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4명의 'MUST SEE' 18편 ②

최문정 기자 / 입력 : 2008.04.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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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살 노처녀'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여성 영화제인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오는 10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다. 올해로 10번째를 맞는 영화제는 10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방송인 허수경과 배유정의 사회로 개막식을 갖고 10주년 기념 제작 프로젝트 HD 옴니버스 영화 ‘텐 텐’으로 새로운 10년의 문을 연다.

과연 이번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은 총 140편의 작품 중 어떤 작품을 '강추'하고 있을까. 김선아 수석프로그래머를 비롯해 손희정 권은선 남인영씨 등 프로그래머 4명이 추천하는 작품 18편을 소개한다.


▶김선아 수석프로그래머 추천작

텐 텐 TEN TEN _ 개막작

감독 울리케 오팅거, 헬렌 리, 변영주, 이수연, 장희선, 임성민ㅣ2008ㅣ115분ㅣ드라마, 다큐멘터리


서울국제여성영화제 10주년 기념 제작프로젝트로 국내외 유명 여성감독 6명의 단편을 모은 HD 옴니버스 영화. 2편의 다큐멘터리와 4편의 극영화로 구성된 <텐 텐>은 서울의 곳곳에 숨어 있는 도시 고유의 특색을 살리면서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삶과 목소리를 담았다. 또 <텐 텐>은 감독을 비롯해 촬영감독, 프로듀서 등 주요 스태프로 영화계에서 인정받는 여성 영화인들이 대거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GV)'도 마련돼 있다.

할머니와 란제리 Late Bloomers _ 새로운 물결 섹션

감독 베티나 오베를리ㅣ스위스ㅣ2006ㅣ89분ㅣ코미디

스위스 작은 시골에서 벌어지는 양성간의 전쟁을 다룬 코미디 영화. 시골의 가부장적 분위기에 맞서 가게를 지키려는 마사와 그녀의 친구들을 통해 개인의 독립과 자긍심은 나이를 불문하고 실현되어야 하는 욕구라는 것을 보여준다. 코미디 장르가 덜 공격적이고, 덜 적대적인, 그렇지만 통렬한 사회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장르일 수 있음을 입증하는 영화.

그녀의 삶 Vivere _ 새로운 물결 섹션

감독 앙겔리나 마카로네ㅣ독일ㅣ2007ㅣ97분ㅣ드라마

독일 쾰른에 사는 10대, 20대, 50대인 세 명의 여성들이 로테르담에서 우연히 만난다. 임신을 한 이성애 여성과 레즈비언과 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들, 크리스마스날의 각자 다른 상처에 괴로워하는 여성들이 서로 다르지만 존재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자, 가치라며 서로를 보듬어 안는다. 개인의 독자적이면서도 내밀한 삶을 보여주는 작품.

붉은 거리 Red Road _ 새로운 물결 섹션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ㅣ영국ㅣ2006ㅣ114분ㅣ드라마

글래스고의 밤거리, 재키의 편집증적인 집착과 복수심을 '도그마 95' 스타일에 맞게 핸드헬드 카메라로 포착한 영화. <이창>, <붉은 사막>을 여성의 관점에서 혼합한 모던 스릴러다. 주인공인 재키가 복수로 강간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우연과 의도, 강간을 이용한 복수의 정당화 등에 대해 묻는 도덕 드라마. 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마르첼라 Marcela _ 새로운 물결 섹션

감독 헬레나 트르제시티코바ㅣ체코ㅣ2006ㅣ82분ㅣ다큐멘터리

마르첼라는 홀로 딸과 정신 박약아인 아들을 키운다. 그러던 중, 딸이 철도변에서 의문사를 당하는데…. 관객은 이 영화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 전체로 확장된 영화 시간, 삶과 구분 불가능하게 된 영화, 드라마이자 이야기가 된 인생을 보면서 극영화가 갖고 있는 인위성을 철저하게 배제한 채 평범한 사람이 겪는 위기와 갈등을 드러내는 전통적인 생애사 다큐멘터리에 동참하게 된다.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GV)'도 마련돼 있다.

