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출신' 꼬리표 뗀 정태우의 재발견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8.04.02 08:25
  • 글자크기조절
image
똘똘하고 예쁘장한 꼬마였다. 1988년 영화 '똘똘이 소강시'로 데뷔한 정태우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배우의 길을 걸으며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6살이 갓 넘은 어린 아이였지만, 그는 좌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하지만 많은 아역배우 출신들이 그렇듯 그네들의 성인연기자 변신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더러는 브라운관에서 사라지며 점차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비운을 맞기도 한다.


정태우 역시 아역배우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성인이 된 후 제대로 된 작품을 만나지 못하면서 고전 아닌 고전을 겪기도 했다. 그런 그가 2008년 4월1일 종영한 SBS 대하사극 '왕과 나'를 통해 '아역배우출신'이란 꼬리표를 멋지게 떼버렸다.

'왕과 나'가 후반부에 다다를수록 올라간 대중의 관심은 정태우란 배우의 열연 덕이라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극중 연산군을 연기한 정태우는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핵심인물로 그 몫을 톡톡히 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정태우가 '왕과 나'에 캐스팅된 것도 그의 연기력 때문이다. 지난 2월26일부터 등장한 성인 연산군은 연습할 시간도 없이 드라마에 투입돼 극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는 역할이었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왕과 나'의 한 제작진은 "대본연습할 시간도 없이 바로 작품이 투입돼 연산군을 소화할 배우는 정태우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태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아역배우로 시작해 착실히 연기를 다져온 정태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2개월 뒤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됐다"며 힘든 여건 속에서 드라마를 잘 이끌어준 정태우를 호평했다.

사실 '왕과 나'는 대본도 늦고 연습할 시간도 없이 촬영이 진행되면서 많은 배우들이 고생했다. 그런데 이런 여건 속에서도 정태우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사그러들던 '왕과 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로서 한동안 잊혀져 가던 아역배우출신 정태우가 대중들의 뇌리 속에 연기 잘하는 배우로 다시 한번 각인됐다.

물론 정태우 본인은 아쉬움이 남는 눈치다.

최근 종영을 앞두고 '왕과 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정태우는 "대본과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구할 시간이 없었기에 한편으로 시청자들께 죄송하고 부끄럽다"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겸손한 자세로 연기에 임하고 있는 정태우가 또 다른 작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