제를 놓지 않았던 이PD의 전작답게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를 주인공으로 삼으면서도 미술과 당대의 생활상 등을 밀도있게 그려가고 있다. 인물들의 현대적 말투, 윙크하는 세손같은 깜찍한 설정, 코믹 조연들의 감초 연기는 그야말로 '이병훈 월드'의 충실한 재현. 그의 작품은 사극 장르에도 불구하고 젊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쾌도 홍길동'은 '환상의 커플', '쾌걸 춘향', '마이걸'을 연이어 성공시킨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퓨전사극이란 점에서 이미 범상찮은 기운이 감지되는 작품이다. 허균의 홍길동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쾌도 홍길동'에서 원작의 흔적은 서자 출신의 한많은 홍길동이란 주인공과 그가 이끌게 되는 조직 활빈당 뿐.

주인공 홍길동은 '개와 홍길동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나붙는 말썽꾼이고, 얼렁뚱땅 왈패 처녀 허이녹과 시니컬한 버려진 왕자 이창휘가 그럴듯한 조합을 이룬다. 첫주부터 '쾌도 홍길동'은 하늘을 붕붕 나는 과장의 무공, 익살과 몸개그가 판치는 개그본성으로 퓨전사극의 차별화를 확실히 했다. 첫회 시청률은 15%를 훌쩍 넘었다.

지난 5일 첫방송부터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선 '대왕세종'은 태종 김영철의 설명대로라면 '정통과 퓨전이 섞인' 새로운 사극이다. 궁중살인사건과 왕자납치사건으로 미스터리 수사극의 기운을 강하게 풍긴 1·2회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유려한 카메라 워크, 짧게 끊어지는 간결한 대사 역시 정통을 고수하던 KBS 대하사극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렸다.

조선 4대 임금 세종이 조선 초기 혼란기 속에서 3째 왕자로서 왕위에 오르기까지, 그리고 성군으로서의 업적을 남기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게 될 '대왕세종'은 아직 평가하기에 이르지만 퓨전보다 정통에 가까운 지점에서 포인트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최명길로 대표되는 묵직한 중견이 주도할 초반에 이어 김상경 이윤지 이정현 이천희 등이 나선 뒤엔 어떤 전개가 이뤄질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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