하운디드 Hounded _ 새로운 물결 섹션

감독 앙겔리나 마카로네ㅣ독일ㅣ2006ㅣ87분ㅣ드라마

평범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사회복지사 엘자. 어느 날, 16살 얀이 엘자의 보호감찰 대상이 되면서 그녀의 일상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고, 16살 소년과 50세 여성은 강렬한 성적인 파트너가 되는데…. <하운디드>는 사도마조히즘을 포함한 인간의 섹슈얼리티는 상황적이고, 우연적이며, 변화가능한 것으로 정의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하는 '퀴어 섹슈얼리티'에 관한 영화이다.

34살 노처녀 Bachelorette, 34 _ 새로운 물결 섹션

감독 카라 헤롤드ㅣ미국ㅣ 2007ㅣ39분ㅣ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감독은 딸의 결혼식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진 자신의 엄마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로 결정한다. 엄마는 여자가 34살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포기한 것이라고 여기고, 딸을 만나기 위해 그녀가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간다. 딸의 결혼을 걱정하는 엄마의 불안과 결혼을 운명이 아닌 선택으로 생각하는 딸의 일상을 애니메이션 등을 혼합해 풍자적으로 보여주는 유쾌한 코미디.

세 여자 이야기 Women's Story _ 감독특별전: 펑 샤오리엔 섹션

감독 펑 샤오리엔ㅣ중국ㅣ1988ㅣ97분ㅣ드라마

펑 샤오리엔에게 처음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 중국 북부 시골에 사는 세 여자에 관한 영화는 중국의 남녀차별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하며, 남아선호 사상, 부족간의 교환물로서의 여성 결혼, 재정적인 종속 등 중국의 가부장성을 폭로하고 연대를 통해 그에 맞서는 세 명의 여성들을 보여준다. 한편 펑 샤오리엔 감독은 오는 4월 12일(토) 오후 5시에 열리는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중국영화와 여성영화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GV)'도 마련돼 있다.

천국의 가장자리 The Edge of Heaven _ 오픈 시네마 섹션

감독 파티 아킨ㅣ독일, 터키ㅣ2007ㅣ122분ㅣ드라마

감독에게 칸 영화제 최우수 시나리오상을 안겨주며, 예술감독으로서 확실하게 입지를 굳히게 해준 작품. 두 명의 터키 출신 부자, 독일 모녀, 터키 모녀의 만남과 사랑, 가속화되고 있는 이민, 이주, 여행의 세계가 인간관계를 우연한 만남이 갖고 있는 강렬함과 비일상성, 인종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경화된 관계의 대체 가능성을 유발하고 보다 강한 정서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손희정 프로그래머 추천작

부치 제이미 Butch Jamie _ 퀴어 레인보우 섹션

감독 미셸 엘렌ㅣ미국ㅣ2007ㅣ84분ㅣ코미디

오디션에서 번번이 낙방하던 제이미는 우연한 기회에 남자 역할을 맡고, 실제로도 남자인 것처럼 행동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마지못해 승낙하는데…. 영화는 제이미가 겪는 사건들을 통해 여/남으로 고정된 이미지를 강요하는 사회와 그 속에 존재하는 동성애 혐오를 비웃는다. 감독 겸 주연을 맡은 미셸 엘렌의 매력과 냉소적인 유머 감각이 최대 강점인 작품.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GV)'도 마련돼 있다.

틱 톡 룰라바이 Tick Tock Lullaby _ 퀴어 레인보우 섹션

감독 리사 고닉ㅣ영국ㅣ2006ㅣ73분ㅣ드라마

샤샤와 마야는 아이를 가질지에 대해 고민한다. 아이란 인생에 어떤 의미일까, 내가 낳은 아이를 파트너가 마음에 들어할까 등 샤샤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이를 가지고자 하는 이성애자들을 주인공으로 만화를 그린다. 영화는 임신/출산/입양/육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카메라에 담아낸다.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GV)'도 마련돼 있다.

전장을 울리는 춤 War/Dance _ 걸즈 온 필름 섹션

감독 안드레아 닉스 파인, 션 파인ㅣ미국ㅣ2006ㅣ106분ㅣ 다큐멘터리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북부 우간다 난민 수용지역에 살고 있는 도미니크, 낸시, 로즈의 이야기. 우간다 전국음악대회에 참가하려는 난민수용지역학교 파통고 세 명의 학생을 보여주는 영화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환경이 주는 절망을 극복하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용기 있는10대들을 아프리카 음악과 함께 생동감 있게 펼쳐낸다. 2007 선댄스 다큐멘터리 연출상 수상.

