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뮤직'이 보여주는 진정성과 다양성

[강태규의 카페in가요]

강태규 / 입력 : 2008.04.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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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하는 가수들은 늘 똑 같다. 한동안 똑같은 레퍼토리로 브라운관을 점령한다. 이를 반복한다. 우리시대의 가요 TV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오늘의 현실이다. 싫증난 시청자들은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외면한 지 오래되었다.

주요 시간대 3% 내외라는 저조한 시청률이 그 징후를 확연히 설명하고 있다.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으면서도 가요 프로그램은 요지부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지 못하고 변화를 꿈꾸지 않는다. 대중에게 냉혹한 평가를 받으면서도 프로그램을 계속 만드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코 납득 받을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


그런 면에서 출범한지 한 달여 지난 네이버 ‘오늘의 뮤직’이 보여주는 변화의 시도는 여러 면에서 진지하고 새롭다. 우선 그 다양성이 담보된 음악적 향연은 주목된다.

월요일 게재되는 ‘Musician's Choice’는 유명 뮤지션들이 다양한 테마로 자신이 사랑했던 음악, 오늘의 그들을 있게 한 음반을 소개한다. 물론, 뮤지션들의 근황도 살필 수 있다. 그간 박정현, 바비킴(사진) 등이 양질의 음악을 소개했다. 바비킴은 자신의 음반을 소개하는 줄 알았는데 혼자 알기 아까웠던 뮤지션과 좋은 음악을 대중과 널리 공유할 수 있어 색다른 기쁨을 만끽했다고 술회했다.

‘이주의 Live’는 온라인에서 즐기는 콘서트로 라이브 무대와 뮤지션의 인터뷰 동영상을 즐기는 코너다. 화요일 게재 된다. ‘검색으로 듣는 음악’코너는 수요일에 만날 수 있다. 장르나 이슈, 세대별 선호도를 주제로 가수의 검색순위를 소개하는 코너다. 네이버 이용자들의 음악검색 행태를 통해 대중음악의 흐름을 파악하는 재미가 있다.


목요일에는 ‘이주의 국내 앨범’ 코너가 선보인다. 한 주간의 국내 음반 중 음악적으로 주목할 만한 음반들을 선정해 소개한다. 음반 선정에는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과 네티즌 선정위원단이 참여해 결정된다. ‘이주의 해외앨범’ 코너도 매주 쏟아지는 다양한 해외음반 중에서 우수음반을 장르별로 3~5장을 선정해 소개한다. 선정과 리뷰는 팝, 클래식 전문평론가들이 맡아서 금요일 게재된다. 가슴 네트워크와 경향신문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을 만든 뮤지션들의 인터뷰가 실린 ‘100대 명반 인터뷰’코너가 토, 일요일에 음악팬들을 찾아간다.

네이버의 ‘오늘의 뮤직’이 선보인 지 불과 한 달여지만 네티즌들과 음악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이유는 그 진정성과 다양성에 기인한다. 음악이 소중하지 않는 시대에, 창작자와 수용자간의 음악적 소통과 교류를 상실한 채 길을 걸어가고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분석이 따른다. 그중에는 거대 미디어의 음악 전달 방식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듣는 음악이 아니라 보는 음악으로 기형적 진화를 거듭해온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동안 우리는 음악 중심의 TV 프로그램이 상업적 논리에 의해 편성에서 사라져가는 현실을 착하게, 그리고 묵묵히 지켜보았다. 거대 미디어의 상업적 논리에 의해 음악의 가치가 제시되는 현실은 가요의 앞날을 우울하게 한다. 그러한 전철을 지속적으로 밟는다면 음악의 부흥은 요원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 ‘오늘의 음악’은 향후 대중음악의 토양을 새롭게 다지는 교두보 역할과 새로운 음악 출구로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초심처럼 상업적 논리가 개입되지 않고 거대 권력의 남용이라는 잡음이 생성되지 않을 때 그 진정성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오늘의 음악’이 음악을 위한, 음악에 의한, 즐거운 음악 공간을 제공하는, 유쾌한 본보기를 기대한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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