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지성이 그렇게 좋니?"

조철희 기자 / 입력 : 2008.04.07 10:56
  • 글자크기조절
image
지난해 7월 20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서 박지성과 웨인 루니가 벤치에서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6일밤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역설적으로 그의 어시스트를 어시스트한 것은 바로 팀동료 웨인 루니다. 루니의 탁월한 골 결정력이 아니었다면 박지성의 멋진 측면 돌파도, 정확한 땅볼 패스도 빛을 바랄 뻔했다. 지난 2일 챔피언스리그 AS로마전에 이은 박지성과 루니의 2연속 '찰떡궁합'이다.

경기장에서 발휘된 박지성과 루니의 호흡은 그동안 평범하지 않은 결과를 낳아왔다.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 역시 둘의 합작에 의한 것.


2006년 4월 10일 맨유와 아스날의 빅매치. 경기전부터 전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경기였다. 맨유가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전 32분. 루니가 맹렬한 질주로 측면을 돌파한 뒤 상대 문전 앞으로 크로스, 쇄도하던 박지성이 넘어지면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지성의 이 쐐기골로 맨유는 강적 아스날로부터 승리를 거뒀다. 루니는 박지성의 역사적인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공식적으로 어시스트한 선수다.

이번엔 지성의 어시스트. 상대팀은 아스날 못지 않은 이탈리아의 강팀 AS로마였고, 경기 비중도 높은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었다. 지난 2일 새벽 열린 이 경기에서 박지성은 루니의 쐐기골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골라인 밖으로 나갈 뻔한 공을 헤딩으로 살려낸 박지성이 아니었다면 루니의 골과 맨유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루니는 골을 넣은 직후 박지성에게 달려와 포옹했다.

그리고 6일 밤 미즈들브러와의 시즌 33라운드 경기에서 박지성은 루니에게 정확한 땅볼 패스를 연결하며 공식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루니는 골을 넣자마자 박지성과 함께 손을 맞잡으며 기쁨을 나눴다. 1대2로 쫓기던 상황에서의 동점골이기에 루니는 박지성과의 포옹만으로 세레모니를 마쳤다.


심지어 루니는 골세레머니로 박지성에게 윙크를 날린 적도 있다. 2007년 3월 14일 맨유와 유럽올스타간의 친선경기. 이날 선발출장한 박지성은 전반 43분 루니에게 크로스를 연결했고, 루니는 완벽한 골로 마무리지었다. 상대의 골망을 흔들고 돌아선 루니는 자신에게 다가오던 박지성에게 윙크를 보냈다.

장기간의 부상에서 돌아온 후 불안한 팀내 입지에 놓였던 박지성은 최근 경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결정적으로 공격포인트를 올리면서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루니는 우연치 않게 박지성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이 도움은 경기장 전체를 쉴새없이 누비는 박지성의 노력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