워터 릴리즈 Water Lilies _ 걸즈 온 필름 섹션

감독 셀린 샴마ㅣ프랑스ㅣ2006ㅣ85분ㅣ성장드라마

수중 발레부 부장 플로리안느를 향한 마리의 첫사랑이 시작되지만 플로리안느는 남녀노소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로운 관계를 맺고 있다. 한편 마리의 유일한 친구 안느는 수영부 남학생 프랑스와와 섹스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그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는데…. 부모 세대의 등장을 배제한 채 자신의 욕망과 충동으로 추동되는 10대 여성에 주목한 영화.

블라인드 Blind _ 판타스틱 여성영화: 위반과 유혹의 공간 섹션

감독 타마르 판 덴 도프ㅣ네덜란드, 벨기에, 불가리아ㅣ2007ㅣ98분ㅣ판타지

얼굴이 온통 흉터로 뒤덮인 마리는 앞을 못 보는 루벤을 돌보는 일을 한다. 신체적 장애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루벤은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지만, 마리의 강인함과 아름다운 목소리에 매료 당한다. 촉각을 통해서만 세상을 느낄 수 있는 남자와 타인이 자신의 얼굴을 만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여자의 아이러니한 만남을 그린 영화는 우리 마 음 속에 박힌 '거울조각'은 무엇인지 질문한다.

블러드 시스터즈 Blood Sister _ 판타스틱 여성영화: 위반과 유혹의 공간 섹션

감독 루이스 N.D. 프리드베르ㅣ덴마크ㅣ2006ㅣ29분ㅣ 스릴러

시젤에게는 디아가 삶의 전부이다. 어느 날 캐롤린이 이사 오고, 시젤과 달리 세련되고 중성적인 캐롤린이 디아를 사로잡으며 시젤과 디아의 관계는 위협받기 시작한다. 디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시젤은 그녀를 되찾기 위한 결단을 내리는데…. 소녀의 거친 욕망을 건조하지만 강렬하게 그린 영화로, 감독의 놀라운 연출력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돋보인다. 2007 멜버른국제영화제 최우수 단편상 수상작.

3 x FTM _ 특별상영: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섹션

감독 김일란 l 한국ㅣ2008ㅣ105분ㅣ다큐멘터리

자기 안에 남아 있는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지우고 싶어하는 고종우, 가슴 절제수술을 한 성전환자인권운동활동가 한무지, 보다 자기다운 모습으로 살기 위해 성별을 변경했다는 김명진. 세 명의 FTM의 이야기를 담은 <3xFTM>은 지금껏 가시화되지 않았던 성전환 남성에게 주목, 성별/젠더 정체성을 둘러싼 다양한 화두에 접근해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다큐멘터리 사전제작지원제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6기 수상작 <3xFTM>은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GV)'도 마련돼 있다.

▶권은선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팝의 여전사 The Righteous Babes _ 커튼콜 섹션

감독 프라티바 파마ㅣ영국ㅣ1998ㅣ50분ㅣ다큐멘터리

마돈나, 퀸 라티파, 네네 체리, 스파이스 걸스의 음악과 그들의 공연 필름, 시니드 오코너, 스킨, 크리스 하인드, 셜리 맨슨 등의 인터뷰가 등장한다. 또 카밀 파글리아와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비롯한 영국과 미국의 여성 언론인들의 대중문화에 대한 생각이 엮어진다. 90년대의 젊은 여성 음악인들의 자기긍정의 음악이 페미니즘을 새롭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로 도서관이 아니라 콘서트 홀에서 페미니즘을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GV)'도 마련돼 있다.

▶남인영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낮은 목소리2 Habitual Sadness _ 9707 한국여성영화 섹션

감독 변영주l 한국ㅣ1997ㅣ56분ㅣ다큐멘터리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해달라는 강덕경 할머니의 요청으로 기획된 영화는 일본군 성노예였던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나눔의 집'에서 시작한다.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이어지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할머니들의 일상이 아름다운 풍경을 통해 역사적 상흔과 사회적 낙인을 치유해 간다. 엄숙, 연민보다 웃음, 나눔이 효과적인 치유의 방법임을 입증해 주는 작품.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GV)'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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